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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 - 1집 / 기상시간은 정해져있다 (재발매)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을 지향하는 붕가붕가레코드 공장제대형음반 No. 2
2005년 첫 발매해 이후 3년 만의 재발매!

"우리는 이들의 노래를 우리 세대의 구전가요라 일컫겠다" - 쌍문동 K군

본 음반의 요소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통기타 포크
② 스트레이트한 로큰롤
③ 백수 정서
④ 통기타 하드코어
⑤ 말장난 개그
⑥ 나른한 러브송
⑦ 일렉트로비트
⑧ 블루스적 즉흥성

무엇보다 이들을 이루는 것은 8할이 즉흥이다. 2003년 겨울, 유머를 사랑하는 청년들이었던 이기타와 장기하가 "내가 쓴 노래를 가지고 공연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여 목말라를 끌어들여 일시적인 프로젝트를 구성했던 것도 그렇고, 우연히 지나가다 본 신문 기사의 제목이 그럴 듯 해 청년실업이라는 이름을 지은 순간에도 그랬다. 이들의 조합이 공연에서 발휘하는 화학 작용이 생각보다 괜찮다 싶었고 마침 갖고 있는 곡들도 여러 있었는데, 마침 2005년 봄에 주위 사람들이 음반사랍시고 붕가붕가레코드를 만든 참에 "음반이나 내보자"고 결정한 것도 마찬가지로 즉흥적인 결정이었다.

그렇게 한달, PC 기반 초소형음향실 '몽키바란스'에서 꽤나 착실하게 초쾌속으로 작업하였고, 2005년 5월 보무도 당당하게 음반을 냈다. 그렇다고 막나가고자 하는 심뽀는 아니었다. 스타일 같은 것 이전에 노래하고픈 것이 있었고 때마침 통기타와 저예산 레코딩 기술과 값싼 리버브가 있었던 것이다. 급하게 혹은 일부러 막 작업한 면이 있어 노래나 연주 같은 것이 썩 잘 된 편은 아니나 그래도 세 명을 합쳐 도합 20여 년에 달하는 연주 경력은 괜한 것이 아니라 완전 안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분명 장점이 있다. 이만큼 단순하고 진솔한 노래를 듣는 것도 요새 풍조를 생각해보면 정말 오랜만 일 테다.

그래서 당시에는 국지적으로나마 열렬한 반응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공연도 여러 번 하고, 라디에도 나왔고, 기타 조율을 잊기도 했지만 관객들은 좋아했다. 초판 500장도 얼마 지나지 않아 동이 났다. 계속 했으면 좋았을 테지만, 장기하가 군대를 갔다. 그러고선 객원 멤버로 밴드 '눈뜨고 코베인'의 깜악귀를 끌어들여 2006년 봄 수공업 소형음반 「착각」을 내놨지만 뭔가 유야무야 되는 분위기였다. 아무래도 잊혀지나 보다 싶었다.

이렇게 잊혀질 음반이 3년 반이나 지나서 이렇게 재발매를 이르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상업적인 의도. 멤버 중 1인인 장기하가 결성한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이 여기저기서 꽤나 성공하는 것 같다 싶자, 냉큼 그에 편승해서 돈을 벌어보자는 심뽀인 것이다. "이미 멤버 중 2인이 취업을 했는데 무슨 청년실업이냐?"는 비판도, 어떻게든 다음 음반 낼 돈을 벌어야 하는 초저예산 음반사에게는 별다른 의미를 갖지 못하는 것이다. 사실 애초부터 실업자들은 아니었잖아?

이런 식의 냄새 나는 의도에도 불구하고 어찌됐든 굳이 뭔가 의미를 찾자면, 이들의 노래가 독자적인 정서를 품고 있고, 그게 지금의 청자들에게 분명 어떠한 호소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일상에 대한 유머러스한 스케치로부터 무의미와 4차원을 넘나드는 이들의 노래는, 얼핏 들으면 장난 같지만 썩소 날리고 돌아서보면 가슴에 뭔가를 짠하게 남긴다. 장난 같지만 진지하고 쉽다 싶지만 어렵다. 겉으로는 단순하나 속으로는 복잡해서는 아주 곪아터질 것 같은 요 근래 청춘들이 이들의 노래 중에 듣는 순간부터 따라 부르고 싶은 것 한 두 개를 쉽게 찾아내는 것도 결국 이런 것 때문일 것이다. 이런 식으로, 청년실업의 노래는 우리 세대의 구전가요다.

