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뮤직

「R&B Christmas Hits」는 앨범 타이틀에 걸맞게 이 앨범은 R&B 1세대로 꼽는 아레사 프랭클린(Aretha Franklin)이나 소울 아티스트 에타 제임스(Etta James), 알 그린(Al Green), 그리고 엔싱크(Nsync)나 켈리 클락슨(Kelly Clarkson) 같은 90년대 이후 최근의 팝/R&B 수퍼스타의 캐럴을 모두 망라하고 있다. 동시에 「R&B Christmas Hits」를 듣는 이의 세대 역시 가볍게 뛰어넘는다. 그야말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크리스마스 앨범이라는 의미이다.


1. Gladys Knight & The Pips 'Do You Hear What I Hear'
미국의 R&B/소울 그룹 글래디스 나잇 앤 더 핍스는 1972년 세계적으로 히트한 'Help Me Make It Through The Night'으로 유명한 혼성 보컬그룹이다. 부드러우면서도 감성적인 보이스를 가진 여성 보컬 글래디스 나잇의 감각적인 보컬이 돋보였다. 'Do You Hear What I Hear'는 이들이 1975년에 발표한 곡으로, 잔잔한 사운드와 아름다운 보컬 하모니를 감상할 수 있다.

2. Macy Gray 'Winter Wonderland'
경쾌한 크리스마스 시즌 송으로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커버한 'Winter Wonderland'를 부르는 메이시 그레이는 고전적인 소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극찬받으며 90년대말에 등장한 네오소울 보컬. 'Winter Wonderland'는 대개 무척 경쾌하게 편곡해 부르는데 메이시 그레이는 데뷔 초반의 풋풋한 보이스를 부각시킨 섬세하고 깔끔한 편곡으로 원곡의 미를 살렸다.

3. Jessica Simpson 'O Holy Night'
연기와 노래로 인기를 모은 2000년대의 팝 스타 제시카 심슨이 자신의 전성기인 2004년에 발표한 캐럴로, 「Rejoyce: The Christmas Album」에 실린 곡이다. 때때로 셀린 디온을 연상시킬 정도로 파워와 감성을 겸비한 보이스로 'O Holy Night'의 제목이 주는 분위기를 그대로 묘사했다.

4. Aretha Franklin 'Joy To The World'
대표적인 R&B 1세대 보컬로 소울의 여왕이라는 칭호를 받은 위대한 여성 보컬리스트 아레사 프랭클린이 1994년에 발표한 캐럴로, 이 편집앨범에서 가장 경쾌한 크리스마스 캐럴송이다. 아레사 프랭클린은 2008년에 음악인생 최초로 크리스마스 앨범 「This Christmas, Aretha」를 발표했지만 이 곡을 수록하지 않았다. 자신의 앨범에 수록되지 않은 아레사 프랭클린의 캐럴을 만나는 즐거움까지 전해주는 멋진 캐럴.

5. *Nsync 'I Don't Wanna Spend One More Christmas Without You'
저스틴 팀버레이크라는 걸출한 팝 스타를 배출한 보이밴드 엔싱크가 전성기를 누리던 2000년에 발표한 크리스마스 송. 보이밴드 전성시대의 선두주자였던 엔싱크는 이 캐럴을 통해 다섯명의 남성 보컬이 만들어내는 하모니가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제대로 보여주었다.

6. Toni Braxton 'Snowflakes Of Love'
90년대 여성 R&B 보컬을 상징하는 아티스트 토니 브랙스턴이 2001년에 발표한 시즌 앨범 「Snowflakes」에 수록된 곡으로, 토니 브랙스턴이 작사와 작곡까지 담당했다. 이 곡에서 샘플링한 얼 클루의 'Now We're One'은 아이작 헤이스의 작품이다. 홀리데이 시즌만 되면 늘 그녀의 앨범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데, 특별히 이 곡은 토니 브랙스턴의 감성을 잘 보여준 곡으로 평가받았다.

7. Luther Vandross 'My Favorite Things'
비단결 같은 목소리로 사랑을 노래하며 80년대와 90년대 남성 R&B 보컬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인정받은 루더 밴드로스는 2000년대에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려 했지만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그가 남긴 사랑노래들은 여전히 감동적이다. 'My Favorite Things'는 1995년에 루더 밴드로스가 발표한 크리스마스 앨범 「This Is Christmas」에 실려 있다.

8. Mahalia Jackson 'Silent Night, Holy Night'
마할리아 잭슨은 1920년대부터 미국 가스펠계를 대표하는 여성 보컬로 인정받았다. 대부분 평온한 분위기로 노래하는 캐럴이지만 마할리아 잭슨은 가스펠 가수답게 종교적인 분위기를 가득 담은 진실한 보이스로 이 곡을 노래했다. 원숙의 경지에 들어선 그녀의 보이스는 이 곡에서 확실하게 빛난다. 1962년 레코딩.

