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데뷔앨범 ‘XX’ 를 발표하며 혜성같이 등장한 The XX!
2010년 초 NME, Pitchfork, Guardian 등각종 유명 음악전문지를 통해 2009년 최고의 음반으로 손꼽히며 음악 팬들을 흥분하게 한 그들의 데뷔앨범이 드디어 한국에서 정식 발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무결점 미니멀리즘의 음악과 셀프 프로듀싱으로 거물신인으로 등극한 The XX! 21세기적 음악을 추구하는 그들의 음악을 2010년에도 유효하다!
- 여기 완벽한 음악이 있다! - Drowned In Sound
- 무결점의 데뷔앨범! - Delusions of Adequacy
- 올해의 데뷔앨범이자 최고의 앨범! - Prefix Magazine
- XFM New Music Award 2010 Winner! / NME 2009 올해의 앨범 2위! / Fact Magazine 2009 올해의 앨범! / Pitchfork 2009 올해의 앨범 3위! / The Guardian 2009 올해의 앨범 1위!
- 주류세계의 문법과 거리를 두고, 남녀의 느린 호흡을 펼쳐 놓은 후 서서히 음미할 것을 권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모델은 요라텡고 혹은 아케이드 파이어 등으로부터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장르의 클래식에 대한 가볍지 않은 이해를 바탕으로, 그러나 닮은 듯 다른 세련된 사운드를 독립적인 DIY 환경에서 완성한 엑스엑스는 전통을 중시하며 사운드의 분석을 토대로 언어미학을 추구하는 저널이 당연히 가만 놔둘 리 없는 신예다. AMG는 포스트 펑크, 드림팝, 덥, 인디팝, 알앤비, 슈게이징, 팝 등 우리가 지난 10여년간 만나왔던 각종 장르들을 나열하는 것으로 이들의 사운드를 설명한다. 그리하여 기존 인디록의 특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으면서도 ‘XX’는 그리 거창하게 들리지 않는 앨범으로 완성됐다.
인디록계의 새로운 대어
[XX] by The XX
직업상의 이유이든 진지한 취미의 일환이든, 연말이 찾아올 때마다 올해의 앨범을 헤아려야 하는 일을 의무로 둔 사람이라면 당신은 지난해 말이 살짝 고통스러웠을지 모른다. 그리고 그 고통은 두장의 앨범, 애니멀 콜렉티브의 [Merriweather Post Pavilion], 그리고 엑스엑스의 데뷔앨범 [XX] 사이에서 내려야 할 갈등으로 좁혀졌으리라 추측한다. 지금 만나는 [XX]는 지난 연말 [NME]와 [피치포크]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서 공개한 올해의 앨범 리스트에 거의 빠지지 않고 거론된 작품이다. 그밖에 [팩트 매거진]에서는 올해의 베스트 앨범은 물론 지난 십년간의 우수 앨범(2000~09)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올해의 앨범 스무장을 선정한 [시카고 트리뷴]에서는 4위를 기록했다. 현재까지 20여개의 리뷰가 등록된 메타크리틱의 스코어는 평점 85점이다. 이만한 성적이면 이론의 여지 없이 인디록계의 대어 출현으로 평가할 만하다.
사운드의 출처
영미 주요 음악 매체의 담당 에디터를 비롯해 각국 각지에서 암약하고 있는 기민한 블로거들까지, 신선하고 기발한 인디음악의 등장에 촉수를 곤두세우는 예민한 평가단을 만족케한 신성 엑스엑스는 학창시절의 친구로 구성된 밴드다. 세명의 멤버 로미 메들리 크로프트, 올리버 심, 제이미 스미스가 함께 다닌 엘리엇 스쿨Elliott School은 여담으로 핫칩Hot Chip, 뷰리얼Burial 등을 배출한 학교라 한다. 처음 악기를 손에 쥐었던 열여섯살 무렵 이들은 서툴고 어설프게 웸Wham을 커버하는 것을 시작으로 자찬하다가 좌절하기를 거듭하면서 비슷비슷한 스쿨밴드의 과정을 밟는다.
