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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 Jon - Hundred Eight Stars

사무라이 챔프루 OST로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천재 비트메이커 fat jon의 숨겨진 미공개 12인치 싱글, B-Side, Remix 곡을 취합하여 제작된 5번째 솔로앨범.

오래된 재즈레코드에서 추출한 따뜻한 선율들과 차가우면서도 다양한 코드변화의 멋진 비트가 공존하는 거부할 수 없는 감성. 매력을 넘어 마력이라고 까지 인정받는 특유의 서정미. 멜로우힙합의 최고명반.

팻 존 (Fat Jon)에게는 항상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그를 대표/재현하는(Representation) 단어로 ‘앱스트랙트’(Abstract), ‘재즈’(Jazz), ‘소울’(Soul), ‘힙합’(Hiphop), ‘전자음악’(Electronica Music)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단어들의 의미를 엄밀히 곱씹어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다. ‘전자음악’의 조건은 도대체 무엇인가? 전자악기(Electronic Instrument)를 사용하면 ‘전자음악’이 되는 것인가? 음악은 그 자체로 추상적(Abstract)이지 않은가? 팻 존의 음악은 단순히 독특한 스타일의 힙합일까? 아니면 힙합을 넘어선 무엇일까? 이런 식의 한참 철지나 보이는 질문이 그래도 해볼 만한 이유는 앞서 나열된 단어들이 팻 존이라는 뮤지션의 음악을 반대로 혹은 조금밖에 설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좌우간 팻 존을 소개하는데 한두 가지 용어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 같다. 근 10년을 활동해 오면서 줄곧 위와 같은 용어들로 다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로 이런 사실, 비교적 다양한 어휘들이 그를 감싸고 있었지만 의미는 대동소이하다는 사실, 혹은 오랜 기간 동안 새로운 표현이 등장하지 않았다는 사실이야말로 팻 존에게 음악적 일관성을 부여하는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Humanoid Erotica]에서 최근의 [Repaint Tomorrow]까지. 그리고 다수의 프로젝트 앨범을 포함하면 다작이라고 할 수 있는 그의 음악적 행보에서 눈에 띌만한 변별점이 있다면 얘기가 다르지만 말이다.

2001년 발매된 파이브 디즈(Five Deez)의 데뷔앨범 [Koolmotor]를 듣고 팻 존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그때의 신선한 충격은 아직도 생생하다. 재즈 힙합(Jazz Hiphop)이라고 한다면 보통은 1950~60년대 재즈 앨범에서 추출한 음원을 기본으로 힙합 비트를 만드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팻 존의 비트는 그 누구와도 달랐다. 브레이크 비트(Break Beat)의 리듬 구조는 하우스(House)나 드럼 앤 베이스(Drum&Bass)에서 많이 들어볼 수 있는 유형에 가까웠고 음악적 질감이나 정서는 차분하면서도 '기묘한 우울'이 공존했다. 재즈 코드가 샘플링 되었지만 주변적인 요소였을 뿐 전형적인 의미에서의 재즈 느낌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팻 존이 재즈를 원료(Source)로 사용하는 것은 분명하나 그는 그것으로 전혀 다른 맛을 내는 요리를 한다. 이런 특징은 이후 팻 존이 작업한 다수의 음반에서 다시 확인 할 수 있다.

팻 존에게 관심을 갖게된 이후 그의 솔로앨범 [Humanoid Erotica]를 듣고 나서 놀라움은 배가되었다. 도저히 양립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두 요소 즉 훵키한 비트의 그루브(Groove)와 패배주의적인(Depressed) 정서가 놀라운 조화를 이루어 문자 그대로 ‘새로운 세계’를 그려냈기 때문이다. 특히 수시로 작동하는 코드변환, 과연 하나의 곡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다양하게 변주되는 비트의 향연은 듣는 이의 신체와 정신을 매혹시키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게다가 그가 데뷔한 후 몇 년 동안 작업한 음악은 동시대 언더그라운드 힙합과 소통할수 있는 미덕도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 이런 점 때문에 팻 존이 창조하는 음악적 풍경이 아무리 독특하다고 해도 그를 힙합 뮤지션으로 규정하는데 일말의 주저함도 없는 것이다

누구든지 한번 듣게 되면 거부할 수 없는 감성. 매력을 넘어 마력(魔力)적이라고까지 말하고 싶은 특유의 서정미. 만약 힙합에 멜로드라마가 있다면 최고의 연출가로 팻 존을 대신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존재하지만 타인과 나누길 꺼려하는 감정. 언어로 쉽사리 재단할 수 없는 정서의 특정 부위를 확대해 그린다는 점에서 그는 처음부터 뚜렷한 음악적 입장을 가졌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그가 외길을 고수해온 장인(Artisan)이라 해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팻 존과 비교할 만한 뮤지션은 존재하지 않았다. 굳이 꼽자면 디제이 크러쉬(DJ Krush)나 디제이 쉐도우(DJ Shadow), 알제이디투(RJD2) 정도를 들 수 있겠는데 팻 존은 이들에게 없는 훵키한 리듬감과 섬세한 감수성으로 인해 그들의 아류가 아니라 그들과 비교될 수 있는 개성을 획득할 수 있었다. 이런 의미에서 팻 존의 등장은 비록 작을지언정 음악계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에 대한 증거로 팻 존의 인기는 최근에 이르러 힙합 팬들 뿐만 아니라 전자음악이나 이지 팝/라운지 팬들에게까지 폭넓게 걸쳐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래서인지 조심스럽지만 감추고 싶지 않은 점도 있는데 팻 존의 음악이 최근에 이르러 점점 근간을 상실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너무 정서적 측면에 치중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드는데 최근의 음악은 거의 2마디로 반복된 비트 일색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불만에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팻 존의 음악이 미국이나 유럽보다 일본에서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되다보니 일본 시장을 중요하게 고려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인 뮤지션 누자베스(Nujabes)와의 합작도 우연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이런저런 사소한 불만에도 불구하고 팻 존이 가장 개성 있는 비트 메이커라는데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10년이라는 기간에 비해 다소 많은 양의 작업을 했다는점, 그리고 일본에서의 작업이 미국과 유럽에서의 작업과 미묘한 지점에서 구분된다는 점에서 약간의 아쉬움을 토로한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과정의 일부로 여겨지기에 그가 만드는 음악에 대한 기대는 수그러들지 않는다.

