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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T - The Others (디 아더스)

음산한 저택 안에서 펼쳐지는 신경과민과 공포. 이제는 서로 남남이 된 톰 크루즈와 니콜 키드만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제작한 영화 [The Others]의 주축을 이루는 것들이다. 2001년 연말에 개봉되었던 영화 [바닐라 스카이]를 연출하기도 한 스페인 출신 감독 알레한드로아메네바(Alejandro Amenabar)는 우리에겐 [바닐라 스카이]의 원본 필름인 [오픈 유어 아이즈]로 잘 알려져 있다.

영화는 2차 대전이 끝나 갈 즈음의 어느 대저택이 무대. 이쯤 되면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샤이닝(Shaning)]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으시리라. 아무튼 자욱하게 깔려 있는 안개 속에서 어딘지 모르게 신경 불안 증세를 앓는 것 같은 안주인 그레이스는 두툼한 열쇠 꾸러미를 들고 다니며 문들을 부산스레 잠그기도 하고, 저택에 걸려있는 모든 커튼들을 닫아 버린다. 캄캄한 어둠에 쌓인 대저택에서 흔들리는 호롱불 하나를 들고 열에 들뜬 듯 이리저리 문을 여닫는 그레이스. 집안에 누군가 다른 사람들이 있다고 주장하는 고집 센 딸 앤과 누나의 주장에 겁을 집어먹은 아들 니콜라스 덕분으로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그녀는 죽은 사람들을 찍어놓은 낡은 흑백 사진첩을 발견하고 진저리를 친다.

영화음악을 담당한 알레한드로 아메네바는 우리에게 또 다른 스페인 영화 [떼시스(Tesis)]로 소개된 작곡가이다. 앨범의 전체적인 사운드는 단조로운 피아노의 거친 터치와 부드럽고 경쾌한 플루트의 극단적인 배치로 매우 심란한 편. 대체적으로 부드러운 플루트가 홀로 영화의 분위기를 이끌어가고 있긴 하지만, 서스펜스 심리극인 이 영화의 장르 성격상 불길한 복선을 연출해내야 하는 스코어의 템포는 40분 남짓 되는 러닝 타임 동안 점점 날카로워진다. 필자가 이런 듣기 조금 껄끄러운 사운드트랙을 베스트 다섯 편에 넣은 이유는 공포 영화음악 역사를 새로이 창조했던 제리 골드스미스(Jerry Goldsmith), 그리고 최근 몇 편의 공포 테마 음악으로 주가를 올렸던 대니 엘프만(Danny Elfman)에게서 느껴지는 음산함의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2001년 최고의 공포 음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1년에 나왔던 그 무수한 영화음악 앨범 중 왜 하필 공포 음원이냐고 반문하는 분들에겐 별로 중요하지 않을 작품.

이 앨범은 정말 꼼꼼히 듣다 보면 재미있는 각종 음원들이 짜임새 있게 포진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떠돌아다니는 여성 보이스, 거친 듯한 피아노 음색, 그리고 고독한 오르골의 효과. 그 동안 수많은 작곡가들에 의해 공포 영화에 늘 사용되어 왔던 이런 요소들은 어떻게 보면 꽤 상투적일 수도 있지만, 유럽풍의 오케스트레이션이 주는 느낌이 가미되면서 한층 듣는 이들의 기분을 신선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그래서 공포 영화음악이 주는 한없이 자극적인 음색을 기대하고 이 음반을 접하신다면, 런던 세션 오케스트라(London Session Orchestra)가 들려주는 유려한 연출에 조금은 실망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 더불어 영화 [헬레이져 2(Hellbound)]에서 크리스토퍼 영(Christopher Young)이 들려주는 오케스트레이션의 웅장하면서도 동시에 날카로운 음색을 기억하는 분들에겐 더욱 마이너스로 작용할 부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