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ageddon - Crossing The Rub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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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ARCH ENEMY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는 아모트 형제의 진수가 담겨져 있는 아마게돈의 데뷔 앨범으로 오랜 시간동안 숨겨진 비밀의 봉인이 풀려진 듯한 미스터리함의 결정체로 6년이라는 세월이 지나서 국내 팬들을 찾아왔다. IRON MAIDEN의 커버곡이 한국반 보너스트랙으로 수록.
ARCH ENEMY의 기타리스트 CHRISTOPHER AMOTT의 프로젝트
ARMAGEDDON의 불꽃과 같은 혈기의 데뷔작 [Crossing The Rubicon]
Armageddon을 설명하기에 앞서 이미 국내에서는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멜로딕 데쓰메틀 밴드인 Arch Enemy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다름이 아니라 아마겟돈의 기타리스트이자 팀의 리더인 Christopher Amott와 그의 친형이자 전설과도 같은 Carcass 출신의 Michael Amott가 아치 에너미의 뼈대를 형성하고 있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아치 에너미에 재적하고 있는 테크니션의 프로젝트밴드라는 시기 적절한 프로모션 특수의 셀링 포인트가 강하게 작용하여 두 번째 앨범[Embrace The Mystery](2000)와 세 번째 작품인[Three](2002)가 이미 라이센스화되어 호평을 누리며 팬들에게 알려졌듯이 아마겟돈에 대한 구구 절절한 사연은 필요치 않을 듯 보인다.
본작은 아마겟돈의 데뷔앨범 [Crossing The Rubicon]으로서 그간 일본반으로서만 소량 유통되어 왔던 점을 감안한다면 아마겟돈을 아끼는 팬들로서는 이빨이 빠졌던 라이브러리를 세 장 모두 채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오게 된 것이다. 그 만큼 지각 발매반이기 때문에 이미 알려져 있는 만큼 신보보다는 새로움에 대한 흥분감은 다소 덜 하다 해도 구하기 수월치 않았던 만큼 충분한 메리트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든든한 기타실력 하나만으로 10대부터 뮤직씬에 뛰어든 크리스토퍼 아모트는 1996년 아치 에너미가 데뷔작 [Black Earth]를 발표한 직후 사이드 프로젝트인 아마겟돈을 결성, 처녀작인 본작[Crossing The Rubicon]을 1997년에 발표하였다. 아치 에너미라는 본분에 충실하면서도 단발성 재미에 그치지 않고 내부의 끊임없는 변혁과 발전을 거듭해오며 7년이 지난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활동해 오고 있는 아마겟돈은 프로젝트 밴드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지난 3장의 앨범들 각각 다양한 음악적 성향을 보여주었던 만큼 수많은 멤버들이 거쳐갔다. 밴드의 브레인인 크리스토퍼를 제외한 거의 모든 멤버가 앨범마다 교체를 겪었다. 이러한 상황은 [Crossing The Rubicon]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재미있는 사실은 데뷔 당시의 라인업은 따지고 본다면 보컬리스트를 제외한 연주파트는 모두 아치 에너미에 재적한 경력을 가진 인물들이라는 점이기도 하다. 이 계열이 워낙에 패밀리적으로 멤버간 스와핑이 잦기는 하지만 말이다.
드러머로는 아치 에너미를 비롯해서, 천재 키보드 플레이어인 Richard Anderson의 밴드인Majestic, Time Requiem, Darkane 등의 다양한 밴드에서 정력적인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절정의 테크니션 Peter Wildoer, 아치 에너미의 두 번째 작품인 [Stigma]에서 연주했던 베이시스트 Martin Bengtsson와 함께 하고 있으며 보컬리스트로는 Jonas Nyren이 참여하고 있다. 그 밖에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밴드들을 앨범들을 양산하며 멜로딕 데쓰메틀을 부흥시킨 제작자로서 존귀한 명성을 쌓고 있는 Frederik Nordstrom이 프로듀서, 엔지니어는 물론이고 키보드 연주까지 해주고 있으며 바이올리니스트 Jakob Torma와 In Flames의 보컬리스트 Anders Friden이 엔지니어링을 해주었으며 그 외에 마이클 아모트가 특별히 보컬파트에 참여하기도 했다.
