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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da Hajimu (다케다 하지무) - Mo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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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da Hajimu’ 첫 번째 연주 앨범 『MoNo』
교감과 신뢰가 만들어낸 이상은 음악의 재해석 다케다 하지무의 피아노 연주집 'MoNo'
이제 아티스트라는 말이 전혀 낯설지 않은 이상은의 오랜 음악 동료이자 연주가인 다케다 하지무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이상은의 곡 아홉 개를 골라 피아노 연주 앨범을 발매했다. 이상은이 직접 제목을 붙인 'MONO'는 아티스트 이상은의 작곡가로서의 가치를 재발견함과 동시에, 국내에서 흔치 않은 대중적인 감상용 음악의 미학을 자랑한다.
■ 다케다 하지무, 이상은의 가장 오랜 동료
이상은의 무대를 눈 여겨 본 이라면 그녀의 옆에서 그림자처럼 조용히 연주하던 작지만 무게감 있는 그를 기억할 것이다. 15년 동안 이상은의 음악적 동료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그의 이름은 다케다 하지무. 1970년대 말부터 밴드 활동은 물론 카이 요시히로 등 유명 뮤지션의 세션으로 활동해 왔는데, 그의 음악 인생에 결정적 터닝 포인트가 된 건 1994년 이루어진 한국 아티스트 이상은과의 만남이다. 다케다 하지무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곡을 만드는 이상은의 작품을 보통의 악보로 옮겨 주고 오롯이 이상은의 머리 속에만 존재하는 비상한 음악을 손에 잡히는 음악으로 구체화시킨다. 다케다 하지무가 이상은의 음악사에서 중요하게 거론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도 한국 대중 음악의 명반으로 꼽히는 6집 <공무도하가>를 시작으로 15년간 이상은의 이름으로 발매된 전 앨범에 참여하고 있다. 테크닉을 넘어 교감과 소통, 신뢰가 있어 가능한 파트너십이었기에 다케다 하지무가 직접 고른 이상은의 곡을 그가 피아노 한 대로 연주해 낸 앨범 'MONO'는 이상은의 음악을 사랑한 이들에게 큰 의미로 다가갈 것이다.
■ 작곡가 이상은의 재발견
'MONO'가 이상은의 음악사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될 또 하나의 포인트는 작곡가로서 이상은을 새롭게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음유 시인'이라고 불리 울 정도로 시적인 가사가 그의 음악을 설명하는 키워드였던 것을 감안하면, 가사가 빠진 이상은의 음악은 상상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자신의 세계관이 담긴 가사가 이상은 음악의 첫 번째 가치라면, 이제 앨범마다 조금씩 다른 색깔로, 포크부터 일렉트로니카와의 결합까지 새로운 시도를 해왔던 ‘곡’으로서의 가치를 볼 때이다.
다케다 하지무의 손을 거쳐 연주곡으로 재탄생된 'MONO'의 수록곡들은 가사를 닫고도 곡으로서의 음악을 들을 기회를 준다. 전주와 반주가 조금 길어져 연주곡으로서의 정체성을 조금 강조한 것 외에는, 되도록 편곡을 배제하고 멜로디 자체를 연주로 들려주고 있어, 듣는 이들에게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 주는 감상용 음악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상은의 팬들에게는 연주를 듣는 것과 동시에 가사가 떠오를 정도로 원형을 해치지 않는 것이 이번 앨범의 가장 큰 특징이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가사가 없는 연주곡의 형태로도 아홉 곡 모두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감상용 음악으로 재탄생된 연주 앨범 'MONO'은 이상은의 음악이 왜 종종 ‘월드 뮤직’의 범주 안에서 설명되는지 귀로 체험하게 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