리스뮤직

몽마르뜨를 꿈꾸다. Dreaming Montmartre

프랑스 코트 다쥐르 지방에는 [여유라는 것만큼, 상대적인 행복도 없다]라는 말이 있다. 누군가는 달콤한 낮잠을 여유라 말하고, 또 누군가는 풍요로운 생활을 여유라고 말하듯이, 여유라는 행복의 크기는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이 깊어갈수록 함께 커져간다는 뜻이다.

고서이의 2집도 그런 여유의 미학에서 시작되었다.
레코딩 방식은 인위적인 컷팅 부분 없이, 모두 한번에 연주된 곡 중 베스트 플레이를 선정하기로 하고, 하루에도 수십 번씩 같은 곡을 연주하기로 했다. 단 한번의 미스 터치나 한 순간의 박자 미스도 허용되지 않는 방식이라, 뮤지션에게도 엔지니어에게도 고된 작업이었으나, 그 누구도 조급해 하거나 서두르지 않았고, 레코딩의 중간 중간에는 팬들이 직접 레코딩에 참여하는 이벤트까지 진행하는 여유를 보였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2집의 경우에는 어느 곡에서도 뮤지션의 조급함이 느껴지지 않는 듯 하다.

그렇게 느림과 여유의 미학을 담고자 했던 2집은 수개월의 작업 끝에 완성되었고, 모든 트랙들은 음을 끊어내는 커팅 작업 없이 모두 한번에 연주된 내츄럴한 트랙들로 채울 수 있었다. 정규 앨범이지만, 즉흥적인 연주가 표현 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이유들 때문이다.

이어진 마스터링 작업도 마찬가지였다. 인위적인 노이즈 제거를 통한 피아노 음색의 왜곡을 우려해, 모든 트랙들은 피아니스트의 발길소리나 첼리스트의 숨소리까지 재현하도록 세팅되었다. 가장 자연스럽고, 느림의 미학과 여유로움이 함께 공존하는 음반. 그렇게 고서이의 두 번 째 음반은 여유라는 행복에 조금씩 더 다가서고 있었다.

2집의 배경은 바로 몽마르뜨 언덕이다.
눈길을 끄는 엄청난 건축물이나, 화이트 비치 같은 멋진 해변이 있는 곳은 아니지만, 누구나 프랑스의 여유를 즐기기 위해 한번쯤은 발길을 멈추는 곳. 바로 몽마르뜨. 여유라는 의미를 곱씹기에는 최적의 명소가 아닐까하는 생각에서였다.

작은 추억들이 모여 하나의 풍경을 완성 시키듯이, 군데 군데 여유라는 행복과 추억들로 함께한 고서이의 11곡이 여러분의 마음에 몽마르뜨 언덕의 풍경을 그려내길 바란다. - 론뮤직 대표 박 재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