오리지날이라는 고정관념적인 밴드 아이덴티티에 대한 부담감 없이 자유로운 창작의지를 발현할 수 있다는 이벤트성 프로젝트의 장점만큼이나 다양한 성향의 앨범들은 독특한 재미를 주고 있다. 역순으로 앨범들을 살펴보자면 작년에 발매된 최근작인 [Three]는 80년대 메틀을 사랑하는 크리스토퍼 아모트가 정통메틀 사운드로의 과감한 회귀를 꿈꿨던 작품이었으며 [Embrace The Mystery]는 다소 실험성이 강했던 앨범으로 연주자체나 곡 구성에 있어서도 기교적인 성향이 짙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Three]의 전초를 고하며 헤비메틀적인 요소에도 상당한 주안점이 맞춰져있었다. 이미 다수의 스트리밍을 제공하는 웹사이트나 소량의 음반을 통해 접해본 이들은 알고 있듯이 2집과는 3년이란 간극을 가지고 있는 아마겟돈의 데뷔앨범 [Crossing The Rubicon]은 아치 에너미가 구사했던 음악과 상당히 흡사한 형태의 멜로딕 데쓰메틀이었다. 멜로딕 데쓰메틀 밴드를 잠시 나와 다시 유사한 음악을 한다는 것은 아이러니컬한 상황이긴 했지만 음악적인 완성도만을 놓고 판단해 보았을 때 멜로딕 데쓰메틀 팬들을 충분히 끌어들일 만큼의 매력을 지니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동시에 데뷔작이란 의미와 함께 여러 가지 가능성과 함께 발전적인 미래를 타진해 볼 수 있었던 효과적인 계기를 창출했다고 볼 수 있다.
첫 곡 "2002"는 스피디하지 않지만 위협적으로 반복되는 기타 멜로디와 점층적인 템포의 변화를 통해 박동수를 고조시키는 긴장감 넘치는 인트로로서 2집, 3집의 첫 번째 트랙에서 모두 살펴볼 수 있듯이 앨범의 서막을 풀어나가는 브릿지넘버로서의 전통을 수행하고 있기도 하다. "Godforsaken"은 전형적인 멜로딕 데쓰메틀 스타일이라기보다는 구미권에 근접한 성향을 들려주고 있는 곡이다. 멜로디 위주보다는 차갑고 냉철한 비트 위주의 질주감에 사운드 질감을 피력하고 있는데 보컬리스트인 요나스의 보이스컬러가 죽음으로 인해 팬들에게 커다란 슬픔을 남기며 전설로서 남아버린 Death의 Chuck Schuldiner와 비슷한 탓에 데쓰의 곡처럼 들리기도 한다. "The Juggernaut Divine"은 스래쉬적인 묵직한 뮤트와 병합하여 Yngwie Malmsteen을 존경하는 크리스토퍼의 스윕피킹을 간결하게 연주하여 리프화한 인트로가 등장한다. 본격적으로 멜로딕 데쓰메틀 답게 시원한 질주감과 함께 하는 멜로디가 일품이다. (미디어상에서 밝히는 나이를 신뢰하기는 힘들지만) 당시 채 20세가 되지 않았다는 그의 연주는 믿기 힘들만큼 노련하며 기타매니아들을 감격시킬 만큼 기타로 노래를 하는 듯한 화성적인 테마전개에 있어서나 기교상으로도 매우 뛰어나다. 아마도 그가 프로젝트를 구상한 이유 중에 하나로서 음악적으로 (긍정적인) 욕심이 많은 크리스토퍼가 형인 마이클의 견제를 피하여 전면에 나서기 위함이 아니었는지 추측해 볼뿐이다. "Astral Adventure"는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트랙으로서 익스트림 뮤직 이외에서도 팬들이 기대할 수 있는 다양한 요건을 충족시킬만한 메리트를 보유한 곡이다. 속도 면에서는 시종일관 드라이브감 넘치는 스피드를 자랑하고 있는데 셔플리듬을 포함한 세 가지정도의 템포를 번갈아서 운영하는 완급이 매우 유연한데 피터의 패기로 넘치는 파워풀한 드러밍이 곡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압권은 크리스토퍼의 긴 솔로 연주부분으로 두 가지 색깔의 테마를 잘라서 연주하고 있는데 앞부분의 네오 클래시컬 계열의 첨단 기교에서 3분 30초경부터 등장하는 후반부의 슬로우템포 파트부터는 가슴이 시릴 정도로 격렬하고 뜨거운 필을 쏟아내며 마치 기타 지판이 녹아 내릴 듯한 필을 들려준다. 꼭 체크하기 바란다.
