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Charlotte - Cardi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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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포함, 전세계 13개국 차트 Top 10 기록!
펑크 팝의 영역을 넘어 포스트 그런지, 메인스트림 록과의 융합을 들려주는 록 밴드, 굿 샬롯(Good Charlotte) 의 원숙한 발전을 담아낸 2010년 최신 앨범 「Cardiology」.
"굿 샬롯은 이미 멀티플래티넘 수퍼스타이지만, 이번에 발매되는 《Cardiology》야말로 이들 앨범들 중 최고이다" - 얼터너티브 프레스
린킨 파크, 에이브릴 라빈의 앨범작업을 했던 돈 길모어(Don Gilmore)의 프로듀서로 완성된 이번 앨범 「Cardiology」에는 피플 매거진에서 "가장 핫한 싱글"이라고 지목한 재기발랄 신나는 멜로디의 팝 펑크 넘버 'Like It’s Her Birthday', 이들이 《Lifestyles of the Rich and Famous》에서부터 현재까지 주요 히트곡에서 종종 활용하는 칩 트릭(Cheap Trick) 풍의 록커빌리 펑크 그루브가 빛나는 《Silver Screen Romance》, 경쾌한 펑크 록 트랙 《Sex On the Radio》, 거칠게 드라이브를 거는 드럼과 베이스의 강렬함은 신나게 머리를 흔들게 하기에 충분한 《Let The Music Play》 등 로킹한 매력, 그리고 가사부터 사운드까지 “머리보다 가슴에 호소하는” 매력을 지닌 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펑크 팝의 영역을 넘어 포스트 그런지, 메인스트림 록과의 융합을 들려주는 록 밴드,
굿 샬롯(Good Charlotte)의 원숙한 발전을 담아낸 2010년 최신작 「Cardiology」
1970년대 후반 섹스 피스톨스(Sex Pistols)와 클래쉬(Clash)를 통해서 언더그라운드에서 끓어오르던 펑크 록(Punk Rock)의 기운이 처음 주류 록 씬을 강타한 이후, 4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이 장르는 태동기의 형태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좀 더 다양한 방식의 ‘교배’를 통해서 주류에서 생존했던 사례들이 더 많았다. 펑크가 가진 직선적인 사운드 표출 방식과 비주류적 반항의 태도들을 언더그라운드에서 꿋꿋이 지켰던 밴드들도 물론 있었지만, 1980년대에는 댄서블한 하드 록적 펑크 팝(《Rebel Yell》이나 《Mony Mony》로 기억되는 빌리 아이돌(Billy Idol)을 떠올려보라), 또는 스래쉬 메탈이나 초기 L.A. 메탈의 공격성에서 그 맥을 간신히 지켰고, 얼터너티브 록-네오 펑크의 물결이 밀려오던 1990년대 이후부터는 단순한 코드에 연연하지 않고 다양한 메인스트림 록의 방법론들을 가미하는 방향으로 생존을 모색했기 때문이다. 사실 그린 데이(Green Day)부터 블링크 182(Blink 182), 그리고 펄 아웃 보이(Fall Out Boy)와 위저(Weezer)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음악 속에 펑크 록의 스타일은 남아있지만, 그것을 과연 섹스 피스톨스 시대의 펑크와 같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런 점에서 올해로 밴드 결성 15주년을 맞는 ‘펑크 팝(Punk Pop)’ 밴드 굿 샬롯(Good Charlotte)은 앞서 언급한 비슷한 부류의 밴드들 가운데도 가장 많이 펑크 록의 껍데기를 다른 록 트렌드와 과감하게 섞어왔던 록 밴드라 할 수 있다. 그것이 사실 골수 펑크 록 매니아들에게는 이들이 외면 받는 이유이기도 했으나, 역으로 말하면 그들이 2000년대에 가장 주류에서 성공했던 펑크 팝/록 밴드가 된 이유이기도 했다. 정말로 그들의 음악은 펑크 록의 스트레이트한 면은 꾸준함에도 연주나 모든 면에서 펑크 록의 본질과 거리가 먼 부분도 많다. 항상 귀에 쉽게 다가오는 멜로디 라인과 이모(Emo)적인 면과 메인스트림 하드 록, 포스트 그런지 풍의 곡 구성도 툭툭 튀어나오기에, 이제는 과연 이들에게 ‘펑크’란 단어를 붙여야 할지도 의문이 들 때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음악 속에서 추구하는 에너제틱한 경쾌함은 분명히 펑크 록이 남겨준 유산이기도 하기에, 어쩌면 그들을 ‘메인스트림 대중의 기호에 가장 빨리 발맞춰온 펑크 팝(록) 밴드’라고 봐도 무리는 아닐 듯하다.