주요 수록곡 소개

1. 쓸데없이 보냈네 (작사/작곡 목말라 편곡 청년실업)

바쁘지만 쓸 데는 없는 일상의 아이러니가 물씬 배어 있는, 청년실업의 테마 같은 노래다. 펑크 록스러운 기본 3화음 구성에 아무렇게나 노래를 부르고 있음에도 거칠다기 보다는 귀엽다고 느껴지는 건 역시 가사가 담고 있는 능청스러움 때문인 듯. 방바닥을 닦다가 나도 모르게 한참 동안 울어버리는 대목에 이르면 눈물이 핑 돌기도 한다.

3. 기상시간은 정해져 있다 (작사/작곡/편곡 장기하)

본 음반의 타이틀 곡. 노래를 만든 장기하 본인의 평에 따르자면 '2분에 못 미치는 짧은 시간 안에 있을 건 다 있는 노래'라고. 산울림의 영향을 짙게 받은 스트레이트 로큰롤. 강렬한 도입부터 후렴까지 채우는 '기상시간은 정해져 있다'는 것은 "근래에 나온 것 중 가장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아니겠느냐"는 평가를 받고 있다.

4. 어려워 (작사/작곡/편곡 장기하)

노래 같이 말하고 말 같이 노래하는 장기하 특유의 스타일이 잘 드러나는 노래. 박자감 넘치는 기타 연주도 일품이지만, '안 좋은 거 알지만 안 하기는 어렵다'는 일상에 관한 통찰이 무엇보다도 돋보인다.

7. 미토?드리아 (작사/작곡 이기타 편곡 깜악귀)

'…리아'라는 각운으로 미토콘드리아에 소말리아와 알렉산드리아를 가져다 붙이는 전혀 말이 안 되는 내용에 심지어 마지막에 나레이션으로 존 레논의 imagine을 인용하는 것은 뻔뻔스럽다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래 내내 물씬 풍기는 서정성은 경이에 가깝다. 바로 이것이 이기타다.

11. 포크레인 (작사/작곡 이기타 편곡 깜악귀)

'그대는 내 마음 속에 포크레인. 내 마음을 삽질하는 포크레인'이라는 첫 부분을 듣고 웃지 않으면 당신의 유머 감각을 의심을 가져봐야 한다. 본 음반에서 가장 대중성 있는 사랑 노래로 일컬어지며, 중간부의 사이키델릭한 부분이 백미.

13. 이 세상은 지옥이다 (작사/작곡/편곡 목말라)

공격적인 드럼 비트에 강렬한 전기기타가 쓰인, 청년실업의 노래 중에서 가장 이색적인 노래. 품고 있는 정서도 노골적으로 공격적이다. 가만 누워 TV를 보고 있는 일상에서 아버지의 말에 대한 회상, 그리고 이 세상은 지옥이다라는 외침으로 이어지는 노래의 구성을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갑자기 머리가 쭈뼛 서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필청 추천 노래.

글쓴이 / 곰사장 (붕가붕가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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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가붕가레코드의 '공장제대형음반' 시리즈란?

붕가붕가레코드의 독자적인 음반 형태인 '수공업 소형음반'을 통해 어느 정도 경험과 지명도를 확보한 이들에게 더 많은 대중들과의 만남을 주선하기 위해 고안해 낸 형식이 바로 '공장제 대형음반'이다. 말이 고안해 낸 것잉지, 사실 일반적으로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음반과 별반 다를 것은 없다. 어쨌든 "얇고 길게 간다고 하더라도 굵게 가야할 때도 언젠가는 생기는 법이다."는 철학 아래 되겠다 싶은 음반을 기계의 힘으로 대량생산한다. 현재까지 No. 1 관악청년포크협의회의 '꽃무늬일회용휴지/유통기한', No. 2 청년실업의 '기상시간은 정해져있다', 그리고 No.3 브로콜리 너마저의 '앵콜요청금지'가 출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