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 - 임진모가 추천하는 명작 중의 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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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평론가 임진모가 추천하는 ‘명작 중의 명작’ V.A. (컴필레이션)
“’임진모가 추천하는 명작 시리즈’에서 엄선된 26곡의 불멸의 팝 명곡! 국내 최고의 음악 평론가가 강력 추천하는 곡들만 모았습니다!!”
에릭 클랩튼, 엘튼 존, 스팅, 스티비 원더, 마마스 앤 파파스, 익스트림, 리너드 스키너드, 무디 블루스, 제임스 브라운, 에이미 와인하우스, 펄프, 벨벳 언더그라운드, 더 후, 탐 웨이츠 , 위저, 카멜 등 '임진모가 추천하는 명작 시리즈'에서 엄선된 시대를 초월한 팝의 명곡 26곡 수록!
한 세기를 넘긴 대중음악 역사 속에 무수한 앨범들이 우리와 만났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보석처럼 빛나고 세월이 흘러도 가치가 흔들리지 않는 명작들이 있다. 젊음의 소리인 로큰롤만하더라도 55년의 역사를 쌓으며 우리 삶과 의식을 결정했던 그리고 지금도 결정하고 있는 빼어난 작품이 많다. ‘역사가 검증한 걸작들’이다. 그러한 앨범들을 몰라서 은연중 갖게 될 압박이 없지 않지만 명작들은 그래도 변함없는 우리 삶의 필수로서 정서의 풍요와 포만감을 제공해준다는 기대감을 예약한다. 막상 접하면 무한 환희가 있다.
여기의 곡들은 그러한 팝의 명작 속에 포함된 명곡들이다. 경이가 따로 없을 이 명곡들을 집대성한 컬렉션을 접하는 감동을 누리는 것 이상의 기쁨은 없다. 아마도 이 컴필레이션 앨범은 역사를 수놓은 명작들로 가는 지름길을 제공해줄 것이다. 팝의 역사를 찬란하게 수놓은 스물여섯 아티스트의 스물여섯의 보물이다. 각각의 노래들이 주는 매력에 빠지는 것이 먼저일 테지만 동시에 발표년도를 챙긴다면 온전하지는 않겠지만 팝의 역사로 들어갈 수 있는 소득도 생기리라고 확신한다. 청취 만족과 교양을 약속한다.
cd 1
1. 스팅(Sting) ‘Shape of my heart’(1993년)
전 세계 뮤지션의 로망이라고 할 스팅은 그룹 폴리스 시절 뿐 아니라 이후 솔로로도 천재적 팝 감각이 돋보이는 일련의 수작을 내놓았다. 1993년 [Ten Summoner's Tales]도 그중의 하나. ‘Fields of gold’와 함께 널리 애청된 이 곡은 영화 [레옹]의 마지막 장면에 삽입되어 싱글로 나오지 않았음에도 유명해졌다. 애상조 선율 미학의 극치!
2. 엘튼 존(Elton John) ‘Goodbye yellow brick road’(1973년)
키 작은 천재요, 존 레논도 무릎 꿇은 1970년대의 음악 영웅 엘튼 존이 내놓은 무수한 앨범 중 천재적 감각이 발한 앨범을 따진다면 단연 최고는 [Goodbye Yellow Brick Road]다. 타이틀인 이 곡과 같은 멜로디를 써낼 사람이 누가 있으랴. 가창력도 엘튼 존의 이력 가운데 최고의 순간을 과시한다. 빌보드 2위, 플래티넘(100만장 판매)에 빛나는 대박 곡.
3. 에릭 클랩튼(Eric Clapton) ‘Let it grow’(1974년)
실연의 고통과 약물중독에 찌든 처절한 상황에서 재생 의지로 만든 앨범 [461 Ocean Boulevard]의 숨은 보석. 절정에서 점차적으로 고조되는 주술적 기타연주로 한편의 환상을 제공하는 솜씨는 가히 ‘기타의 신’이란 수식답다. 자신에게 딱지를 놓았지만 패티 보이드를 향한 사랑이 커나가기를 기도하는 절절함이 아니면 이런 연주는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4. 마마스 앤 파파스(The Mamas & The Papas) ‘California dreamin'’(1966년)
비틀스를 위시한 영국 그룹들에 철저히 눌린 미국 음악계는 마마스 앤 파파스가 이 데뷔 싱글과 함께 등장하면서 조금이나마 자존심을 회복했다. 미국 기성가치에 반기를 든 히피의 찬가로 사랑받았지만 단 한번 들어도 귀에 박히는 빼어난 선율로 히피세대에 낭만을 제공했다.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에 삽입되어 1990년대 중반 국내에 다시 널리 애청되었다.
