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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ea Bocelli - Sentimen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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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에 전세계를 매료한 아이리쉬 태생 테너, 존 맥코맥(John McCormack)은 오페라 테너와 발라드 가수의 역할 두 가지를 골고루 이어갔다. 그 시대는 바이올린과 테너의 듀엣이 한창 유행하던 때였고, 20세기에 들어선 후 30년 동안 맥코맥은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 프리츠 크라이슬러(Fritz Kreisler)와 콤비를 이루며, 리사이틀과 녹음실에서 함께 작업하였다. 테너였던 나의 아버지도 이들의 대단한 팬으로 그 둘의 작업이 담긴 앨범을 수집하기도 하였다. 테너의 음색과(timbre)과 바이올린 색채의 매혹적인 퓨전이 나의 어린 시절을 채색하였으며, 내 나이 열 살에 나는 아버지가 부르는 토스티(Tosti), 도나우디(Donaudy), 그리고 그 외의 이탈리아의 클래식 가곡에 바이올린 오블리가토를 즉흥적으로 덧붙이기 시작하였다.
반 세기 동안, 내 마음 뒷편 어딘가에는 바이올린 오블리가토로 화려하게 수 놓았던 19세기와 20세기의 레퍼토리를 오케스트라로 편곡하고 싶은 생각이 만연했다.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elli)가 이 곡들을 노래하는 것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방치되어 있던 한 예술의 형태를 다시 부활시켜줄 바로 그 음색과 그 예술가를 발견한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우리는 보첼리의 토스티 노래에 바이올린 오블리가토 부분을 덧붙인 랩 세션을 가졌다(내 어린시절의 그늘). 내가 연주하는 스타르디바리우스(Stardivarius)의 미광에 유혹되어 안드레아는 이 레퍼토리를 오케스트라 그리고 바이올린의 연주로 녹음하자는 아이디어를 선뜻 제시하였다.
빡빡한 연주 스케줄에서, 녹음할 수 있는 조금의 여유 시간을 우리는 마련하였다. 어느새 나는 70분 분량의 음악을 단 몇 개월 만에 오케스트라 곡으로 편곡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이 시기는 2000년 여름, 짤츠부르그 페스티벌(Salzburg Festival) 중의 리허설과, 돈 지오바니(Don Giovanni) 그리고 돈 카를로(Don Carlo)의 13번의 연주가 눈 앞에 놓인 상황 이었다!).
내 연필은 날아다니고 있었고, 바이올린 오블리가토 부분은 스스로 작곡되고 있었다. 나는 이 19세기 중반 음악의 순수미와 섬세함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 다음은 푸치니(Puccini)와 마스카니(Mascagni)의 도약이 바톤을 이어갔다. 그 뒤를 따르는 수많은 발견들: 예를 들어 토스티(Tosti)의 입술('A vucchella). 그 텍스트는 가브리엘 다눈지오(Gabriele d’Annunzio)가 나폴리에서 저널리스트로 근무하고 있던 시절, 그에 의해 나폴리가사로 작사 되었다. 다눈지오의 새로운 친구들이 그가 모르는 나폴리가사로 작사할 수 있을지 그의 능력을 시험하는 모험을 제시한 것이다. 그는 나폴리어를 습득하였으며 노래에 가사를 붙여나갔다. 내 마음의 귀로 그 노래를 듣고 있자니 오케스트라의 이미지가 스스로 떠올랐다: 피콜로(a piccolo), 무언의 트럼펫, 3도음의 솔로 바이올린, 기타 반주, 아코디언과 하프가 허밍 하듯 함께 화음 하였으며, 50년대 나폴리의 뒷골목을 거니는 낙천적인 풀브라이트(Fulbright)의 학생 시절 산책 속에서 내가 기억하고 있는 거리의 흥얼거림을 연상시켰다.
그렇게 밤에는 돈 지오바니와 돈 카를로, 낮에는 토스티의 오케스트라 작업이 계속되었다.
그 외에 무언가가 더 있었다. 작곡가 로드리고(Rodrigo)는 좋은 친구였으며, 모두가 그러했듯, 나는 영광스럽게도 마드리드의 공연에서 내가 지휘자로 작곡가와 함께 자리하는 특전을 누린 그의 기타를 위한 아랑후에즈 협주곡(Concierto de Aranjuez for guitar)을 사랑하였다. 두 번째 악장을 편곡하는 데 있어 나는 작곡가의 오리지널 관현악 편성에 최대한 근접하려고 노력하였다. 음성과 바이올린은 기타와는 다른 도구이기에 나는 하늘에 있는 작곡가가 그의 작품에 기타대신 첨가한 이 새로운 요소들을 이해해주기고 기뻐하기를 바랬다.
그리고 오펜바흐의 뱃노래와 리스트의 사랑의꿈은 이탈리아의 레퍼토리는 아니지만, 여기에 수록한 이유는 이 음반이 새로운 인생을 찾는 테너와 바이올린이 함께하는 예술적 형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 조합은 바흐 시대에도 인기있었던 형식이며-그의 칸타타 ‘평화는 당신과 함께’(Der Friede sei mit dir)의 바이올린과 성악의 조합이서도 알 수 있다.-현대적인 문구로 쓰여진 노래들로서 옛 전통의 혜택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 한다.
이 음반의 제목인 센티멘토(Sentimento)는 감정을 다루는 모든 부분들, 부드러움, 열정, 침울함, 갈망함 그리고 사랑에 대한 모든 감정들을 표현하는 단어이다. 녹음 세션에서 나는 내가 바이올린 오블리가토의 실 하나하나를 음악의 풍부한 섬유, 음악이 자신에게 했던 것 만큼 오케스트라 세팅의 개성을 더욱 강하게 꾸며준 텍스트, 보첼리에 의해 황홀하게 해석된 이 음악의 성격을 두드러지게 해준 테너의 음역과 루바티(rubati), 그리고 오케스트라를 편곡할 때 너무나도 생생하게 접했던 오케스트라 특색의 변화무쌍한 향연을 통해 직조할 때의 기쁨에 대한 본능적인 감정을 고백하고 있다.
이 새로운 모험을 착수할 때 우리 모두가 얻었던 기쁨이 이 음반을 듣는 이들에게도 전달 되어지기를 희망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