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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T - 8 Femmes / 8명의 여인들
여덟 여인, 여덟 송이의 꽃, 여덟 곡의 샹송... 여인은 꽃이 되고 노래가 된다... <여덟 명의 여인들, 8 Femmes> 사운드트랙

크리스마스를 맞아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화기애애하던 그 순간, 갑자기 들리는 비명소리. 집의 가장인 마르셀의 시체가 발견된 것이다. 그리고 그때부터 연거푸 일어나는 알 수 없는 일들. 시체가 있는 방은 잠겨 버리고, 전화선은 끊어져 있으며, 차의 시동 역시 걸리지 않는 데다가 폭설로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돼버린 것이다. 죽은 마르셀의 아내와 그의 장모, 처제, 큰 딸과 작은 딸, 그리고 하녀와 정부는 물론 그의 여동생에 이르기까지, 모두 여덟 명의 여인들은 꼼짝없이 집안에 갇혀버린다. 그리고 끊임없이 서로를 의심하며 모함한다. 그것이 상대방의 아픈 상처를 모질게 후벼파는 것임을 알면서도. 결국 질투와 험담으로 번진 싸움은 눈물 속에서 극적인 화해를 마련하지만, 영화는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관객의 기대를 배반한다. 그렇다면 과연 그 여덟 명의 여인들 가운데 마르셀을 죽인 범인은 누구일까?
다분히 센세이셔널한 주제와 극단적인 스타일로 명성을 얻은 프랑소와 오종 감독. 이 영화 <여덟 명의 여인들>은 그가 올 베를린 영화제에서 선보인 작품이다. 무엇보다 까트린느 드뉘브, 이자벨 위페르, 엠마누엘 베아르를 비롯해 프랑스의 내로라하는 여배우들의 총출동 때문에 화제를 모았다. 게다가 우아함을 모토로 삼았던 그녀들이 이 영화 속에선 아주 천연덕스럽게 망가진다. 그리고 엉뚱한 상황에서 느닷없이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속내를 토로한다. 상상만으로도 호기심이 일지 않는가? 한마디로 미스테리 추리물과 뮤지컬 장르가 합성된 프랑스판 여인천하. 그리고 그녀들의 요절복통 난리법석 소동극.
여덟 명의 여인들이 주인공이기에, 이 영화 속엔 여성들만의 독특한 연대감이 펼쳐진다. 그러면서도 근친상간, 동성애라는 타부시되는 소재를 양념처럼 삽입했다. 자칫 무거워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시종일관 경쾌하고 엽기적인 웃음을 선사한다. 그런 분위기를 조장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것이 음악이 아닐까? 이들 여덟 명의 여인들은 상대방으로부터 의심받을 때마다 자신의 무고함을 증명하기 위해 노래를 부르는데, 다소 돌출된 상황에서 엉뚱하게 튀어나오는 노래들은 순간순간 환타지를 제공한다. 그 곡들이 각각의 여인들의 캐릭터를 설명하는 독백임은 물론이다. 살의로 가득한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문득 해방구 역할을 하는 노래들. 게다가 노래를 할 때 보여주는 그녀들의 안무는 또 얼마나 앙증맞고 사랑스러운가? 특히 여덟 명의 여인들이 부르는 노래들은 모두다 잘 알려진 샹송들인데, 그 곡들이 여배우들의 아주 특별한 호흡으로 재탄생되고 있음도 눈여겨 볼만하다.

우선 이 영화의 스코어를 맡은 작곡가는 크리쉬나 레비(Krishna Levy)이다. 그의 곡은 영화의 타이틀에서부터 시작된다. 여덟 송이의 꽃과 여덟 명의 여배우들 이름이 등장하던 우아하고 아름다운 오프닝 타이틀. 그래서 그 때 흐르던 곡엔 8 Femmes 8 Fleurs(8명의 여인들, 8송이의 꽃)이라는 제목이 붙여져 있다. 그 타이틀곡을 시작으로 엔딩에 흐르던 Theme 8 Femmes(8명의 여인들의 테마)에 이르기까지, 크리쉬나 레비의 영화음악은 드라마틱하고 극적인 서정성으로 우리를 유혹한다. 하지만 역시 이 뮤지컬 영화의 백미는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여배우들의 노래가 아닐까? 바로 그 샹송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 Ludivine Sagnier - Papa t'es plus dans l'coup (아빠는 시대에 뒤졌어요)

이 영화에서 노래의 테이프를 끊는 여인은 막내딸 까뜨린느였다. 까뜨린느는 세상 물정 모르는 아빠를 향해 Papa t'es plus dans l'coup를 부른다. ‘아빠, 아빠는 틀렸어요. 당신 혼자 잘못 안 거죠...’라고 경쾌하게 노래할 때, 엄마와 언니는 백댄서가 돼주며 아기자기한 풍경을 연출한다. 이 곡은 60년대 프랑스에서 선풍적인 사랑을 받았던 여가수 세일라의 히트곡으로, 까뜨린느역을 맡은 스무 세 살의 여배우 루디빈느 사니에르를 통해 깜찍하게 전달되고 있다.

