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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y Macdonald - This Is The Life

한 명의 음악 팬에서 에이미 와인하우스, 더피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뮤지션으로!
평범한 한 영국 싱어송라이터의 비범한 음악!!

Amy Macdonald (에이미 맥도널드) [This Is The Life]

15살에 트래비스의 공연을 본 후 아버지가 선물해준 기타를 연주하기 시작해, 독특한 보컬과 음악 스타일로 영국 음악계를 놀라게 한 스코틀랜드 출신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맥도널드!
19세의 나이의 그녀를 UK 앨범 차트 1위에 오르게 한 데뷔 앨범 [This Is The Life]!!

스무살 무렵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인생을 솔직하고 개성 강한 음색으로 노래하는 'This Is The Life', 이루어질 수 없을 것 같은 남녀의 만남을 자신의 기타 반주에 낮고 서정적인 목소리로 기원하는 'Mr.Rock & Roll', 등 아직도 자신은 트래비스의 팬이라고 솔직히 말하는 그녀가 솔직하게 일상을 노래하는 10곡 수록!!


평범함이 곧 비범함으로!
[This Is The Life], Amy Macdonald


몇달 전 한 영국 음악 월간지에 에이미 맥도널드의 집을 찾아간 밀착 취재 기사가 실렸다. 취재 대상을 "아직 부모님과 함께 사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싱어 송라이터"라고 소개하고는, 사진과 글로 에이미의 좁은 방을 구석구석 살피며 성공한 가수 이전의 평범했던 생활을 짐작할 수 있을 단서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꽤 소박하고 단아했다. 침대 하나만으로도 꽉 차는 좁은 면적, 군데군데 널린 잡지와 씨디와 축구선수 유니폼, 그리고 공연 입장 티켓과 포스터 및 트래비스 등 십대 시절의 우상과 찍은 사진들이 눈에 들어왔을 땐 진지한 취미 하나 이상 가지고 있는 여느 십대 소녀의 방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읽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작곡 노트와 낯선 이름의 녹음 장비, 진열된 데모 테이프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에이미의 '혼자 있기 좋은 방'은 침실과 작업실을 겸하는, 휴식과 꿈이 모두 이루어지는 특별한 복합 공간 같았다. "침대가 좋다. 누우면 눈을 붙일 수 있는 안식처가 되고, 기타를 들고 앉으면 노래가 생각나는 영감의 터전이다."

지금이야 레이저라이트, 킬러스와 같은 회사를 출입하는, 레이블이 대표할 만한 신성이 되었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 에이미는 잡지와 인터넷을 뒤적이며 공연 일정을 확인하는, 일반적인 관람객이자 무수한 '페스티벌 고어'와 다르지 않았다. "지금보다 어릴 땐 언니 ID 카드를 빌려서 공연을 보러 가기도 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팬의 입장으로 페스티벌을 찾았는데 언제부턴가 무대에 서는 자격으로 가게 됐다. 그런데 나만 그렇게 생각하나 보다. 올해만 해도 그래. 친구들이 차로 술 잔뜩 실어 와서 빨리 같이 먹자고 전화하질 않나." 2001년 트래비스 공연을 보고 와서 아버지의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던 어쿠스틱 기타를 잡아 트래비스와 버브 카피를 시작했고,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 베이비샘블스의 공연을 본 후 첫 번째 앨범 [This Is The Life]에 실릴 수록곡의 일부를 완성했다는 에이미 맥도널드는 아마도 누구보다도 팬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는 너그러운 가수일 것 같다. 이는 자신이 보낸 시절이기도 했기 때문에.

에이미는 아직까지 '했던 공연'보다 '봤던 공연'에 대해 더 할 말이 많다. "공연이 끝나길 기다렸다가 트래비스와 함께 사진을 찍고 싸인도 받았다. 까맣게 잊고 있다가 내 앨범이 나온 후 프랜시스 힐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훌륭한 작품이라 했다. 나는 여전히 트래비스의 팬일 수밖에 없다." 영광의 재회도 있지만 잊혀지지 않는 민망한 기억도 있다. "공연보고 포스터 몰래 뜯어가는 게 생활이었다. 내 방엔 그런 포스터가 꽤 된다. 프란츠 퍼디난드의 공연을 보고도 그짓을 했는데 어쩌다 엉뚱한 길을 타게 됐다. 실수로 아티스트 드레싱룸으로 가버린 거다. 알렉스 카프라노스와 마주친 순간 허둥지둥 포스터를 돌돌 말았다. 그는 나를 바보(freak) 바라보듯 응시했다."

