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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 - Remade 0506 / 눈 속, 기억의 조각

음반 시장에 '디지털 싱글'이라는 새 바람이 불고 있다. 레코드 판, 테이프, CD 등의 형체가 있는 '음반'의 패러다임에서 이제 MP3 등의 파일로 오고가는 '음원'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이동통신사와 음반 사이트 등의 유통망, 그리고 음반 제작업체의 콘텐츠가 결합하여 음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를 이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로써 '아날로그' 기술에서 '디지털' 기술 세상으로의 전환은 음반 산업도 비껴갈 수 없는 거대한 흐름임이 증명되고 있는 듯하다. 조만간 디지털 싱글 세상이 되지 않을까도 싶다.

이미 디지털 싱글은 여러 차례 몇 몇 가수들에 의해 시도된 바 있다. 가수 세븐의 2004년 싱글 '크레이지', 그리고 버즈의 '사랑은 가슴이 시킨다' 등이 그 대표적 사례들. < Remade 0506 눈 속, 기억의 조각 >도 그 흐름을 타고 디지털 싱글 다섯 곡을 모아 묶어낸 앨범이다. 특정 가수가 자신의 곡을 디지털 싱글로 내온 경우와는 다르게 다섯 가수가 김범수의 '보고싶다', 김정은의 '널 사랑해' 등 기존의 곡들을 리메이크 해 다섯 개의 디지털 싱글로 온라인에 발표했다. 나름대로 재미있는 컨셉이라는 점에서는 환영할 만하다.

디지털 싱글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음반의 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그리고 다운로드라는 간편한 경로로 접할 수 있다. 그래서 생산자 입장에서는 높은 음반 판매고를 올려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가수나 뮤지션의 표현의 자유, 또는 컨셉의 다양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디지털 싱글 시장이 특정 히트곡 사례를 답습해 결국은 획일화되어 버리고 마는 가요계의 고질적 병폐를 다소간 벗어날 수 있는 해결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보게 된다.

그런 정황을 고려할 때 < Remade 0506... >은 색다른 컨셉을 시도하고 있다는 주목할 만한 사항은 있으나, 또다시 일본 노래를 다시 부른다거나 기존 곡의 분위기를 대체적으로 비슷하게 재현하는 등, 조금은 구태한 모습도 보인다는 점에서 아쉬움도 함께 남긴다. 간결한 반주에 정성스럽고 담백하게 불러낸 거미의 노래 '보고싶다'가 타이틀곡으로 돋보이고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일본의 알앤비 발라드 가수 히라이켄의 '가만히 눈을 감고'를 다시 부른 정재욱의 곡은 이미 히트 방정식으로 자리 잡은 일본 노래 빌려오기의 반복이다.

김정은의 '널 사랑해'를 리메이크 한 란의 노래나, 조규만의 '보고싶어요'를 새로 부른 Howl, 조하문의 '이 밤을 다시 한 번'을 선택한 소찬휘의 노래 등 수록곡들은 모두 무난하게 들을만하다. 그러나 '재해석'이라기보다는 조금 세련된 형태로 비슷하게 다시 부른 것에 지나지 않는 느낌을 주는 것은 아쉽다.

그렇다 하더라도 디지털 싱글 활용 방안에 대한 노력의 첫 걸음들 중 하나라는 점에서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제 막 그 모습을 드러내는, 아직은 대중에게 생소할 수 있는 디지털 싱글 시장이기에 처음부터 많은 것을 바라기도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다만 디지털 싱글을 향한 고민과 노력들이 계속되어 가요계의 오랜 침체를 벗어나는 새로운 돌파구가 되는 기대는 품을 수 있게 하는 음반이다. 이제는 '디지털'이 대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