* Isabelle Huppert - Message personnel (개인적인 독백)

이자벨 위페르는 영화 <마담 보바리>는 물론, 최근 개봉된 영화 <피아니스트>를 통해서 매혹적인 인상을 남겼던 여배우이다. 그런 그녀가 이 영화에선 성깔있는 노처녀 오거스틴 역을 맡았는데, 그녀는 채권 문제로 엄마, 언니와 대판 싸운 다음 피아노 앞으로 조용히 다가가 독백하듯 이 노래 Message personnel을 부른다. ‘진정 사랑하면서도 다가가지 못하는 내 자신이 미워. 나 영원히 못 가네. 차마. 당신 곁으로. 당신과 얘기하고 싶어. 당신과 있고 싶어...’ 게다가 노래가 끝난 뒤 이렇게 자신의 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여태 표현을 못해 그렇지 너희들을 얼마나 사랑하는데”라고. 사실 이 곡은 여가수 프랑소와즈 아르디가 1973년에 발표한 앨범 의 타이틀곡이다. 프랑소와즈 아르디 특유의 깨질 듯한 몽환적인 보컬과는 또 다른 이자벨 위페르의 고즈넉한 독백이 심금을 울린다.

* Fanny Ardant - A quoi sert de vivre libre (자유롭게 살면 뭘 해)

영화 속에서 죽은 마르셀의 여동생이자 집안의 고모 삐에르뜨 역을 맡은 여배우는 프랑스 누벨바그의 거장인 프랑소와 트뤼포 감독의 미망인 화니 아르당이다. 빨간 원피스를 입은 그녀가 벽난로 앞에서 관능적으로 부르던 노래가 A quoi sert de vivre libre. ‘나 자유로운 여자... 하지만 자유롭게 살면 뭘 해. 내 곁에 아무도 없는 걸...’이란 노랫말에서 삐에르뜨의 외로움이 흠씬 묻어난다. 이 곡은 여가수 니꼴레따가 불렀던 곡.

* Virginie Ledoyen - Mon amour mon ami (내 사랑 내 친구)

큰 딸 수종의 비밀은 임신을 했다는 것. 아빠에게만 몰래 고백했던 자신의 내밀한 상처를 가족들 앞에서 공개해야만 했다. 그 고통스러운 순간이 지난 뒤 수종은 Mon amour mon ami를 부른다. 동생 까뜨린느는 곁에서 언니의 율동을 따라했는데, 그 모습이 퍽 사랑스러웠다. 사랑하는 이를 향한 그리움을 담았기 때문일까? 마리 라포레의 원 곡은 물론, 수종 역으로 열연한 여배우 비르지니 레도옌의 보컬 모두 아름답다.

* Firmine Richard - Pour ne pas vivre seul (외롭게 살기 싫어)

남몰래 고모를 사랑한 가정부 샤넬. 그녀의 비밀이 밝혀지고 난 다음 샤넬은 홀로 부엌에서 노래를 부른다. Pour ne pas vivre seul를. 노래 중에 문득 다가오던 가사가 있다. ‘외롭게 살기 싫어, 어떤 여잔 여자를 어떤 남잔 남자를, 결혼까지도 하네...’ 어쩌면 그것이 샤넬의 속마음이 아닐까? 여가수 달리다의 히트곡으로 잘 알려진 이 곡이, 샤넬 역의 흑인 여배우 휘르민 리샤르의 음성으로 담겨 우리에게 배달된다.

* Emmanuelle Beart - Pile ou face (이것 아니면 저것)

죽은 마르셀의 정부이면서 하녀로 가장해 이 집에 들어온 루이즈. 그녀를 향해 오거스틴이 묻는다. 남자를 유혹하려면 어떻게 하냐고. Pile ou face는 그때 그 질문에 답이라도 하듯 루이즈가 요염하게 부르던 곡이었다. ’난 오직 내 식으로 살 거야. 사랑도 상처도 전부 내 탓. 난 모험으로 살고 내 인생 내가 찾네...‘ 여가수 코린느 샤르비가 불렀던 이 곡이, 엠마누엘 베아르의 다소 앙징맞은 율동과 보컬을 통해 재 탄생되고 있다.

* Catherine Deneuve - Toi jamais (당신만 빼고)

엄마 가비 역을 맡은 여배우는 프랑스의 자존심인 까트린느 드뉘브. 얼음처럼 차가운 아름다움을 지닌 그녀를 가리켜, 한 때 신이 창조해낸 최고의 예술품이라는 찬사가 나부끼기도 했다. 올해 환갑을 맞이한 까뜨린느 드뷔브는 1980년 세르쥬 갱스부르의 절대적인 후원에 힘입어 앨범을 발표했던 적이 있다. 그런 만큼 이 영화를통한 프랑소와 오종 감독과의 만남은 까트린느 드뉘브로 하여금 다시 음악으로 돌아오게 만든 기회가 아닐까? 그런 그녀가 이 영화에서 실비 바르땅의 노래인 Toi jamais를 부른다. 여전히 매혹적이고 아름답다.

* Danielle Darrieux - Il n'y pas d'amour heureux (참사랑은 없어라)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가족들의 위선과 비밀이 낱낱이 까발려진 뒤, 반전은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그 반전이란 죽음소동을 벌였던 마르셀의 허무한 권총자살. 어쨌든 이 요란한 살인 소동이 끝난 뒤 이번엔 집안의 원로인 할머니가 나선다. 그녀는 계단에 걸터앉아 Il n'y pas d'amour heureux란 노래를 통해 과연 세상에 행복한 사랑이 존재하는지 되묻는다. 할머니 역의 다니엘르 다리오의 연륜과 지혜가 담긴 음성이 여운을 더한다. 아라공의 시에 멜로디를 붙인 조르쥬 브라셍의 곡으로, 프랑소와즈 아르디의 음성으로 기억되는 시적인 운율이다.

2002년 12월, 권 영
[자료제공: Warner Mus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