펑크 팝/록에서 더욱 폭 넓은 사운드로 진화해온 굿 샬롯의 15년간의 음악 여정
미국 메릴랜드 주 왈도프(Waldorf)에서 1996년에 결성된 굿 샬롯은 비스티 보이스(Beastie Boys)의 공연을 보고난 후 밴드를 해야 되겠다고 결심한 쌍둥이 형제 조엘(Joel), 벤지(Benji) 매든(Madden) 형제의 주도로 그 역사가 시작되었다. 두 사람은 고교 시절부터 학급 친구들을 불러 모아 1970년대 펑크 록과 메인스트림 팝의 멜로디가 결합한 록을 연주하는 밴드를 구상했고, 결국 조엘이 리드 보컬을, 벤지가 리드 기타를, 그리고 베이시스트로 폴 토마스(Paul Thomas), 드러머 애런 에스콜로피오(Aaron Escolopio), 그리고 세컨 기타리스트 빌리 마틴(Billy Martin)을 영입해 밴드의 원년 라인업을 완성했다. (밴드의 이름은 "Good Charlotte: The Girls of Good Day Orphanage"라는 초등학교 어린이용 동화책의 제목에서 따왔다.)
2년간의 로컬 활동을 거쳐서 밴드는 1998년부터 고향과 이웃한 워싱턴 D.C.의 연례 록 페스티벌 무대에도 설 정도로 활동의 폭을 넓혀갔고, 결국 1999년 에픽(Epic) 레이블과 계약을 맺으면서 데뷔 앨범부터 메이저에서 발표하게 되는 행운을 얻었다. 그렇게 발표한 작품이 그들의 셀프 타이틀 데뷔작 「Good Charlotte」(2000)이었고, 이 앨범에서 처음 커트했던 싱글 《Little Things》와 《Motivation Proclamation》은 비록 미국 내에서는 별 반응을 얻지 못했으나 이들의 이름을 태평양 건너 호주와 뉴질랜드 지역까지 알리는 데 기여했다. 그리고 2002년에 공개된 2집 「The Young and the Hopeless」은 순식간에 밴드를 스타 대열에 올려놓았는데, 첫 싱글 《Lifestyles of the Rich and Famous》이 미국 빌보드 얼터너티브 록 차트는 물론 팝 싱글 차트 20위권 내로 진입하는 반응을 얻은 덕분이었다. 그리고 뒤 이은 싱글들 - 《The Anthem》, 《Girls & Boys》, 《The Young and the Hopeless》 and 《Hold On》 - 이 여러 나라의 팝 차트에서 계속 인기를 얻으면서 4개국(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에서 플래티넘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총 490만장의 세계 판매고를 기록했다. 음악적으로도 자신들이 결성 때부터 지향했던 대중성 강한 멜로디 라인과 그린 데이(Green Day)를 기점으로 폭발했었던 1990년대식 팝 펑크의 스트레이트한 질주감이 잘 살아있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이 시점에 애런이 자신의 형이 결성한 밴드인 웨이크필드(Wakefield)에 참여하기 위해 밴드를 떠나자, 그들은 크리스 윌슨(Chris Wilson)을 새로 멤버로 기용해 다음 앨범 작업을 계속 해 나갔다. 2004년에 발표된 3집 「Chronicles of Life and Death」는 스트링 세션까지 가미한 록 넘버 《Predictable》이나 펑키 록과 스트링의 접목을 시도했던 《I Just Wanna Live》 처럼 더욱 팝 펑크보다 당대의 메인스트림 록적인 요소가 더 많이 제시되었는데, 그 결과 팬들 사이에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실제로 영국과 유럽에서는 여전히 이들의 인기를 높여 주었지만, 정작 본국인 미국에서는 전작만큼의 뜨거운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그래도 미국과 호주에서 플래티넘, 영국에서는 골드 레코드를 기록했다.) 게다가 2005년 투어 중에 크리스가 밴드를 떠나면서 밴드의 드러머 자리는 또 다시 공석이 되었고, 일단 임시로 모리시(Morrissey)의 백밴드 드러머였던 딘 버터워스(Dean Butterworth)를 투어 드러머로 고용했다.
‘Noise to the World Tour’가 잘 마무리된 후 딘은 결국 정식 멤버로 현재까지 밴드에 남게 되었고, 2년 가까운 준비 기간을 거쳐 밴드는 4집 「Good Morning Revival」(2007)을 내놓았다. 어벤지드 세븐폴드(Avenged Sevenfold)의 보컬인 엠 쉐도우스(M. Shadows)와 기타리스트 시니스터 게이츠(Synyster Gates)가 참여한 첫 싱글 《The River》와 그들에게 오랜만에 미국 팝 싱글 차트 히트를 안겨준 《Dance Floor Anthem(I Don't Wanna Be In Love)》(25위) 등이 히트한 이 앨범은 더욱 다양한 메인스트림 하드 록, 메틀 스타일을 혼합해 기존 펑크 계열 음반과는 상당한 거리를 둔 작품이었다. 비록 평론가들에게는 좋지 못한 반응을 얻었음에도 총 14개국 앨범 차트에서 Top 10 내에 랭크되었고, 총 10개국에서 플래티넘 또는 골드를 기록, 그들의 역대 앨범들 가운데 세계 시장에서 가장 폭넓게 히트한 작품이 되었다. 2008년을 투어로 바쁘게 보낸 이들은 그 해 말에 자신들의 대표곡들을 후배 아티스트들이 리믹스한 「Greatest Remixes」로 에픽 레이블에서의 활동을 종결하고 2009년 캐피톨(Capitol) 레이블로 이적해 현재까지 새 앨범을 준비해왔다.
