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ry Nilsson - The Best Of Harry Nilsson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팝 음악 Budget Price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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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get Campaign!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팝 음악 시리즈'에 수록된 아티스트들의 베스트 앨범을 45% 할인된 Budget Price 로 만나본다.
어떤 뮤지션이 일생동안 단 하나의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다면 그저 단 한 곡뿐이라도 해도 그는 무척 행복한 뮤지션이다. 물론 그 곡이 끊임없이 방송되고 다른 가수들이 부르며 붊멸의 명곡이 되느냐, 아니면 말 그대로 한 방 때리고 사라져버리는 (나름대로) 비운의 ‘원힛원더’가 되느냐의 차이는 있다. 그렇지만 원힛원더였더라도 그는 소중한 유산 리스트에 올라 꾸준히 언급되는 행복을 누리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앨범의 주인공 해리 닐슨(Harry Nilsson)과 배드핑거(Badfinger)의 스토리는 눈물겹다. 해리 닐슨의 최대 히트곡은 이견이 존재하지 않는 배드핑거의 곡을 커버한 'Without You'다. 피트 햄은 해리 닐슨이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오르며 폭발적인 관심을 받게 되는 'Without You'의 작곡자이자 자신의 밴드 배드핑거가 정규 앨범에 이 곡을 담았지만 관심을 끌지 못했다. 발표 당시에 이미 주목받은 곡이라고 이야기하고 싶겠지만, 해리 닐슨의 커버곡이 차트에 오른 후에 뒤늦게 찾아들으며 관심을 끌었던 것이지 배드핑거의 정규 앨범이 발표되었을 때부터 주목받은 건 아니다. 어쨌든 해리 닐슨이 'Without You'를 히트시키면서 그가 처음으로 이 노래를 부른 오리지널 뮤지션으로 생각할 정도였다. 20년이 지난 뒤에 머라이어 캐리가 'Without You'를 커버해 빌보드 싱글 차트 3위까지 올랐을 때도 해리 닐슨의 곡을 커버했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그러니 오리지널 작곡가이자 자기의 밴드가 먼저 배드핑거를 통해 발표한 곡이었는데도 주목받지 못한 피트 햄의 아쉬움은 무척 컸을 것 같다. 그가 자살을 택했을 때 'Without You'가 자신의 곡인데도 해리 닐슨의 곡처럼 인정하는 것에 좌절했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정설처럼 여겨질 법했다. (물론 그게 죽음의 원인일 리가 없다.)
이 짧은 글에서 이렇게 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해리 닐슨은 무척이나 오랜 기간 활동하며 꾸준히 앨범을 발표한 이력의 아티스트인데도 그의 다른 히트곡을 거의 들을 수 없기 때문에 원힛원더처럼 인식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생각해 보면 종종 들을 수 있는 곡이 몇 곡 더 있다. 미국 싱글 차트 5위까지 오른 스리 독 나이트(Three Dog Night)의 1969년 히트곡 'One'이 해리 닐슨의 작품이었는데 해리 닐슨이 직접 부른 버전도 꽤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물론 프레드 닐의 곡을 커버한 'Everybody's Talkin''으로 차트 진입에 성공했고 지금도 경쾌한 팝송의 고전으로 인정받고 있다.
해리 닐슨의 음악이 국내에 더 많이 알려지지 못한 이유는 그의 음악이 'Without You'나 'One'처럼 감성을 자극하는 팝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국내 팬들이 부담스러워하는 컨트리나 5, 60년대 크루너들의 스탠더드 팝, 멜로디보다는 이야기 전달에 더 충실해서 대중적인 히트곡이 나오기 힘든 뮤지컬 스타일의 곡 등, 성공에 대한 집념이 아니라 음악세계의 확장에 더 신경을 쓰며 음악활동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리 닐슨 = Without You라는 공식에서 벗어나기가 무척 힘들었다.
「The Best Of Harry Nilson」은 해리 닐슨의 이름과 한 두곡의 히트곡을 기억하고 있지만 그밖의 다른 음악을 찾아듣지 않았던 팬들에게 최적의 컴필레이션이다. 특히 해리 닐슨이 미국시장에서 사랑받은 이유가 어덜트 컨템퍼러리 성향의 곡을 꾸준히 발표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선명하고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다양한 아티스트와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만들어가면서도 어덜트 컨템퍼러리 취향의 곡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그의 음악세계는 바쁘고 단조로운 일상에 찌든 우리의 삶에 편안하고 부드러운 위안을 준다. 이 컴필레이션의 마지막 곡 'Perfect Day'는 아주 멋진 마무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