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반갑습니다.

리스뮤직

카테고리 검색

상품검색

수량
총 상품금액 12,400

상품상세설명

Patrick Watson - Wooden Arms
꿈꾸는 듯한 감촉을 가진 21세기형 'SF 포크'의 제 3종 근접조우
캐나다를 평정한 월드 와이드 슈퍼스타 패트릭 왓슨(Patrick Watson)의 가슴 떨리는 2009년도 정규작 [Wooden Arms]


Patrick Watson
이미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패트릭 왓슨(Patrick Watson)은 리더의 이름인 동시에 밴드이름이기도 하다. 모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고 본 조비(Bon Jovi)나 앨리스 쿠퍼(Alice Cooper), 혹은 윤도현 밴드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근데 나는 이런 류의 시스템은 좀 폭력이라고 생각한다. 리더 이외의 멤버들은 ‘어이씨, 우리는 그냥 졸라 백밴드네?’하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밴드는 보컬 겸 송 라이터인 패트릭 왓슨을 주축으로 기타리스트, 벤조 플레이어인 사이먼 앵겔(Simon Angell), 베이시스트인 미시카 스테인(Mishka Stein), 그리고 홀리 뻑(Holy Fuck)과 함께 다니고 있는 드러머 로비 커스터(Robbie Kuster)로 구성되어 있다.

1979년,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인간 패트릭 왓슨은 캐나다의 퀘벡에서 성장한다. 몬트리올에 위치한 로우어 캐나다 컬리지(Lower Canada College)를 졸업했는데 고등학교 시절에는 갱스터 폴리틱스(Gangster Politics)라는 스카밴드의 멤버로 활동하기도 했다. 밴드를 그만둔 직후인 2001년도에 자신의 솔로앨범 [Waterproof9]을 공개하면서 투어를 돌기도 하는데, 닌자 튠 출신의 씨네마틱 오케스트라(The Cinematic Orchestra), 아몽 토빈(Amon Tobin), 디어스(The Dears)와 파이스트(Feist), 심지어는 존 케일(John Cale)과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의 투어에도 동승했다고 한다. 이런 류의 활동은 아무래도 패트릭 왓슨의 음악적 스타일의 다양성에 중요한 역할로 작용했다.

함께 투어를 다니기도 했던 씨네마틱 오케스트라와는 그들의 2007년도 앨범인 [Ma Fleur]에서 콜라보레이션을 펼쳐보이기도 했는데 앨범의 첫 번째 트랙인 [To Build a Home]이 바로 그것이다. 이들이 패트릭 왓슨의 가성에 반해 함께 작업하게 됐다는데 한국의 리스너들, 그리고 전세계의 일렉트로닉 팬들에게 비로소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가 됐다. 싱글은 씨네마틱 오케스트라의 앨범에서 가장 중요한 트랙으로 각인되면서 캐나다 이외의 지역에서도 폭넓은 관심을 이끌어 냈다. 곡은 무려 아이튠즈 종합차트 9위에까지 랭크되면서 선전했다.

첫번째 정규작 [Close to Paradise]는 2006년 9월 26일에 발매됐다. 앨범은 곧바로 자국 내에서만 10만장을 돌파해버리면서 화제의 중심에 선다. 캐나다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음악 시상식인 주노 어워드(Juno Awards)의 2007년도 신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으며, 점차 권위를 얻어가고 있는 캐나다의 또 다른 시상식인 폴라리스 뮤직 어워드(Polaris Music Prize)에서는 2007년도 올해의 앨범으로 꼽히기도 한다. 무려 아케이드 화이어(Arcade Fire)와 디어스, 줄리 도이런(Julie Doiron), 파이스트(Feist), 그리고 주니어 보이즈(Junior Boys)와 채드 반갈렌(Chad VanGaalen) 등을 미뤄내고 차지한 결과였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하다는 얘긴가.

패트릭 왓슨의 곡 [The Great Escape]과 [To Build a Home]은 미국 텔레비전 시리즈인 [그레이 아나토미(Grey's Anatomy)]에 수록되기도 했고, 그밖에 여러 곡들이 TV CM에 활용되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패트릭 왓슨의 곡 [Missing You]는 일렉트로닉 뮤지션인 챔피언(Champion)이 자신의 리믹스 앨범에 새로운 버전으로 재조립해 놓은 트랙을 수록하기도 했는데 이 리믹스 트랙은 CBC 제 3 라디오의 차트 집계 전문 프로그램인 R3-30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한다. 캐나다 퀘벡에서 만들어진 영화 [C'est pas moi, je le jure!]의 오리지날 사운드트랙 스코어를 작곡하면서 다른 영역을 물색하기도 한다.

[Wooden Arms]
아무튼 전작의 폭풍과도 같은 실적을 통해 본 작 [Wooden Arms]는 자국인 캐나다에서 올해 가장 주목받은 신작 앨범일 수 밖에 없었다. 영국의 NME는 10점 만점에 9점을 주면서 '이런 사운드를 들어본 적이 없다. 온몸으로 흥분하고 있다.'는 코멘트를 남겼으며 뮤직 위크(Music Week) 지는 '창조적인 마술' 이라고 앨범을 압축했다. 항상 패트릭 왓슨의 음악에 언급되는 레파토리들이긴 한데 제프 버클리(Jeff Buckley)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가성과 콜드플레이(Coldplay), 그리고 시겨 로스(Sigur Ros)의 서정미를 여지없이 장착하고 있다. 매직 넘버스(The Magic Numbers)의 재치와 감성을 떠올릴만한 부분들도 있다.

