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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temath - Armistice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2010 내한 확정! 흥분의 페스티벌 시즌을 앞둔 우리에게 즐거운 기다림을 안겨줄 필청 예습 앨범! Mutemath [Armistice]

힘과 서정과 실험과 혼합의 노래, 2001년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결성된 4인조 밴드, 드디어 한국 공식 상륙! 기예에 가까운 무대 퍼모먼스를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한 무대액션을 보다 실감나게 확인하고 싶다면?! 우선 노래에 친숙해지는 편이 좋겠다.

플라시보를 능가하는 힘과 속도의 연주를 선보이는 영화 [트와일라잇] 삽입곡 “Spotlight”, 기타의 공력을 느낄 수 있는 첫 곡 “The Nerve”. 보컬의 힘이 살아있는 미국 강성 록의 실체 “Backfire”, 일렉트로니카 밴드 시절의 노하우가 집약된 “Clipping” 등 다양한 기타 톤, 후련한 보컬 톤, 뛰어난 연주력을 지닌 밴드 뮤트매쓰의 소프모어 앨범 [Armistice]


힘과 서정과 실험과 혼합의 노래
[Armistice](2009)
by Mutemath


보편적으로 우리가 음악에 기대하고 또 매혹되는 지점은 어디일까. 누군가는 힘의 음악에 이끌리고, 누군가는 서정의 노래에 영혼을 빼앗긴다. 한편 음악을 듣고 즐기는 이의 성향에 따라 실험에 능한 뮤지션을 일순위로 쳐주기도 하고, 들어왔고 접해왔던 음악적 특징들을 매끄럽게 혼합하는 믹스매치의 재주를 인정하기도 한다. 뮤트매스는 이 모든 것들, 힘과 서정과 실험과 혼합의 음악을 고루 다루는 존재들이다. 몇몇 언급으로 짐작할 때 세상의 기호를 죄다 파악하고 전세계 청중을 두루 만족케 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는 없었던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은 청중의 기대와 매혹을 간파한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행했고 또 완성했다.

MUSIC

어쨌든 이들의 음악은 한가지 장르로 규정하기 애매하다. 그럴 때 궁금해지는 것은 세계관. 그들은 스스로의 음악을 그냥 “밴드 음악” 혹은 “좋은 음악”이라고 설명하기를 즐긴다. 한 공식 사전에 따르면 그들은 음악적으로 “일렉트로-얼터너티브-록에서부터 사이키델릭-가스펠까지, 그들 음악에 미래적인 영감을 준 실험적인 팝”을 추구한다고 설명되지만 그거야 결과론이고 뮤트매스는 자신의 취향과 음악적 목적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전문적인 용어의 나열을 무안하게 만들어버린다.

“성장하면서 들어왔던 베리 매닐로우, 셀린 디온, 마이클 볼튼의 노래를 좋아했다. 그건 혈통과도 같은 것이다. 그런 것들로 출발해 우리가 작업을 시작했을 때 만들면서 재미있다고 느꼈던 것들이 결국 우리 음악이 되었다. 영역이 있고 구획이 있는 장르를 추구하지 않는다. 그냥 우리가 즐겨왔던 무언가를 재구성하고 즐기는 게 더 중요하다고 느낀다. 뮤트매스는 근본적으로 우리 인생에서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된 일이다.”

밴드활동을 아예 인생의 ‘사이드 프로젝트’로 못박아두고 즐기는 자세로 작업에 임했기 때문에, 그리고 잡다한 취향과 계통없는 리스닝 이력을 밴드의 정체성으로 일찍 결정했기 때문에, 그리하여 확실한 규정을 원하는 집요한 질문들과 일찍 작별했기 때문에 그들은 스타일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들의 음악에는 다양한 스멜이 있다. 때때로 언뜻 린킨 파크의 그림자가 비추기도 한다. 그러다가도 니클백과 동류로 느껴질 만한 노래를 만나기도 한다. 그밖에도 언급되는 유사 뮤지션들이 많다.

WHO

국내 공식적으로 처음 소개되는 뮤트매스는 2001년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결성된 4인조 밴드다. 보컬과 키보드를 맡고 있는 밴드의 중추 폴 미니Paul Meany는 과거 어스셧Earthsuit이라는 밴드의 일원이었고, 밴드생활을 거듭하면서 뜻이 통하는 드러머 대런 킹Darren King을 만난다. 첨엔 일렉트로니카 듀오로 상정하고 “기억되기 쉬운 이름을 원해서” 매스Math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다가, 공식 활동을 앞두고 밴드명에 대한 저작권 문제를 겪게 되자(같은 이름을 가지고 전부터 활동하던 밴드가 있었다는 이야기) 폴의 공책에 쓰여 있던 문구를 가져와 뮤트매스라는 이름을 굳히게 된다.

