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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is Miguel - Vivo
팝을 듣다가, 노랫말 가운데 들리는 단어라곤, love, I, you...뿐일 때, 보컬도 또 하나의 악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영어도 짧던 중학생 때, 멕시코 출신의 루이스 미겔(Luis Miguel)의 노래를 무척이나 좋아했는데, 라틴 팝 특유의 섹시함과 열정, 애틋함이 가득한 그의 노래가, 사랑을 얘기한다는 건 감으로 알았지만,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 미칠 뻔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리키 마틴(Ricky Martin), 산타나(Santana)가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라틴 팝 열풍이 전 세계를 지배하는 요즘, 라틴 팝의 'Original King'이라는 루이스 미겔, 추억의 그 가수가 새 음반을 발매한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의 애인으로 이름을 올렸던 그이지만, 1990년대 초반, 그의 인기와 라틴 팝 알리기는 대단한 것이어서, 1991년 앨범 [Romance], 1994년 앨범 [Segundo Romance]를 각각 200만 장 이상 팔아치우고, 자국어 앨범으로 플래티넘을 기록한, 두 장의 음반을 가진 유일한 라틴 뮤지션이 되기도 했던 것이다. 열 다섯의 나이에 그래미를 수상했던 루이스 미겔은 이후로 그래미를 세 개 더 받고, 영어가 아닌 스페인어로 노래를 부르는 자랑스러운 라틴 뮤지션으로 지금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아무튼 낭만과 정열의 가수, 루이스 미겔이 이번에 새롭게 발매하는 앨범 [Vivo]는, 라이브 실황을 담은 것이다. 올해 4월, 멕시코 시티와 몬터레이에서 있었던 공연에서 부른 열 세 곡을 담고 있는데, 작년에 발매했던 [Amarte Es Un Placer]에서의 수록곡을 비롯, 그의 대표적인 애틋 러브 송 중 하나인 'No Se Tu', 36회 그래미에서 최고 라틴 앨범으로 뽑혔던 [Aries]의 수록곡으로 루이스 미겔이 흥겨운 라틴 팝을 구사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Suave' 등이 실려있다. 지난 10월에 공연 실황을 담은 비디오, DVD와 함께 발매돼서, 루이스 미겔과 라틴 팝을 사랑하는 팬들을 완벽하게 만족시켰던 <Vivo>가 우리나라에서는 얼마나 반응을 얻을지 심히 의심스럽긴 하지만, 리키 마틴 보다는 확실히 감미롭고 섹시한 목소리의 루이스 미겔이 사랑을 어떻게 속삭이는지 듣고 싶다면, 한 번, 용기를 내도 좋을 것 같다. 루이스 미겔 버전 'Besame Mucho'는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