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투오 (H2o) - 3집 / 오늘 나는 (보너스 싱글 CD) [재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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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준, 강기영, 김민기 등 수퍼 멤버들로 구성되었던 밴드 H2O의 93년 작 [오늘 나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들을 담은 모던 록 스타일의 음악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다. '역사상 저주받은 걸작 1호'(음악평론가/공연기획자 박준흠)
H2O의 3집인 [오늘 나는]은 80년대부터 활동해온 헤비록 뮤지션 작품들 중에서의 정점이다. 즉, 록밴드의 사운드 측면에서 보면 1981년 작은거인 2집으로부터 시작된 연주와 녹음에서의 참신성은 이전과는 확연히 구분되고, 그 음반 이전과 이후는 록뮤지션 세대교체의 분수령이라 할 수 있는데, 작은거인 2집 이래의 ‘완결판’이 바로 본 앨범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당대의 모던한 록’을 하고 싶어 했는데, 이는 ‘현재 트렌드의 록음악’을 의미한다. 80년대 중반․후반에는 전세계적으로도 ‘팝메틀’이 활황기를 맞았고, 한국에서도 늦게나마 헤비메틀이 시작된 시기여서 헤비메틀은 무척 신선한 음악장르였다. 하지만 90년대 들어서서 얼터너티브록이 주도권을 쥐면서 헤비메틀은 주류에서 밀려났는데, 한국에서는 ‘죽은 자식 XX만지 듯’ 시대상황에 대한 자각이 별로 없었고, 심지어 민중음악 진영에서는 음악적인 외피로써 헤비메틀을 차용한 이스크라, 메이데이와 같은 밴드들이 등장하여 음악적인 넌센스를 보여주는 안타까움도 있었다. 그런 점에서 H2O의 ‘당대의 모던한 록’이란 음악방향성 설정은 남달랐다.
이들은 ‘새로운 음악’을 생각했지만, 음악적인 모델 안에 롤링 스톤즈와 같은 ‘클래식 록’밴드가 들어 있었다는 점은 장르적인 측면에서의 새로움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한국에서 간과되었으나 90년대 얼터너티브록의 기원인 개러지록(garage rock)을 염두한 세션에서의 ‘모던함’으로 이해하는 것이 빠를 것이다. 당시까지도 한국 헤비메틀씬에는 80년대 헤비메틀의 영향이 남아서 기타 연주에서도 ‘솔로 지향의 속주’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리듬 위주’의 연주를 위해서 카리스마에서 베이스를 연주했던 박현준을 기타리스트로 영입한 것만 보더라도 H2O의 다른 방향성을 짐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