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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 (Nol) - 1집 /- Yellow Feel

놀 프로젝트가 새로운 음반을 냈다. 소위 잘나간다는 메이져 음반사 소속 음악가들이 일년에 한장 낼까 말까한 음반인데 놀 프로젝트는 꽤 자주 내는 편인거 같기도 하다. 창작욕이 왕성해서 그런건지 아닌지는 뭐 지극히 음악가 개인적인 문제인 것 같고 그런 의미에선 별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놀"이 음반을 자주 낼 수 있는 건 어쩌면 구조적인 영향이 더 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기존의 대중음악 시스템이라는 것이 기획사에서 곡을 수집하고 돈을 들여서 녹음실 렌탈 하고 홍보비를 책정하고 시기를 적절하게 잡고 하는 많은 작업들이 시퀀스 되어야 하는 일이기에 시간도 들고 많은 노력도 들고 하는 것일텐데, 그러한 작업들이 어떤 의미에서 간단히 집에서 전부 해결이 가능해진 세상이 되었으니 어쩌면 조금은 쓸데없는 노력이 되어 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과 돈과 노력이 절약이 된다면 어쩌면 놀의 꿈처럼 한달에 한장씩 음반을 내는 것도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닌 것 같다. 사실 요즘은 대중음악 시장, 특히나 여러가지 문제로 어쩌면 전면적인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를 우리나라 대중음악 시장에서 "놀"과 같이 새로운 형태의 음악마케팅을 꿈꾸는 시도는 상당히 의미가 있는 것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져버린것 같은 음반산업, 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가 자리를 하면서 붕괴직전 아니 정확히 말하면 산소호흡기에 기대 겨우 숨을 연장하고 있는 듯한 뉘앙스를 보여주는 현재의 음반시장에서 "놀"과 같은 시도는 신선함을 넘어서 어쩌면 절박한 요구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간 놀은 몇장의 실험적인 음반을 발표 했었다. 조금은 정리를 안한듯한 거칠고 나이브한 음악으로 보일만하지만, 늘 바위에 부딛히는 계란의 심정과도 같은 덜 세련된 당당함을 보여 주었던 음반들이었다. 굳이 숫자 놀음을 해보자면 어쩌면 대중적으로는 실패한 듯한 그들의 전작은 지금 이 음반의 충실한 거름노릇을 해준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개인적으로 이 음반을 처음 듣고 느꼈던 생각이다.

가끔 보면 소위 성공했다는 음악가, 혹은 가수들의 음반을 두어장 들어보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도데체 첫번째와 두번째의 차이점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수백만장을 팔았다는 조모 가수나 한때 발라드의 황제라고 불리었던 신모 가수등등 소위 슈퍼스타내지는 대한민국의 음악시장 음반시장을 좌지우지 하고 있는 그들의 음반들을 주주룩 나열해놓고 랜덤하게 들어보면 이게 데뷔음반의 곡인지 두번째 세번째 음반의 곡인지 도무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한결같다라는 평가는 어떤이들에게는 당연하거나 충분히 칭찬받을 만한 평가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러한 평가를 받아왔던 예전 가수들이 지금은 철저하게 대중에게서 멀어져버린 건 음악가가 어떤형태로 음악을 해야하는가를 보여주는 간접적인 예가 아닌가 한다. (한때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했을 "희망사항"등을 불렀던 국민가수는 지금 미사리나 일산 까페촌에서나 겨우 만나 볼수 있는게 현실이다...) "놀"의 음악을 한마디로 무슨 장르냐라고 묻는다면, 글쎄...팝인가? 하고 되묻고 있을 수 밖에 없지 않나 한다. 보컬리스트들의 음색은 상당히 리듬앤 블르스 적인거 같고 곡자체는 상당히 팝적이고, 화려하게 곡을 장식해주는 코러스는 꽤 가스펠적이고, 편곡은 피아노를 위주로 조금은 클래식컬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뉴에이지를 듣는듯 한데 이 모든 것을 특정한 장르로 몰아 넣는건 솔직히 조금 미안한 일이 아닌가?
특히 이 놀 프로젝트의 중심에 서있는 나열씨가 그간 해왔던 음악의 자취는 흔히 생각하듯이 그리 간단한 이력이 아니다. 우선 처음 음악을 접했던것은 당연히 피아노를 배웠던 대다수의 사람들 처럼 클래식이었을 것이다. 또 부모님의 영향이라면 당연히 가스펠과도 쉽게 접했을것고. 고등학교를 다닐 즈음에는 많은 고딩들이 그랬듯이 락음악에도 심취하여 실제로 밴드를 조직해서 음악활동도 했고, 지금은 대형기획사에 소속되어 엉뚱하게도 댄스가수의 길을 걷고 있는 친구를 비롯해서 주변의 사람들과 같이 홍대 앞에서 머리를 흔들어대며 베이스 기타를 연주 했던 경력도 있다. 또 프로페셔날 음악가가 되려 마음을 굳힌 후부터는 힙합음악에도 관심을 가지고 한동안 힙합에 몰두해서, 지금도 그의 음악에 자주 등장하는 조금은 얍실한(^^)듯한 보이스의 랩도 구사를 하고 있다. 생각보다는 꽤 다양한 경력이다.