이 새 앨범은 아이슬란드와 파리의 단독주택, 홈그라운드인 몬트리올의 스튜디오, 그리고 패트릭 왓슨 자신의 집 등지에서 레코딩됐다. 나뭇가지와 자전거, 그리고 주방용품등을 퍼커션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사운드 또한 레코딩됐던 장소만큼 장대한 어레인지부터 낡고 약간의 그리움을 가진 분위기까지 다양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풍부한 피아노와 우울한 가성이 서로 화학작용을 하면서 마치 꿈을 꾸는 듯한 로맨틱한 무드를 만들어내곤 한다. 영어 좀 써보자면 싸이키델릭+노스탈직하다.

퍼커시브한 파트들이 무척 독창적이고 신선한 첫 번째 싱글 [Tracy's Waters]가 3월 5일에 먼저 공개됐다. 이후 CBC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는 4월 6일에 출연하여 변칙적인 드럼파트가 다이나믹함을 더하는 [Beijing]을 연주하기도 했다. 라디오헤드 풍의 우울함을 가진 [Fireweed]의 경우에도 따로 싱글이 발매됐고 뮤직비디오 또한 제작됐다.

긴장감 넘치는 서글픈 무드를 가진 타이틀 트랙 [Wooden Arms]는 영국의 가디언(The Guardian)지에서는 '빌리 홀리데이(Billie Holiday) 풍의 블루스를 연상시킨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악 스트링으로 채워진 인터미션 [Hommage]는 앨범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분이기도 하다. 톰 웨이츠(Tom Waits) 스타일의 카니발풍의 분위기-특히 리버브 걸린 찌그러진 기타-를 가진 [Travelling Salesman], 가슴을 적시는 벤조가 드라이브해가는, 마치 서프잔 스티븐스(Sufjan Stevens)의 그것을 떠올리게끔 만드는 혼성 듀엣곡 [Big Bird In A Small Cage] 등의 곡들이 이어진다.

우주적인 공간감을 가진, 특히 드럼의 색채가 마음에 드는 연주곡 [Down at the Beach], 싱그러운 어쿠스틱 포크튠 [Man Like You], 마치 영화의 오리지날 스코어를 연상시키는 [Where the Wild Things Are], 그리고 7분 여에 달하는 흥겨운 장중함을 지닌 마지막 트랙 [Machinery of the Heavens]는 감정의 충돌을 야기시킨다. 특히 4분 여부터 지리멸렬해져 가면서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미묘한 효과음들은 확실히 그가 실험에 중점을 두려는 듯한 인상을 남긴 채 마무리 짓는다.

확실히 전작보다는 다채롭다. 물론 이것이 전작의 성공에 힘입어 제작에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다. 전작의 경우 마치 영화와 같은 서사구조와 상상력을 가지고 있는데-이게 '씨네마틱' 오케스트라와 해서 그렇다는 얘기가 아니라-, 본 작에서도 다채로운 색깔을 드러내면서 특유의 서사를 가지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 엿보인다. 좀 자주 나오는 뻔한 표현 좀 쓰자면 섬세하면서도 강력하고 무엇보다도 로맨틱하다.

Science Fiction-Double Feature
패트릭 왓슨 본인은 자신의 음악을 'SF 포크'라고 칭하곤 했다. 음악은 마치 인간이 살지 않는 어딘가의 외로운 행성에 있는 유원지가 연상되곤 한다. 이 비유가 [요리왕 비룡]이나 [따끈따끈 베이커리] 따위에 나오는 표현처럼 받아들여질 수도 있겠는데 나 혼자 이렇게 생각하는게 아니었으면 한다. 아무튼 이상하게 매혹적이고 외로우면서도 사람을 끌어들이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패트릭 왓슨의 위키피디아 페이지를 빡 띄어보면 모 러퍼스 웨인라잇(Rufus Wainwright)나 일전에 언급했던 제프 버클리의 이름 정도는 노말하게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외에 언급된 닉 드레이크(Nick Drake)와 핑크 플로이드(Pionk Floyd)의 갭은 도대체 어떻게 뛰어넘게 되는 건지가 좀 의문스럽다. 캬바레 팝과 클래시컬 뮤직에 영향받은 인디록이라면, 거기다가 약간의 실험성마저 겸비했다면 나름 한국인이 좋아하는 백화점식 진열을 가진 앨범인 셈이다.

전작보다는 팝적인 센스가 약간 줄었다. 대신 그 빈공간에는 패트릭 왓슨의 야심으로 가득채워져 있다. 정말 욕심이 많고 이것저것 다해보려는 듯 보인다. 자신의 나라에서 인지도도 얻고 돈도 좀 벌었겠다 막 지가 하고싶은 대로 사업을 확장하는-표현이 좀 이상하지만- 모양인데, 뮤지션에게 있어서는 충분히 바람직한 행동이다. 패트릭 왓슨의 음악에 백프로 동의하지는 못할지언정 나는 오히려 이런 것이 앞으로의 팝 음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니까 좀 맘대로 해도 된다는 얘기다. 왜냐면 지금은 21세기니깐. 완벽한데 지루하고 고루할 바에야 차라리 이상한걸 하고 말겠다. 아무튼 본 작은 다양한 곳에서 녹음됐고 실제로도 다채로운 모습들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 과거와 미래, 그리고 방구석과 우주공간이 미묘하게 겹친다. 참으로 이상한 데자뷰다.

한상철 (불사조 http://myspace.com/bulssaz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