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반갑습니다.

리스뮤직

카테고리 검색

상품검색

수량
총 상품금액 20,500

상품상세설명

Andrea Bocelli - Special Deluxe Sound & Vision Edition (2CD+1DVD)
투스카니의 푸른 하늘 같은 목소리, 아주 특별한 ‘보첼리’

90년대의 음악의 필연적 요구-보첼리

보첼리가 등장할 무렵의 90년대 중반 세계음악시장은 목하 크로스오버에의 다양한 접근, 혹은 음악시장 전체가 얼터너티브라는 ‘고도’를 기다리고 있었던 시절로 기억된다. 팝음악은 테크노와 힙합의 득세 속에서 뉴웨이브 이래 또 다시 위상이 크게 흔들린 록음악 교과서를 들여다 보며 비틀즈, 이글스와 같은 ‘건질만한’ 샘플들을 찾느라 부산했고, 클래식시장 역시 마에스트로, 비르투오조가 퇴조하는 가운데 대편성위주의 녹음을 자제하고 보편적인 솔로연주자위주의 커플링으로부터 재즈나 월드와 제휴하거나 아예 과감한 장르 뛰어넘기에 이르기까지 기발한 전략들이 시도되고 있었다. 특히 클래식의 경우, 레코딩이 시작된 이래 약 100년 가까이 고도를 낮출 일이 없던 고공비행이 난기류를 맞아 손님들을 나눠 싣기에 부산할 무렵이었다고 할 만큼 이제는 무언가 대중들의 트랜드에 정면으로 대응해야 하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안드레아 보첼리의 등장은 몇가지 점에서 필연적인 상황이 만들어 준, 시체말로 ‘시대적 요구가 발현된 현상’이었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았다면 단순히 콤플렉스를 극복한 인간승리라는 전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묻혀갈 수도 있었던 음악이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상기와 같은 상황에서의 보컬리스트 보첼리의 등장은 구태의연한 클래식의 대중화작업이 아니라, 지난 수백년간 이어져 내려온 이탈리아 아리아의 새로운 해석이었는데, 굳이 벨칸토와 같은 억지춘양식 화제성을 들이대지 않아도 이탈리아의 청명한 하늘 같은 그의 목소리는 충분히 매력적이어서 그가 부르면 클래식 되기도 하고 팝이 되기도 했다. 인위적으로 구성된 흔한 장르만들기의 경우와는 달리, 그의 음악에는 독창성이 인정되고 일반인과 전문음악인을 막론하고 수많은 추종자들, 이른바 ‘보첼리안’(Bocellian)의 대열을 열거하기 시작했다.