이런저런 실험과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4인조 밴드 체제가 정립되자 몇몇 레이블을 통해 EP를 공개하고, 곧 워너와 계약을 체결해 본격적인 공연 및 앨범활동에 돌입하게 된다. 현재까지 발표한 정규앨범은 두장. 지금 소개하는 [Armistice] 이전에 발표한 데뷔앨범 [Mutemath](2007)로 빌보드의 ‘Top Heatseekers’ 차트에 17위로 랭크된 전적이 있다. 그밖의 번외 활동으로는 영화 [트랜스포머]에 “여덟살짜리 폴 미니가 되어” 작곡에 참여한 경력과 [트와일라잇] OST에 (후에 발표할 밴드의 신곡) ‘Spotlight’를 다른 버전으로 선사한 일을 꼽을 수 있다.

국내 반응은 올여름 개최될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2010]의 라인업이 공개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조금씩 일기 시작했다. 이들 공연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면 아마도 페스티벌을 앞두고 공연 영상을 찾아봤기 때문일 것이다. 흥이 나기 시작하면 키보드에 체중을 실어 거의 물구나무를 설듯 뛰고 나는 기이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기예에 가까운 무대액션을 보다 실감나게 확인하고 싶다면 우선 노래에 친숙해지는 편이 좋겠다. 밴드를 주류 무대로 이끈 대표곡이자 한 매체의 설명에 따르면 “라디오헤드, 뮤즈, 뮤직”과 비교될 만한 ‘Typical’부터 숙지하기로 하자.

ARMISTICE

올뮤직 가이드(allmusic.com)는 이들의 음악을 “총천연색 기타와 대형공연이 예비된 보컬이 두드러진다. 그리고 선명하게 멜로디를 드러내기 전에 기타와 미디에 자신을 숨긴다”고 설명한다. 풀어 말하자면 기타의 톤이 다양하고 내지르는 보컬 위주의 후련한 음악이자, 선율 이전에 연주에 더 큰 공을 들이는 음악이라는 얘기다. 2009년 미국에서 공개한 밴드의 두번째 앨범 [Armistice]의 전반부는 이러한 설명에 부합하는 노래가 연속으로 흐른다. 앨범의 문을 여는 ‘The Nerve’는 공력의 기타가 제대로 살아있다. 이어지는 ‘Backfire’에서는 미국 강성 록의 실체가 여실히 드러나는 보컬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Clipping’은 일렉트로니카 밴드 시절의 노하우가 집약되어 있는 노래이다.

주류 무대 경험을 안겨준 밴드의 대표곡 ‘Typical’은 두번째 앨범의 대표곡 ‘Spotlight’으로 재생산된다. 플라시보 부럽지 않은 힘과 속도의 연주를 탑재한 노래이다. 한편 상기한 대로 이들은 힘과 서정과 실험과 혼합을 동시에 추구하는 밴드이다. 노래와 연주로 힘을 표현하는 한편 악기와 장비로 실험과 혼합을 실천하고, 그리고 간혹 멜로디로 온화한 감수성을 노출한다. 후반부에 실린 아름다운 선율의 ‘Burden’은 장르구획에 상관없이 자신이 좋아했고 즐기는 모든 분야를 다룬다는 밴드의 노선을 다시 분명하게 말하는 노래다. 그리고 보통 전시체제에 돌입해 있지만 휴전을 뜻하는 앨범의 제목을 음미해볼 수 있는 노래이기도 하다.

가리는 분야가 없지만 그래도 특징을 요약해야 한다면, 전반적으로 이들의 음악은 철저히 남성적이고 미국적이다. 대체로 연주는 거칠고 보컬은 볼륨이 높으며 후렴구의 훅으로 리스너를 유혹하는 얄팍한 멜로디를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하지만 단번에 무겁고 강한 음악이라고 규정되기를 원하지는 않는 음악이다. 일례로 밴드의 브레인인 폴 미니의 포지션은 키보드이고, 장비와 소리에 대한 넓은 이해를 바탕에 둔 그의 섬세한 조율이 곧 뮤트매스 음악의 결과 겹을 풍성하게 만든다. 즉 자극적인 사운드로 우리의 오감을 마비로 이끄는 동시에(이건 딱 공연용이다) 사운드의 요체를 뜯어볼 만한 여유를 준다(이건 딱 감상용이다). 흥분의 페스티벌 시즌을 앞둔 우리에게 즐거운 기다림을 안겨주는 앨범인 것이다.

2010/06 이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