[hundred eight stars]는 팻 존의 5번째 솔로 앨범이자 방대한 12인치 싱글(12“ Vinyl)에 수록 된 비사이드(B-Side)와 리믹스(Remix) 곡을 취합하여 제작한 모음집(Compilation)이다.

그렇다고 해서 앨범에 실리지 못한 저급의 음악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재지힙합 프로듀서로 프로그레시브 힙합의 견인자로 수많은 리믹스 작업에서 항상 기존 버전과 동등하거나 그이상의 작업 성과물을 선보여 왔기 때문이다. 각 곡들은 일정한 컨셉에 따라 선별되었으며 리마스터링 되어 더욱 탄탄해진 볼륨으로 감상할 수 있다. 따라서 하나의 정규 앨범을 듣는 것과 별 다른 차이를 느낄 수 없을 것이다.

본작은 팻 존이 각종 프로젝트 활동을 하면서 왕성한 창작욕을 발휘하던 시절에 만들어진 비교적 초반기의 작업물이다.
첫 번째 트랙 “Adhara"는 도입부의 비장함을 지나 곧바로 이어지는 조절된 스네어 소리가 철썩이는 물소리처럼 유별나게 들리지만 스크레치 리듬과 맞물려 귀에 착착 감긴다. 약간은 업된 분위기의 비트와 서정미가 압권인 ”Tara"를 지나 이국적인 동양의 신비로움이 느껴지는 “Chara", 부유하는 베이스와 긴장감 넘치는 선율이 이색적인 트랙 ”Naos"가 이어진다

약간 재미난 느낌의 비트가 돋보이는 “Atria"에서는 8비트 전자오락에서 나올법한 소스를 적절히 배치해 팻 존 만의 그루브 넘치는 재치를 제대로 표현해내고 있으며 이어지는 ”Atria"에서는 그의 장기인 서정적인 리듬이 전반에 걸쳐 흐르는 가운데 기타스트링과 혼 섹션을 이용해 애수에 젖은 비트의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다. 펑키한 리듬터치가 돋보이는 “Cursa", 정교하게 잘 짜여진 비트에 목소리샘플링이 가미된 ”Altais"가 이어진다.

앨범에서 가장 로맨틱한 곡으로 불릴만한 “Maia"에서는 알 수 없는 심정을 자극하는 기타 코드와 플루트(Flute)음색이 압권인데 부드러우며 서정적이고 동시에 우수에 가득찬 멋진 트랙으로 손색이 없다. 참고로 국내에 소개된 사무라이 챔프루 (Samurai Champloo) O.S.T.에 삽입되어 국내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누자베스의 "Aruarian Dance"이상의 감미로운 넘버이다

일정한 변박자 리듬의 건반과 스트링이 가미된 horn 세션으로 감성을 자극하는 “Diadem"을 지나면 앨범에서 가장 재즈 팝적인 스타일의 보컬샘플이 돋보이는 ”Sirrah"로 이어진다. 둔탁하고 로우한 드럼에 우수에 젖은듯한 음색이 샘플링 되어 듣는 사람의 가슴을 적셔준다. 또 하나의 감성트랙인 “Nashira" 또한 팝스러운 느낌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지배하지만 여성싱어의 구슬픈 보컬이 애잔하게 녹아들어 브리스톨류의 트립합적인 매력도 보여주고 있다. 콜드컷 (Cold Cut)의 ”Autumn Leaves"와 비견될만한 씁슬한 느낌의 감동을 자극시켜 주는 곡이다.

검게 빛나는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에 거친 드럼비트가 어우러진 “Vela"에서는 현악적인 피아노 건반이 아스라이 빛을 발하고 있다. 조용한 펜더로즈가 전반부에 걸쳐 흐느끼는 ”Mira", 웅장하지만 고독한 느낌이 묻어나는 앱스트랙스한 트랙 “Turais"가 흐른다.

펑키한 그루브와 감미로움이 공존하는 ”Rana", 낮게 깔리는 허밍에 맞춰 짜여진 비트가 인상적인 “Pleione"를 지나서 낮잋은 선율이 마음을 사로잡는 트랙 ”Sarin" 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hundred eight stars]는 2007년 일본에서 세계 최초로 발매되었다. 국내는 세계 두 번째로 발매되는 것이며 조만간 미국에서도 발매될 예정이다. 수록된 음악이 기존 팻 존의 음악과 크게 다를 바는 없지만 조금더 멜로우 하고 추상적이며 이전 그가 발휘했던 다양한 스타일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고 쉽게 들어볼 수 없는 곡들로 구성된 앨범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은하계 행성의 이름과 신화적인 상상을 자극하는 단어들로 수놓아진 음악들처럼 이 앨범에서 우리는 서정적이면서 꽉 짜여진 비트의 향연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