팝과 클래식의 무의미한 정의내리기
음반매장에 가서 ‘보첼리’의 앨범을 찾는 일은 처음엔 난처할 지도 모른다. 클래식에서 ‘B-’ 로 시작하는 솔로 연주자를 찾아야 할 지, 아니면 팝에서 찾아야 할 지 확실치 않기 때문인데, 실제로 필자가 가보는 음반매장들마다 기준이 다른 경우가 많았다. 앨범별로 클래식과 팝을 나누어 둔 곳도 있다. 그래도 제품을 찾는 사람은 매장직원에게 질문을 하면 되지만, 자신이 매장운영자라면 더욱 난처할 것이다. 보첼리를 어느 곳에 배치해야 할까? 보첼리는 지금까지 클래식앨범 4타이틀, 팝앨범 3타이틀을 발매했다. 그의 음악사에 분수령이 되는 메이저 데뷔앨범 ‘로만차’(Romanza)는 성격상 팝앨범에 가까우나 필립스 클래식에서 발매되었다. 편의상 그의 음악을 앨범별로 클래식앨범과 팝앨범으로 나누어 발매하고 있는데, 원곡 특히 클래식곡에 대한 정보가 적은 청취자라면 아마 거의 같은 음악으로 들릴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보첼리의 음악스타일에는 일관성이 있고, 굳이 장르에 따른 변신을 하지 않는다. 아마도 시간이 많이 지난 이후의 시점에서 보면 지금의 팝과 클래식의 구분은 더욱 모호해질 것이다. 좀더 가까운 거리에서 그의 활동영역을 살펴보면 그 경계는 더욱 쉽게 무너져 버린다. 정명훈이나 메타, 마젤와 같은 대지휘자와 협연해서 라보엠이나 토스카의 프리모우모가 되어 정식 클래식 레코딩을 하는가 하면, 주케로나 스팅, 보노, 사라 브라이트만, 셀린 디온, 그리고 알 쟈로 같은 뮤지션들과 한 무대에 서기도 한다. 이전에도 클래식 음악가의 이런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니다. 도밍고가 부른 존 덴버의 노래들이 그 독특함을 인정받아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고, 파바로티가 남긴 ‘카루소’와 같은 불세출의 명 크로스오버 또한 영원할 것이다. 잠시 생각해보니 우리나라엔 ‘향수’를 부른 박인수교수가 있다. 하지만, 기본성향의 범주내에서 시도되어 세인들로서는 여전히 ‘클래식음악가’라는 인식의 틀 속에서 이루어진 작업들이었다. 하지만, 보첼리가 노래를 시작하면, 장르의 범주를 벗어나서 얘기가 시작된다.

투스카니 산골의 소년, 전세계 음악시장을 석권하기까지…
투스카니(이탈리아어로 ‘토스카나’)가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것은 아마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행 수필기 ‘먼 북소리’로 부터가 아닐까 짐작을 해보는데(인터넷에서 투스카니를 검색하면 온통 자동차튜닝기만 뜬다), 이 책에서 그는 로마, 베니스와 같은 국민여행지를 접어두고 투스카니를 일컬어 ‘오래 머물기에 가장 좋은 곳’이라고 했다. 보첼리는 이탈리아 북부에 있는 바로 이 투스카니지방의 농가에서 태어났고 공교롭게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나이 즉, ‘58년 개띠’이다. 농촌출신이라는 점, 그리고 우리나라의 70-80년대 이농현상을 주도했던 세대와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을 알고 나면 그에게서 공감대가 하나 더 추가될 것이다. 사실, 그의 외모에서는 정장광고에 등장하는 다른 이탈리아인들에서 종종 느끼는 이질감은 비교적 덜한 편이다. 쉽게 말해서 부담이 덜한 인상에서 친근감을 느낄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보첼리는 원래 어린 시절부터 시력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만 아니었더라면 12세라는 어린 나이에 실명이라는 극단의 비운으로까지 몰아가지는 않았을 지도 모른다. 여하튼 그는 유년시절 이래의 꿈이었던 ‘가수’가 되기 이전까지 변호사생활까지 하며 법학도로서의 인생을 개척하기도 했었다. 어느 입지전적인 인물에게나 그렇듯 그에게도 가수의 꿈을 이어갈 수 있게 해 준 중요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 첫 번째는 놀랍게도 전설의 테너 프랑코 코렐리이다. 언뜻 프랑코 코렐리가 아직 생존해 있었는지를 헤아려 보거나, 보첼리와 연계되는 인물로서 매칭이 잘 되지 않는다고 느낄 지도 모른다. 여하튼 보첼리는 프랑코 코렐리에게서 노래를 배우며 분명히 기술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의 기회를 다졌을 것으로 보인다. 여담이지만, 필자는 토스카를 직접 관전하기 이전까지 음반에서 프랑코 코렐리가 부르는 ‘별은 빛나건만’을 듣고 비로소 극중의 상황이 무언가 ‘큰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파바로티의 소노리티는 언제나처럼 강렬하고 드라마틱하지만 코렐리의 절도있는 리리시즘은 시청자를 서서히 젖어들게 만드는데, 보첼리에게도 분명 그의 문하생으로서의 분위기가 어딘가 서려있는 듯 하다.