좋아하는 취향과 대상 앞에서 적극적인 액션과 부끄러운 반응을 두루 경험했을, 그렇게 적당히 주책스럽기도 했을 평범한 시절이 그려지는 일화들. 스코틀랜드 출신, 1987년생 에이미 맥도널드는 '따라다니는' 일에도 충실했지만 자신의 취향과 성향을 완성하는 데에도 일찍부터 부지런했다. 열다섯 시절부터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커피숍과 펍을 전전하며 노래하는 삶을 시작했고, 가족을 관중으로 두고 거실에서 자작곡을 들려주는 일에도 의연했다. "부모님은 굉장히 솔직했다. 어떤 곡들은 정말 엉망진창이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씀하시기도 했다니까." 가정의 어른으로부터 얻은 신랄한 리액션의 영향일까. 이제 스물한살 에이미의 음악은 전형적인 소녀 사운드와 거리가 멀다. 싱글로 발표했던 'Poison Prince', 'This Is the Life'는 미국 컨트리 소비층을 솔깃하게 할 만큼 원숙한 인상이다.

어쿠스틱 기타를 핵심으로 두고 낮게 읊조리듯 노래하는 데뷔 앨범은 서정과 절제의 미학이 전반적인 흐름을 결정하고 있다. 외면 이전에 내면을, 즐거움 이전에 쓸쓸함을, 그리고 대화 이전에 독백을 먼저 드러내는 기록들. 싱글만 따로 떼어내 듣는 단편적인 감상보다 큰 윤곽이 더욱 빛나는 앨범의 가치를 영국을 비롯한 덴마크 네덜란드 벨기에 등 유럽 전반의 차트가 인지했고, 곧 순조롭게 4개국의 앨범 차트 1위에 입성했다. 올 7월 공개한 데뷔 앨범 [This Is The Life]는 발매 시기를 전후로 영국에서 벌써 여섯 곡이 싱글커트됐고, 8월 미국에서 시판됐으며 현재까지 월드와이드 세일즈 백만여장을 기록했다. 전통적인 남성일변도 영국 록밴드의 독식을 우수한 가창력으로 긍정적으로 방어하고 있는 에이미 와인하우스, 리오나 루이스, 아델, 더피 등의 '여우주연'과 이제 어깨를 나란히 하는 존재가 된 것이다.

차세대 영국 여성 보컬리스트와 차별화되는 에이미의 비범한 출현은 거꾸로 에이미가 보낸 시절을 반영하는 평범함에서 나온다. 어쿠스틱 기타의 사색적인 취향과 그 호소력을 강하게 따르는 에이미의 음악은 인디와 포크와 컨트리 등 각각 장르가 가진 친절한 요소들의 사이좋은 결합이라 볼 만하다. [This Is The Life]는 1인이 소화할 수 있는 범위 장르의 구석구석을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순회하면서, 숙녀의 노련하고 능숙한 유인 대신 들어왔고 좋아했던 남성 밴드 음악의 무겁거나 거칠거나 표현 불가능한 치장들을 과감하게 덜어낸 채 소녀가 새롭게 모색한 가능성과 진지한 몰입을 축으로 한다. 이를 밑천으로 한 폭이 크지 않은 멜로디와 편곡, 그리고 보컬이 확보하는 가장 큰 미덕은 익숙함과 편안함이다.

여기에 경험했고 상상했던 일상의 이야기를 덧붙인다. 만날 것 같지 않은 남녀의 만남을 기원하는 'Mr. Rock & Roll', 록스타의 꿈을 노래하는 'Let's Start A Band', 유명하지만 살아왔던 시대가 달라 그 유명세를 확인하지 못하는 두 인물 마릴린 먼로와 제임스 딘과의 거리감을 이야기하는 'Footballer's Wife' 등 곰곰이 뜯어보면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넓게 펼쳐져 있다. "이것이 삶이라고 거창한 앨범 제목을 달았지만 열아홉에서 스물, 우리 나이 또래가 생각할 수 있는 삶이란 이게 전부라 생각한다. 지나치게 감상적인 이야기들 말이다." 비슷한 시절을 살고 있는 이들이 수긍하고, 때때로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게 하는 그녀의 이야기와 사운드는 친근함이 주는 아름다움을 정확하게 간파하고 있다. 여러 가지 조건과 배경을 외면하고 심리적인 거리로 가수를 규정한다면, 에이미 맥도널드는 아마도 '근거리형 뮤지션'일 것이다.

2008/09 이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