꾸준한 연습은 실험의 전단계이며 이어지는 실험은 곧 작품을 만든다. 십대시절 그렇게 악기와 연주가 만들어내는 마법에 사로잡혀 숱하게 잼을 시도하는 동안, 때때로 누군가의 음악을 따라하고 또 변주하고(이들의 표현에 따르자면 “픽시스Pixies에 펑키 하우스 비트를 섞는 등의 이상한 모험”), 그러다 끝없이 침잠하는 사운드를 얹어보고 반대로 엄청난 디스토션을 곁들여보기도 하면서 이들에게 적합한 사운드의 형태를 차차 발견하고 완성해간다. 그러기를 거듭하다 이들은 연습하고 만들고 들려주는 ‘환경’의 문제를 조금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볼 기회를 만난다. 딱 두곡을 만든 후 이들의 싹을 알아본 한 레코드 레이블과 계약한 시점의 이야기다.
사운드의 환경
영국 매체 [가디언]은 엑스엑스를 이렇게 평가한다. 대부분의 밴드가 스튜디오에 입성하게 되면 그동안 어떤 전위적인 음악을 추구해왔다 한들 어쩔 수 없이 녹음과 믹싱을 담당하는 측에 의해 전형성을 따르게 된다. 기타연주를 녹음하는 방법, 브라스를 추가하는 방법 등에 관한 한 틀에 박힌 매뉴얼이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문제에서 자유로워지는 순간 밴드는 근사한 오리지널리티를 확보하게 되는데, 이를테면 일반적이지 않은 스튜디오에서 작업했던 글라스베가스의 기타 리프가 그랬고 그보다 오래 전 조이 디비전의 베이스 라인이 특별할 수 있었다고 매체는 설명한다. 그리고 여기에 엑스엑스를 추가했다. 그들은 우연에 의해 혹은 운에 의해 별다른 간섭과 주문이 없는 남다른 작업실을 만나게 됐다. 그리고 그 특별한 공간 덕분에 엑스엑스는 밴드가 사운드로 표현하고자 하는 기쁨과 슬픔을 보다 자유로운 방식으로 설계할 수 있었다.
엑스엑스는 데뷔 이전 레이블 영턱스Young Turks Records와 계약한 후 이상한 공간을 제공받았다. 스튜디오인 척하는 주차장이 그들이 생활해야 하는 환경이었던 것이다. XL 레이블의 스튜디오를 끼고 있는 그리 화려하지 않은 차고에서 2년간 합주하고 연습하고 녹음하고 공연해온 엑스엑스는 그야말로 개러지 밴드의 산증인이다. 그리고 그들의 2년이란 외부의 전문가로부터 도움을 받기 전에 자유가 주어진 저렴한 공간에서 스스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는 값진 깨달음을 터득했던 시간이다. 필라델피아에서 활동하는 전문 프로듀서에게 믹싱과 마스터링을 맡기는 기회가 있기도 했지만, 결국 그들이 스스로 작업해 제출했던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간결한 원본이 더 괜찮았다고 모두가 동의하는 바람에 원래대로 실었다. 이렇게 데뷔앨범 [XX]를 직접 프로듀스한 그들은 지난 시간을 이렇게 회고한다. “2년간 밤마다 차고를 찾으면서 우리는 점진적인 코스를 밟았다. 어떤 강요도 압박도 없는 공간에서 연습했고 공연의 기회도 얻었다. 사측은 우리에게 아무 것도 시키지 않았다. 덕분에 우리는 창작에 관한 일반적인 고민에서 보다 자유로울 수 있었고, 그들의 요구 없이 우리 스스로 앨범 제작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한편 이들의 자유로운 작업실은 멤버가 집에서 구상한 아이디어를 함께 꺼내놓고 토론해 노래로 완성하는 공간이기도 했다. 밴드의 설명에 따르면 그들의 작업방식은 철저한 분리를 따른다. 밴드 음악의 뼈대를 담당하는 로미와 올리버가 각각 대강의 멜로디를 써서 가져온다. 그리고 로미와 올리버는 각각 자신이 노래해야 할 부분의 가사를 따로따로 쓴다. 둘은 남녀이지만 베프이기 때문에 러브송 같은 걸 만들 수가 없고, 그밖의 이런저런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교환해 글로 완성한다. 둘의 호흡을 기반으로 또다른 멤버 제이미가 사운드와 비트 및 전반적인 구성요소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가급적 외부의 멤버를 필요로 하지 않도록, 그리고 백킹 트랙을 필요로 하지 않도록 심플한 방식으로 노래를 완성한다는 것이 이들 작업의 원리다.