또 하나의 인도자는 바로 이탈리아의 국민가수 ‘주케로’이다. 1992년 주케로가 U2의 보노와 공동작곡한 ‘Miserere’의 녹음을 위해 개최한 오디션에 보첼리가 합격했으며, 다시 한 번 그의 생애에 번개를 치듯, ‘파바로티’라는 거인과 듀엣이 되는 기회가 찾아왔다. 그 결과는 주케로와 파바로티에게 대단히 만족스러웠고, 이로 인해 보첼리는 그로부터 2년 후 모데나에서 개최된 파바로티 페스티벌에 게스트로 참석하는 기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 페스티벌에서 이제는 녹음이 아닌 실황으로 만인 앞에서 파바로티와 듀엣공연을 하게 되는 영광을 맞이했으며 이 공연 이후 그에게는 탄탄대로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94년부터 96년에 걸쳐 그는 세 장의 연작앨범을 발표하며 그의 목소리를 유럽시장에 널리 알리기 시작했다. 이 앨범들은 주로 오페라 아리아와 이탈리아 민요를 담고 있으며, 특히 두번째 앨범은 이탈리아에서만 100만장의 판매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그의 이름이 세계시장에 알려진 것은 97년에 발표한 기념비적인 앨범 ‘로만차(Romanza)’로 부터이다. 이 앨범을 보첼리의 데뷔앨범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로 만인취향의 선곡과 사라 브라이트만이라는 불세출의 뮤지컬스타를 등장시키며 세계시장을 두드렸다. 특히 이미 두번 째 앨범이 나오기 이전에 알려졌던 싱글 ‘Time To Say Good bye’는 독일의 한 복싱선수 은퇴무대에 울려퍼지면서 일약 세계전역으로 그의 목소리를 확산되는 데 결정적인 기회가 되었다.

듣고 보는 보첼리음악의 장관 – ‘스페셜 디럭스 사운드 앤 비전’
본 패키지는 보첼리를 대표하는 팝앨범 2편(‘Sogno’, ‘Cieli Di Toscana’)과 DVD 한편(‘Tuscan Skies’)으로 구성되어 있다. ‘Sogno’는 그 이전까지의 앨범에서 대별되던 이탈리아민요나 크로스오버풍에서 탈피한 본격적인 첫 번째 팝앨범으로 기록된다. 특히 ‘Sogno’에 수록된 싱글 ‘Mai Piu’ Cosi’ Lontano’는 앨범이 발매되었던 2000년 무렵, ‘결혼할까요’라는 국내 오락프로그램에서 자신을 만나러 나와있을 지 모를 여인을 만나러 가는 남자의, 긴장되고 묘한 흥분을 자아내는 장면의 배경음악으로 쓰이면서 ‘Time To Say Good bye’이래 최대의 화제작으로서 보첼리의 인기를 이어가는 훌륭한 가교역할을 해냈다. 본 앨범 ‘Sogno’는 전세계적으로 천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그해 그래미 시상식에서 보첼리를 ‘베스트 뉴 아티스트’ 후보에 올려 놓았다. 타지역 아티스트에 대해 배타적이고도 인색한 빌보드에서도 4위에 오르면서 돌연 이전에 발표된 4개의 앨범들까지 동시에 빌보드차트 내로 끌어들이는 견인차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보첼리의 앨범 중에서 가장 큰 공신으로 기록되지 않을까 싶다. 이런 앨범차원의 화제성을 차치하고라도 본 앨범은 주옥 같은 곡들의 연속이다. 데이빗 포스터의 ‘The Prayer’는 셀린 디온이라는, 소위 당대 최고 ‘디바’의 노련미가 기여한 부분도 있겠지만, 이탈리아 산골 출신의 이 낯선 사내와 마치 오랜 호흡을 맞춰 온 듯 자연스러운 하모니를 일궈낸다. 셀린 디온이 이지적인 정서라 한다면, 엔니오 모리코네는 토속적, 목가적이다. 그의 작품 ‘Come Un Fiume Tu’에서는 같은 고향식구들끼리 염화시중의 미소라도 떠올리는 듯한 모습의 절묘한 하모니로 몰고 간다.