5. 월플라워스(Wallflowers) ‘One headlight’(1996년)
잊을 수 없는 1990년대 록의 명곡이다. 그런지와 펑크와는 달리, 블루스 컨트리 포크의 요소가 혼재한 이른바 루츠(Roots) 록의 트렌드를 견인하며 전파를 잠식했고 그래미상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당대 청춘이 앓은 고통, 좌절, 갈등이 퍼져 있지만 결코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앨범 [Bringing Down The Horse]에 수록되어 있다.
6. 위저(Weezer) ‘Buddy Holly’(1994년)
흔히 블루 앨범으로 통하는 1994년의 [Weezer]는 1990년대 펑크와 그런지 붐 속에서 밴드들이 놓치기 쉬웠던 개성을 담보해낸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이후 이 그룹은 내놓은 앨범마다 록 대중과 마니아의 동시 사랑을 누렸다. 매혹적인 선율을 지닌 이 곡은 파워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패자와 약자를 바라본 1990년대 정서를 잃지 않고 있다.
7. 익스트림(Extreme) ‘More Than Words’(1991년)
너바나의 그런지 공습이 있기 전까지 록의 대세는 세기와 파워를 공유한 메탈의 것이었다. 밴드 익스트림은 하지만 메탈 지향에 머물지 않고 탁월한 연주력을 바탕으로 발라드, 재즈 등 ‘멀티 장르’에 도전하며 탁월한 크로스오버를 꾸려냈다. 전미 차트 정상에 빛나는 이 곡은 이후 그런지 록에 부재한 발라드 선율 덕분에 오랫동안 리퀘스트를 받았다.
8. 리너드 스키너드(Lynyrd Skynyrd) ‘Free Bird’(1973년)
서던 록 그룹 레너드 스키너드의 대표작이자 두말할 필요 없는 록의 영원한 송가. 알렌 콜린스, 개리 로싱턴, 에드 킹 세 명이 빚어내는 일렉트릭 기타 록 하모니는 한번 들어도 잊을 수 없다. 환상적 쓰리 기타 시스템! 올맨 브라더스 밴드의 듀언 올맨 죽음에 헌정한 곡이지만 이들은 올맨 브라더스와는 다른 흥겨운 서던 록 부기를 창조했다.
9. 무디 블루스(Moody Blues) ‘Nights in white satin’(1967년)
1960년대에 록이 클래식과의 경계선을 넘기는 쉽지 않았다. 무디 블루스의 앨범 [Days Of Future Passed]는 이질적인 두 음악의 융합을 이끌어낸 기념비적 작품으로 프로그레시브의 시작으로 기억된다. 이 곡은 앨범 발표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하다가 1972년 싱글로 나와 전미차트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단순한 록으로는 맛볼 수 없는 장대함이 있다.
10. 벨벳 언더그라운드 & 니코(Velvet Underground & Nico) ‘Sunday morning’(1967년)
우리가 흔히 말하는 언더그라운드의 효시. 비틀스가 천하를 호령하던 시절, 벨벳 언더그라운드는 여성가수 니코와 함께 당대의 청취패턴을 유린하는 안티 성향의 음악을 담은 앨범 [The Velvet Underground & Nico]로 마니아 시선을 언더로 향하게 만들었다. 이 곡은 앨범의 기조와는 사뭇 다른 상큼한 멜로디로 전파의 꾸준한 선택을 받았다.
11. 페어포트 컨벤션(Fairport Convention) ‘Farewell, farewell’(1969년)
우리는 미국 포크만을 알지만 영국 포크는 차별화된 색감과 정서를 소유하고 있다. 리처드 톰슨, 애쉴리 허친스, 샌디 데니 등 걸출한 뮤지션이 모인 페어포트 컨벤션은 사색적, 탐미적인 영국 포크의 진수를 전한 그룹. 이 곡은 영국 포크 록의 결정적인 앨범으로 손꼽히는 1969년 말의 [Liege And Lief]에 수록되어있으며, 샌디 데니의 처연한 보컬이 일품.