이러한 경력이 음악에 그대로 묻어 있는건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일지도...놀 프로젝트의 지난 앨범은 "하모닉 랩"이라는 장르에 신경을 많이 썼다면, 이번 음반은 보컬 위주의 넘버들로 채워져 있다. 물론 음악 색깔 자체가 확 달라졌거나 한건 아니지만, 나름대로 변화-어쩌면 팀 내부사정도 영향을 주었음직 한-가 생긴 것이다. 예의 "놀" 풍이라고 느껴지는 멜로디와 곡 구성에 새로이 가세한 세션 군단(?)들의 세련된 편곡, 그리고 조금 업그레이드 되어진 사운드까지 겉으로 보기 보단 꽤 많은 변화가 느껴진다. 특히 외국에서 공부를 한 세션맨들의 기용은 그간 "놀" 음악에서 가장 아쉽게 느껴졌던 "리얼사운드"에 대한 욕구를 한번에 해결 해주었다. 홈스튜디오가 가지는 아쉬움이랄까, 될 수 있는한 컴퓨터를 이용한 시뮬레이션에 치충을 했던 전작에 비해 더욱 풍성한 느낌을 준다. 특히 연주곡 "a glow of calgary"에서 최고조의 빛을 발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번 앨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곡 중에 하나이다. 앨범의 수록곡을 찬찬히 살펴 보면, 우선 역시 나열이다라는 생각이 드는 앨범 소개 음악 "nol"-처음 이곡을 컴퓨터에서 들으면 조금 당황스러울 지도...^^-, 미드 템포의 기존 놀 음악느낌이 가장 많이 묻어 나는 "just4U", 여성 보컬리스트의 코러스가 너무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whenever"-개인적으로 여성 보컬리스트의 목소리에 너무 반해 버렸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가끔은 노래에서 거친 가사가 들릴때 마다 나열씨의 애정사가 궁금해지는데(^^) 어쨌거나 꽤 섬뜩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슬픈이야기", 이번 음반에 들어서부터 많이 사용되고 있는 서브 도미넌트 형태의 진행이 돋보이고 대중적으로 사랑을 많이 받을 것 같은 "후회", 그리고 필자가 개인적으로 전작에서 가장 좋아했던 곡이 피아노 곡으로 재 편곡 된 "Mercy", 가스펠 "jesus", 지난번 앨범에서 보여준 "하모닉 랩"의 확장버전으로 보이는 정확히는 지난번 보다 더 세련된 "I'll be there", 기타의 인트로와 듀엣을 해준 여성 보컬리스트의 음색이 귀에 와닿는 "White love", 그리고 연주곡 "a glow of calgary", 코러스에 대한 나열씨의 애정이 물씬 느껴지는 "우리 함께한 시간 만큼만", 짧지만 피아노와 보컬이라는 아주 간단한 편곡이 더욱 매력적인 "인사", 그리고 보너스라는 느낌이 더욱 느껴지도록 화려하게 몰아치는 편곡이 돋보인 "trust"....

프로페셔날 음악가가 열악한 환경 때문에라는 변명을 해야할 필요는 없다. 아니 그것은 정확히 말하면 프로의 자세가 아니다. 어떤 형태로 어떤 환경에서 음악을 하던지 자신이 선보이는 음악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놓고 평가를 받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수십억이 들어간 마이클 잭슨의 음반과 고작 몇백만원이 들어간 "놀"의 앨범은 엄밀히 말하면 같은 선상에서 놓여져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는 어떤 의미에서는 싸워서 깨어지고 다음을 준비하고 하는 것이 프로 음악가의 자세이다. 이미 지난 몇장의 앨범으로 프로 음악가의 세계에서 싸워 때로는 당당한 평가를, 때로는 무참이 깨어지는 패배를 경험했던 것은 분명 이번 음반에서 보여진 음악적 성숙도와 그대로 비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초창기 음악에서 보여졌던 조금은 아마추어적인 냄새가 갈수록 옅어지는 것도 그런 의미에서 음악가로서의 성장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음반이 "놀"의 마지막이 아님은 자명한 일이고, 앞으로가 또 기대가되는 것도 자명한 일이다. 개인적인 바램이라면 이제 나열씨의 음악이 좀더 넓은 세계로 나아 갔으면 하는 것이다. 음악적인 색깔도 좀더 다양해질 수 있다면, 또한 프로듀서, 작곡가로서 보여 줄 수 있는 스펙트럼을 조금더 확장해주었으면 하는 느낌도 든다. 물론 당연히 그렇게 될것 같다는 생각이고...

글 / 배유빈(음악평론가,작곡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