밴드의 초심과 그간 추구했던 음악적 확장력을 동시에 보여주는 신작 「Cardiology」
굿 샬롯은 새 레이블에 둥지를 튼 이후 현재까지 새 앨범 작업에 전념하면서, 언론을 통해서 ‘지난 앨범과는 분명히 다른 작품으로 완성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미리 전한 바 있다. 그리고 이미 20여곡을 작곡해 놓은 상태에서 그들은 스튜디오로 들어가 앨범을 제작하는 과정들을 홈페이지에 계속 업데이트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9년 말 밴드는 함께 작업을 한 프로듀서 하워드 벤슨(Howard Benson)이 녹음한 결과물이 ‘너무 상업적 느낌으로 뽑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그와 작업한 첫 번째 레코딩을 모두 엎어버리고 2010년 초 그들의 1집과 4집을 작업했던 돈 길모어(Don Gilmore)를 다시 초빙해 수록곡들을 전부 새로 녹음했다. 결국 2년 가까운 긴 시행착오를 거쳐 새 앨범은 지난 10월 25일 그들의 공식 마이스페이스 페이지를 통해 전곡이 스트리밍으로 공개되면서 그 실체를 드러냈다.
일단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지난 앨범에서 지나치게 ‘펑크’의 껍데기를 포기하고 댄서블한 부분에 치중했던 것에서 벗어나 확실히 활동 초창기에 이들이 보여준 로킹한 매력, 그리고 가사부터 사운드까지 ‘머리보다 가슴에 호소하는’ 매력을 어느 정도 되찾은 작품들이 많다. (앨범 타이틀이 우리말로 ‘심장(병)학’이다.) 첫 싱글이었던 《Like It's Her Birthday》에는 분명 이들이 종종 사용하는 팝적인 전자음들이 포함되어 있지만 지난 앨범에서 뭔가 빠졌던 파워가 다시 살아났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중반부의 기타 애드립은 이들의 ‘융합주의적’ 태도는 여전함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그리고 앨범의 실질적인 포문을 여는 트랙인 《Let The Music Play》에서 거칠게 드라이브를 거는 드럼과 베이스의 강렬함은 신나게 머리를 흔들게 하기에 충분하며, 밴드의 원숙해진 연주 테크닉을 만끽할 수 있는 스트레이트 이모(Emo) 펑크 록 트랙 《Counting The Days》, 이들이 《Lifestyles of the Rich and Famous》에서부터 현재까지 주요 히트곡에서 종종 활용하는 칩 트릭(Cheap Trick) 풍의 록커빌리 펑크 그루브가 빛나는 《Silver Screen Romance》, 오랜만에 듣는 경쾌한 펑크 록 트랙 《Sex On the Radio》 등 전반부의 음악들은 굿 샬롯의 로킹한 복귀를 빛내주는 앨범의 대표적 트랙들이다.
하지만 어떤 메인스트림 록 사운드도 자신들의 것으로 포용하는 그들의 태도는 중반부 이후에서 더욱 원숙해진 모습으로 발견하게 된다. 메인스트림 하드 록과 포스트 그런지(Post-Grunge)에 가까운 형태의 드라마틱한 곡전개를 가진 《Alive》, 루츠(Roots)적인 감성까지 표현할 줄 아는 여유(?)를 선사하는 《Standing Ovation》, 조엘의 감성적 보컬이 후바스탱크(Hoobastank)나 친구 밴드 어벤지드 세븐 폴드가 결코 부럽지 않은 록발라드 《Harlow's Song (Can't Dream Without You)》, 어쿠스틱 기타를 중심으로 경쾌하게 진행되는 팝-록 트랙 《1979》, 벤지의 기타 연주의 색다른 면을 감상하면서 동시에 꽤 다층적인 어레인지를 보여주는 《Right Where I Belong》, 앨범 인트로 트랙의 멜로디를 바탕으로 연주를 과감히 줄이고 형제가 소화하는 보컬의 매력으로 영롱한 마무리를 하는 타이틀 트랙《Cardiology》까지의 후반부 트랙들을 들으며 과연 이들의 표현 욕구의 스펙트럼이 얼마나 다채로운가를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새로운 레이블에서 새 출발을 하는 것에 걸맞게, 굿 샬롯은 이번 새 앨범을 통해서 그들이 록 밴드로서 결성 당시 추구하려던 초심을 회복해가려는 첫 여정을 무난하게 통과하고 있다. 여기에 계속 진행해왔던 록 트렌드의 경계선을 허무는 그들의 용감한 자신감 역시 유지하고 있다. 그들이 좀 더 ‘펑크적’ 본질에 충실했으면 하고 바라는 팬들도 아직 일부는 있겠지만, 현재 이 앨범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바로 굿 샬롯이 2010년대에 가질 수 있는 최적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2010. 11 글/ 김성환(Music Journalist - 뮤직매거진 ‘Hottracks’ 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