사운드의 결과
올뮤직가이드AMG는 포스트 펑크, 드림팝, 덥, 인디팝, 알앤비, 슈게이징, 팝 등 우리가 지난 10여년간 만나왔던 각종 장르들을 나열하는 것으로 이들의 사운드를 설명한다. 이걸 다 섞으면 엄청난 부피의 대작이 나오겠지만 인디로 묶일 수 있는 밴드의 음악적 성향을 총망라하되, 그러나 주로 백킹 트랙 없는 방식을 추구한다 말하는 것처럼 합치됐을 때 보다 간결하게 들려야 한다는 게 그들 사운드의 원칙이다(밴드 스스로 “very simple, very basic”이라 표현한다). 그리하여 기존 인디록의 특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으면서도 [XX]는 그리 거창하게 들리지 않는 앨범으로 완성됐다. 그들은 과욕을 모른다. 전장르의 특징과 스킬을 모두 알고 있지만 그런 노하우를 과시하기 전에 능숙하고 노련하게 살짝 스치듯 순회하기만 한다. 짧은 경력치고 완숙한 수준의 중도와 절제가 바로 고평가의 이유이자 앨범의 본질적인 미덕일 것이다.
절제의 원리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지점은 보컬이다. 두명의 보컬리스트, 로미와 올리버가 남녀가 대화하듯 주거니 받거니 노래하는 구도가 [XX]의 골자이지만 일반적인 듀엣곡의 샤방한 감성적인 연출에는 별 관심이 없다. 한 리뷰에 따르자면 “사실상 영양실조 상태에 빠진 열한 곡을 두명의 보컬이 조금씩 숨을 불어넣는 수준”으로, 남녀는 농담을 모르는 사람처럼 어쩐지 부끄러워하면서 느슨하고 건조하게 음률을 따르기만 한다. 아버지 앞에서 노래하는 것조차 쑥스럽다 말하는 로미에 따르면 두 남녀의 목소리는 비슷하다. 옥타브 차이는 별로 없고, 단지 올리버가 피치를 올리면 로미가 피치를 내리는 정도의 질서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들의 수수한 호흡은 곧 사운드 전반으로 확대된다. 훅이나 리프를 강조하기 전에 속삭이듯 노래하면서, 되새길수록 깊이와 무게가 느껴지는 신비로운 울림에 더 집중한다. 이는 [XX]는 한번 들어서 감이 오는 노래 모음집이 아님을 의미한다. 찰나적인 반응과 거리를 두고, 반복을 통해 젖어들게 되는 효과를 노리는 앨범이다. 그리고 이런 건 걸작의 보편적인 특징이다.
주류세계의 문법과 거리를 두고, 남녀의 느린 호흡을 펼쳐 놓은 후 서서히 음미할 것을 권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모델은 요라텡고 혹은 아케이드 파이어 등으로부터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장르의 클래식에 대한 가볍지 않은 이해를 바탕으로, 그러나 닮은 듯 다른 세련된 사운드를 독립적인 DIY 환경에서 완성한 엑스엑스는 전통을 중시하며 사운드의 분석을 토대로 언어미학을 추구하는 저널이 당연히 가만 놔둘 리 없는 신예다. 각종 매체에서 2009년의 수확으로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엑스엑스는 분명 진지하고 특별한 인디록의 지평을 넓히는 또다른 사례이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신예이기에 그들의 유머를 관찰할 계기가 좀 있다. 일례로 앨범에 실리진 않았지만 알리야의 ‘Hot Like Fire’를 커버한 버전을 웹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있다. 아울러 밴드의 음악을 접하고 감동한 홀의 커트니 러브가 밴드의 마이스페이스에 코멘트를 남긴 것을 두고 완전 흥분하는 청년들이기도 하다.
The XX
http://www.thexx.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