‘Cieli Di Toscana’는 ‘Sogno’이후 2타이틀의 클래식 앨범 작업을 마친 보첼리가 귀거래사라도 읊조리는 듯한 기분으로, 하지만 대단히 장중하고 큰 스케일로 자신의 고향을 노래하고 있는 고향 투스카니에 대한 헌정앨범이다. 간결하고 담담한 어조의 이탈리아어 가사로 된 본 앨범은 지극히 이탈리아적이어서 예상대로 미국시장에서는 CF배경음악 이외에는 전작 만큼의 큰 반향을 얻어내지는 못했지만(빌보드 앨범차트 11위 기록) 유럽시장은 불과 일주일 사이에 수백 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보첼리의 귀향을 환호했다. 첫 싱글 ‘Melodramma’에서 투스카니의 시릴 듯 푸른 하늘과 사운드만으로도 포도향 가득한 훈풍이라도 가득 안겨 줄 듯 2채널의 극한까지 광활한 스테이지를 펼쳐주는 장면은 이 앨범의 백미로 기록된다.

앨범과 동명타이틀, 하지만 영문(Tuscan Skies)으로 표기된 DVD는 소량 수입된 이래 팝부문에서 처음으로 국내에 배포되는 보첼리의 영상물이다. 오리지널은 16:9 화면과 DTS가 지원되는 다이나믹한 영상과 사운드는 투스카니를 가 본 적이 없어도, 보첼리의 음악을 처음 들어도 누구나 쉽게 매료될 만한 타이틀이었는데, 기존 포맷이 유지되는 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타이틀에서 짐작되듯이, 총 12곡의 수록곡 중에서 인트로와 추가트랙 한 곡을 제외한 10곡이 모두 CD 앨범에 수록된 타이틀들의 영상물이다. 본 타이틀을 시청하다 보면 투스카니의 광활한 풍광과 보첼리의 음성이 서로 닮아있었음을 비로소 느끼게 된다. 시청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보첼리의 음성이 땅의 음성이었고, 그 음성은 다시 투스카니의 하늘이 되어간다는 그런 감상을 스스로 만들어 내고 있을 것이다. 런던공연의 백스테이지 장면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오프닝에서, 두런두런 들려오는 보첼리의 내레이션도 대단히 또바기 그리고 정감있게 들려와서 인상적이다.

오페라가 별안간 국민오락이 되어가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열광하는 인구가 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굳이 최근의 사례가 아니더라도 TV드라마 곳곳에서 팝이나 가요 대신 오페라 아리아들이 갖가지 형태로 즐비하게 삽입되는 장면들에 우리는 언젠가부터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제목도 모르고 들어서 친숙해진 그 멜로디들, 영화나 음악이 귀족계급의 산물이던 시절 이래의 이질감을 많이도 연마시켜 온 대중화 노력의 결과라고 보이고, 그 매개체로서 보첼리와 같은 자연발생적 뮤지션들이 존재한다. 조금만 시대를 어긋나서 태어났더라도 지금과 같은 열광의 드라마는 어렵지 않았을까 짐작해 보지만, 같은 맥락에서 지금의 필연적인 연승가도는 당분간 해가 지지 않을 것 같다.

조만간 대한민국의 영토내에서 만날 지도 모르는 보첼리는, 음반시장의 불황이라는 말이 어색하게도 오늘도 세계에서 가장 분주한 일과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투스카니에는 정작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할 그보다 더 자주, 그의 목소리를 키워 낸 투스카니의 하늘을 원없이 느껴보고 싶다. 푸른 하늘 빛을 닮은 ‘제 4의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 그의 목소리에 축복 있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