"Funeral In Space"는 바이올리니스트 야곱이 참여한 곡으로서 인스트루멘틀 넘버임에도 불구하고 잔잔함 속에서도 멜로디의 애절함과 어쿠스틱한 서정성으로 모 심야방송에서 자주 울려 퍼지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트랙이기도 하다. 스래쉬메틀다운 리프웍이 돋보이는 "Asteroid Dominion"은 심플한 구성과 함께 스트레이트한 박력을 앞세우고 있다. 크리스토퍼의 아밍을 사용한 트리키한 플레이가 주목할 만하며 이 곡이나 특정곡 뿐만이 아니라 앨범 전체에 걸쳐서 보컬리스트로서의 요나스의 역량은 무척 대단했지만 2집 때의 Rickard Bengtsson이나 3집 때의 기타와 보컬을 겸한 크리스토퍼의 시기와 비교해 보았을 때 음악적 스타일이 완전히 달라져버려 상충적 면모가 축소해버린 지금에 이르러서 [Crossing The Rubicon]에서 처절하게 울부짖는 그의 보컬이 개인적으로는 매우 그립기도 하다. "Galaxies Away"는 드러머 피터의 솔로연주곡으로서 다양한 비트에 관심을 가진 그의 창작의지를 살펴볼 수 있다. 메틀이라는 한계지점을 벗어나 자유분방한 구상으로서 퍼커션을 적극 활용한 토속적이며 트래디셔널한 월드비트다운 뉘앙스가 강한 곡이라고 할 수 있다. 숨 쉴 틈 없이 몰아붙이는 스피드넘버 "Faithless"는 속도에 집착하는 가운데서도 간과하기 쉬운 단조로움을 타파하고자하는 연주인으로서의 반짝이는 센스를 느끼게 해주는 곡으로 혈기왕성한 피터와 크리스토퍼의 컴비플레이는 폭발적인 그루브를 만들어내고 있다. 헤드뱅어들에게 추천하고픈 곡이다.
"Children Of The New Sun"은 엄밀히 말해 후속곡의 브릿지트랙으로서 신경을 거슬리게 만드는 기분 나쁘며 조용한 울림이 한동안 지속되는 가운데 갑자기 비명에 가까운 요나스의 울부짖음으로 일관한다. 마치 공포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듯한 그의 악마적인 힘을 표출하는 괴성은 듣는 이를 오싹하게 만들고 만다. 게다가 여타 곡과 달리 사운드메이킹을 에코톤과 직설적인 톤을 무심하게 잡은 듯한 공명의 울림은 공포심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오리지널앨범의 실질적인 마지막 트랙인만큼 "Into The Sun"은 [Crossing The Rubicon]을 대표할만한 곡으로서 앨범의 요약한다는 해석을 불러일으키는데 가령 날것의 거친 느낌과 테크닉과의 구조적인 규합을 통해 역동적인 연주와 원초적인 파워의 대비를 들려주는 섬세함까지 전해지는 곡이다. 곡 전체에 활개치며 누비는 크리스토퍼의 연주는 야수적이면서도 정확함을 놓치지 않고 있으며 으르렁거리는 소리자체에 몰두하지 않고 명확한 딕션으로 토해내는 요나스의 보컬은 무게감 있는 곡의 풍미와 더불어 크나 큰 감동으로 전해진다. 또한 이번 라이센스반에는 보너스트랙이 담겨있는데 크리스토퍼가 가장 사랑한다는 앨범인 Iron Maiden의 걸작 [Piece Of Mind](83)의 "Die With Your Boots On"이 아마겟돈 스타일로 실려있기도 하다.
아치 에너미의 샴 쌍둥이라고 단정짓기 이전에 훌륭한 곡은 곡 자체로 평가받아야함은 마땅하며 현재에 이르러 만개한 절정의 테크니션으로 거듭난 크리스토퍼 아모트와 메틀씬의 주역들이 몸담았던 [Crossing The Rubicon]이 들려준 패기와 열정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들만의 멋진 추억들이며 또한 그것은 감상자들에게 마찬가지로 적용될 긍정적인 힘이 되어줄 것이다.
[자료제공: 드림온, 민석기 (doorar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