12. 탐 웨이츠(Tom Waits) ‘Time’(1985년)
술과 담배 연기로 찌든 도시 뒷골목 카페의 미학을 표현 영역으로 삼은 탐 웨이츠는 비트 시인으로 불린다. 술주정하는 듯 걸걸한 목소리, 소음을 화음으로 바꾸는 괴팍한 편성은 그만의 것이다. 세상사의 덧없음을 묘사한 이 곡은 자신이 프로듀스한 1985년의 명작 [Rain Dogs]에 수록되어 있다. 이런 스타일의 노래는 그 외에 아무도 할 수가 없다.
CD 2
1.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My cherie amour’(1969년)
멜로디면 멜로디, 리듬이면 리듬, 화성이면 화성. 대중적 차원에서든 음악성에든 대중음악의 모든 것을 정복하며 꼭짓점에 오른 인물이 ‘위대한 천재’ 스티비 원더다. 연인에게 바치는 영원한 사랑노래로 지금도 전파를 타는 이 곡은 멜로디 부분의 걸작. 선율을 목에 밀착시켜 끌어가는 그의 보컬도 탁월하기 그지없다. 1969년 동명의 앨범에 수록되어 있다.
2.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 ‘Try me’(1962년)
록 전문지 ‘롤링스톤’의 표현에 따르면 ‘아마도 지금까지 레코딩된 가장 위대한 라이브 앨범’인 [Live At The Apollo]는 가창과 연주의 흥취가 압권이다. 레코드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라이브 취입을 강행해서 얻어낸 성과로 이후 그는 ‘소울의 대부’라는 영예로운 칭호를 얻었다. 한음 한음에 감정과 악센트를 실어내며 넋을 빼는 느린 소울 곡이다.
3. 데릭 앤 더 도미노스(Derek & The Dominos) ‘Bell bottom blues’(1970년)
비틀스 조지 해리슨의 아내 패티 보이드에 연정을 품었지만 비참하게 거부당한 에릭 클랩튼은 데릭 앤 더 도미노스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세기에 빛나는 록 클래식 ‘Layla’를 주조해낸다. 앨범 [Layla & Other Assorted Love Songs]에 수록된 이 곡 또한 패티 보이드에 바치는 곡이다. ‘만약 내가 죽을 곳을 선택할 수 있다면/ 그것은 당신의 팔이 될 거야...’
4. 올맨 브라더스 밴드(Allman Brothers Band) ‘Stormy Monday’(1971년)
올맨 브라더스 밴드가 뉴욕 소재의 록 전문공연장 필모어 이스트에서 한 공연 실황을 담은 [Live At The Fillmore East]는 라이브의 명반이다. 슬라이드 기타의 명인 듀언 올맨은 이 공연 7개월 후 스물넷에 요절했다. 가스펠과 블루스가 물씬한 미국 남부의 록을 가리키는 서던 록의 정체가 여기 있다. 티 본 워커의 블루스 넘버를 재해석한 곡.
5. 프리(Free) ‘Don't say you love me’(1970년)
프리는 1960년대 말과 1970년대 초반 록의 대세였던 헤비 블루스를 구사하지만 좀 더 팝적으로 표현할 줄 알았다. 이런 곡이 있었기에 나중 블루스 기반의 팝록 그룹 플리트우드 맥이나 포리너가 출현했다고 볼 수 있다. 프리의 명반 [Fire & Water]에 수록된 곡으로 당대에 ‘목소리’라는 칭송을 받은 폴 로저스의 노래는 블루스 ‘정통’ 보컬로 기억된다.
6. 펄프(Pulp) ‘Common people’(1996년)
1996년에 발표된 앨범 [Different Class]로 영국의 고참 밴드 펄프는 브릿팝 대열에서 우뚝 선 존재가 됐다. 앨범의 강력한 싱글인 ‘Common people’은 엄격한 신분사회인 영국에서 ‘보통사람의 찬가’로 당대 탈(脫) 위계와 반(反) 차등을 외치던 젊음으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획득했다. ‘브릿 팝 미학의 완벽한 캡슐화!’