9. R. Kelly 'World Christmas'
90년대 이후 남성 R&B 보컬의 대명사가 된 알 켈리는 R&B/소울/팝의 장점을 고루 섞어 자신만의 독창적인 그루브를 만들어냈다. 그는 보컬은 물론이고 작사/작곡에도 뛰어나 90년대의 전성기를 2000년대에도 이어나갈 수 있었다. 'World Christmas'는 자신이 직접 만든 크리스마스 캐럴로, 전성기 보이스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트랙이다.

10. Kelly Clarkson 'My Grown Up Christmas List'
음악계 신인 발굴 프로그램인 'American Idon'의 첫 시즌 우승을 하며 화려하게 프로페셔널의 세계에 진입한 여성 팝 보컬 켈리 클락슨이 2003년에 레코딩한 특별한 크리스마스 송이다. 원곡은 데이빗 포스터가 작곡했고, 1992년 에이미 그랜트가 싱글로 발표한 이후 여러 아티스트가 커버하는 시즌송이 되었다. 켈리 클락슨은 원곡의 느낌을 살린 단정한 보컬로 이 곡을 불렀다.

11. Chris Brown 'This Christmas'
2005년 셀프 타이틀 앨범으로 앨범 차트 2위까지 진출하면서 1989년생으로 10대 R&B 스타탄생을 선언한 크리스 브라운. 그가 2007년에 발표한 이 크리스마스 송은 도니 해더웨이의 작품이다. 10대인데도 무척 성숙한 보이스로 평가받은 그답게 'This Christmas' 역시 감성적이면서 막힘없이 매끄러운 보컬로 노래했다.

12. Boyz Ii Men 'Let It Snow'
연속으로 남성 R&B 보컬의 곡이 이어지는 가운데에서도 보이즈 투 멘의 보컬 하모니는 유난히 귀에 들어온다. 네 명의 보컬이 만들어내는 화합은 R&B의 감성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보이즈 투 멘의 멤버 웨냐 모리스가 브라이언 맥나잇과 함께 작곡하고 브라이언 맥나잇까지 합세한 덕분에 이 시즌 송은 다섯 명의 남성 보컬이 만들어내는 화음의 극치를 보여준다. 1993년에 발표해 더블 플래티넘을 기록한 「Christmas Interpretations」에 수록되어 있다.

13. Boney M. 'Jingle Bells'
부드러움을 지향한 이 컴필레이션의 스타일과 달리 보니 엠의 캐럴은 무척 흥겹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고전적인 리듬앤블루스는 이후 디스코에도 막강한 영향을 미치는데 보니 엠은 펑크와 디스코 시대를 거치며 새로운 스타일의 R&B를 멋지게 펼쳐보였다. 이 곡이 더 흥겹게 들리는 것은 자메이카의 음악 레게를 기반으로 편곡하고 노래했기 때문이다. 1981년에 녹음한 곡.

14. Swv 'Give Love On Christmas Day'
90년대 중반에 등장한 여성 R&B 보컬 트리오 Swv가 처음 데뷔할 무렵에는 가스펠 그룹을 지향했다. 하지만 곧 대중적인 팝/R&B로 방향을 바꾼 후 발표한 세 장의 앨범은 90년대 R&B 명반에 포함된다. 아쉽게도 그 힘을 이어가지 못하고 해산했지만 2005년에 재결성해 가스펠과 R&B에 기초를 둔 Swv만의 매력적인 보컬 하모니를 선보이고 있다. 'Give Love On Christmas Day'는 이들이 아직 전성기를 누리고 있던 1997년에 발표한 크리스마스 앨범 「A Special Christmas」에 실려 있다.

15. Etta James 'White Christmas'
에타 제임스는 60년대 초반에 데뷔해 여성 R&B/소울의 핵심적인 아티스트로 기억되고 있다. 어빙 벌린의 곡으로 빙 크로스비 버전이 'White Christmas'의 표준을 제시했지만 에타 제임스는 자신의 스타일을 살려 재즈에 가깝게 접근한 R&B를 통해 매력적인 보컬을 선보인다.

16. Babyface 'Rudolph The Red-Nosed Reindeer'
가장 유명한 크리스마스 캐럴 가운데 하나인 '루돌프 사슴포'가 빠질 수 없다. 베이비페이스는 90년대를 주도한 R&B 보컬이자 작곡가답게 익숙한 캐럴을 소울/펑크/R&B를 조합해 리드미컬한 팝/R&B 송으로 변형시켰다. 때때로 원곡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과감하게 편곡해 루돌프 사슴코만큼이나 반짝이는 흥미로운 곡이 되었다.

17. Christina Aguilera '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
재미있는 현상이다. 웬만한 크리스마스 앨범은 대부분 이 곡으로 마무리짓는데, 이 컴필레이션도 예외가 아니다. 화려하고 정신 없이 지나보낸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해주는 이 곡의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미국에서만 1천 만장에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한 데뷔 앨범 「Christina Aguilera」(1999)의 성공으로 데뷔한 지 2년 만에 크리스마스 앨범 「My Kind Of Christmas」(2000)를 발표했던 만큼 2000년대를 상징하는 여성 팝/R&B 보컬리스트의 감각적이고 화려하면서도 서정적인 면을 강조하는 화려한 보컬 퍼포먼스를 제대로 보여주는 멋진 캐럴이다. 이 곡이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