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흑인음악적 산물을 바탕에 나름대로의 변용을 통해 21세기에도 그 영예를 이어가겠노라는 의지가 담긴 7번째 스튜디오 앨범.
대부분의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할 첫 트랙 ‘All Night Long’은 래퍼 넬리(Nelly)의 피처링이 돋보이는 곡으로 넬리 특유의 비음섞인 래핑과 브라이언의 지극히 감미로우면서 관능미 넘치는 리듬감 만점의 소울 보컬을 선사한다. 훵키(funky)한 느낌의 ‘Back Seat’, ‘Been So Long’을 지나 재즈 풍의 전주가 인상적인 브라이언 맥나잇표 발라드를 선사하는 첫 싱글 ‘Shoulda, Woulda, Coulda’는 벌써부터 미국과 국내 라디오에 화제가 되며 올 봄 최고의 히트곡으로 낙점되고 있다. 실력파 보컬리스트 조(Joe), 칼 토머스(Karl Thomas), 타이리스(Tyress), 탱크(Tank)와 한 소절씩 감각적으로 주고 받으며 전개되는 ‘Good Enough’에서의 매력만점의 협연 또한 매우 훌륭하다. 산들바람같이 속삭이는 그의 보컬의 진수를 선보이는 ‘Someday, Someway, Somehow’, 기존 팬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을 담백한 R&B 발라드 곡 ‘Try Our Love Again’, ‘Where Do We Go From Here’, ‘So Sorry’, 그의 친형 클로드(Claude)가 속해있는 테이크 씩스 (Take 6)를 연상케하는 아카펠라곡 ‘For The Rest Of My Life’, 프린스 풍의 기타 사운드 편곡이 일품인 미드템포 펑키 소울 넘버 ‘If It Was Cool’, 프로듀서 록와일더 (Rockwilder) 특유의 리듬 트랙 연주가 돋보이는 동명 타이틀 트랙 ‘U Turn’, 커크 프랭클린(Kirk Franklin)과의 협연으로 반전 메시지를 성스러운 화음에 담은 ‘One Of The One’s Who Did’ 등 한 곡도 함량 미달 되는 곡이 없는 관록을 자랑하고 있다.
“저에게는 무슨 곡을 작곡하고 또 노래하든지 반드시 제 스스로가 먼저 감동 받을 수 있는 것이 우선이라는 원칙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감정은 분명 매우 실제적인 것이야 하죠. 멜로디는 마법과도 같이 파고들 수 있어야 하고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무드를 조성해주고 싶은 겁니다. 음반이 반드시 무 결점 한 완제품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다만 분명 아티스트 자신 만의 특색은 갖춰야 하겠죠.”
이것이 바로 근 14년의 긴 세월 동안 꾸준히 음악을 발표해 (게다가 발표하는 족족) 한결 같은 사랑을 받았고, 심지어 내로라 하는 동료 및 후배 R&B 뮤지션들로부터 진심어린 찬사를 받아온 관록파 싱어송라이터 겸 뮤지션 브라이언 맥나이트(Brian McKnight)가 밝힌 자신 만의 음악 철학이다. 물론 그가 과연 그렇게 높이 추앙 받을 만한 연륜을 갖추었냐 하면 그렇지도 않아, 구미 대중 음악 씬에서는 아직 젊디 젊은 뮤지션 축에 속한다. 그럼에도 그가 감히 ‘장인(master)’이라는 호칭에 어울린다 할 때에는, 분명 그가 가진, 그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팔세토(falsetto) 창법과 소울 보컬 스타일이 뿜어내는 매력 외에도 그에게서 읽어내야 할 ‘아티스트’다운 요소들이 많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진가를 다음과 같이 평하고 있다. “시적인 낭만은 그 무엇에도 견줄 수 없는 가장 아름다운 음악이죠.” 그렇다. 비록 이 세상이 그가 노래하는 것 같은 아름다움과 고귀한 사랑으로 가득 차 있지 못할 지라도, 그는 그렇게 늘 그 자리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세상을꿈꾸며. 그리고 그것도 남의 힘을 빌지 않고 말이다. 작년 한 해 동안 두 번이나 한국 땅을 밟고 또 공연을 성사시켜 변함 없는 성원을 확인하고 흡족한 마음으로 돌아갔던 그는, 재작년 가을 가진 두 번째 내한 프로모션 당시 국내 매체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노래하는 작곡가 겸 프로듀서’로 불릴 때, 가장 행복하다.”고 밝힌 바 있지 않던가.
그간 발표한 음반들로 전세계 추산 판매고 1,500만장 고지를 넘어선 지 오래인 그에게, 이 앨범에서 싱글 히트 곡이 몇 곡 탄생하고 또 판매 순위 몇 위를 차지하는가는 그리 중요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한 때, 상업적인 성공에 대한 유혹이 크긴 했겠지만, 이제 그는 그런 것에서마저 과감하게 ‘유 턴’ 선언 했으니 말이다. 제대로 된 남성 R&B 아티스트 만나기가 ‘하늘의 따기’인 요즘 음악 씬을 돌아보자니, 더욱 ‘브라이언 맥나이트’라는 이름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자료제공: Univers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