7. 더 후(The Who) ‘Baba O'Riley’(1971년)
거친 록 편성에 신시사이저를 입혀 1970년대 록의 물꼬를 새롭게 튼 명작 [Who's Next]에 수록된 곡. 무그 신시사이저 사운드가 전편을 수놓으며 록은 언제나 실험과 도전을 키워드로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각인시킨다. ‘미드’ 열풍을 야기한 [CSI]의 테마 곡으로 쓰이면서 그들을 몰랐던 새 천년 세대와의 소통에도 성공했다.
8. 비스티 보이스(Beastie Boys) ‘No sleep till Brooklyn’(1986년)
1980년대 팝 인구는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이 나오기 훨씬 전에 이미 랩과 메탈이 융합된 이른바 하드코어 음악의 존재를 알았다. 1986년 앨범 [Licensed To Ill]는 비스티 보이스를 이 부문 원조로 부상시킨 역작이다. 노이즈가 가득한 이 곡은 ‘Fight for your right(to party!)’, ‘Brass monkey’, ‘Girls’와 함께 앨범에서 사랑받은 골든 레퍼토리.
9. 소닉 유스(Sonic Youth) ‘Candle’(1988년)
1980년대 미국의 언더그라운드를 대표하는 그룹으로 나중 ‘그런지 키드’ 너바나의 롤 모델이 되기도 했다. 소음을 예술성으로 끌어올린 소닉 유스의 1988년 앨범 [Daydream Nation]은 평단에서 명반을 꼽을 때마다 빠지지 않는 작품이다. 앨범 커버의 촛불과 상통하는 이 곡은 ‘Teen age riot’, ‘Total trash’와 함께 앨범과 그룹의 지향을 축약하는 곡이다.
10. 마빈 게이(Marvin Gaye) ‘What's going on’(1971년)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모타운 레코드사가 배출한 무수한 영웅 가운데에서도 마빈 게이는 제일가는 슈퍼스타. 그는 1971년 왜곡된 세상을 바라보는 메시지와 앞서가는 사운드로 역사적인 앨범 [What's Going On]을 만들어냈다. 후대의 힙합 아티스트들에게도 영감을 준 명작. 타이틀곡인 이 노래 또한 역사를 써낸 명곡이다. 빌보드 2위.
11. 샘 쿡(Sam Cooke) ‘You send me’(1957년)
소울의 창조자로 일컬어지는 샘 쿡은 소울이 가스펠에서 대중적으로 진화한 장르라는 것을 증명한 인물이다. 흑인 아레사 프랭클린, 백인 로드 스튜어트 등 무수한 후대 가수들이 그로부터 가창 방식과 영감을 얻었다. 1957년 전미차트 정상을 차지한 이 곡 역시 가스펠보다는 대중적 소울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귀를 휘감는 벨벳 보이스가 따로 없다.
12. 더스티 스프링필드(Dusty Springfield) ‘Just one smile’(1969년)
‘The look of love’로 유명한 더스티 스프링필드는 미국의 소울과는 맛이 다른 영국 소울을 들려준 여가수. 직접 미국 멤피스로 날아가 취입한 앨범 [Dusty In Memphis]는 미국 소울가수가 구사하지 못한 스탠더드 팝을 소울에 융화한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랜디 뉴먼이 쓴 이 곡 하나로도 그가 에이미 와인하우스와 더피의 엄마 격 존재임을 알 수 있다.
13.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 ‘Love is a losing game’(2007년)
에이미 와인하우스는 지금의 소리가 아닌 40년 전 낡은 패턴의 소리를 가지고 2007년의 세계 음악시장을 강타했다. ‘빈티지 소울’. 기념비라고 할 [Back To Black] 앨범에서 ‘Rehab’, ‘You know I'm no good’, ‘Tears dry on their own’에 이어 발표한 이 곡은 구슬픈 선율로 이전 싱글들과는 품이 다른 매력을 전했다.
14. 카멜(Camel) ‘Long Goodbyes’(1984년)
때로 미국 시장의 흐름과 무관하게 우리가 찾아내고 사랑한 노래들이 있다. 영국의 아트 록 그룹 카멜이 1984년에 내놓은 앨범 [Stationary Traveller]는 특유의 서정성으로 오랫동안 우리의 청감각과 소통했다. 앨범에서 이 곡이 준 감동은 잊을 수 없다. 1990년대 펑크와 그런지가 오기 전까지 우리는 확실히 메탈 아니면 압도적 선율의 아트 록에 열광했다.
임진모 (www.iz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