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 - 한국문학 음악에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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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표 작가들에게 헌정하는 12곡의 책갈피
국내 음반업계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이번 기획은 아주 특별한 컴필레이션 음반이다. 토미기타, 아일, 정민아, 세렝게티, 타타클랜, 하이미스터메모리, 애덤즈애플 김용은, 슬로우쥰, 콰르텟엑스 등 총 11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하여 11인의 문인들에게 각각 자신들의 곡을 헌정했다. 소설가 김훈(칼의 노래), 신경숙(리진), 공지영(즐거운 나의 집), 김려령(완득이)의 작품들을 비롯하여 시인 김사인(가만히 좋아하는) 및 여행가 한비야(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 만화가 최규석(대한민국 원주민)의 작품들까지 다양한 문학작품을 재즈, 클래식, 모던록, 포크, 국악 등 다양한 장르로 풀어내며 독자들에게 책을 읽으며 느꼈던 기쁨을 음악으로 표현하여 새로운 차원의 감동을 이끌어낸다.
음악, 문학을 만나다
음악이 문학을 만난다면? 국내 음반업계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이러한 기획은 그 영감의 원천이 다름아닌 문학에 있어 신선함과 감성, 지적 욕구를 모두 요구하는 요즘 시대의 요구에 적극 응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국내 유수의 작가들의 작품을 접한 뮤지션들의 감상은 그대로 음악에 표현되어 일반 독자들에게 이차적인 감상의 폭을 넓혀준다.
이는 마치 영화음악이 영화에 속해있으면서도 독자적인 존재로서의 예술성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이번 <한국문학 음악에 담다>의 기획의도 또한 ‘문학’ 속에 담긴 ‘음악’인 ‘문학음악’으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그 음악 자체로서 오리지널의 가치를 찾을 수 있으며 출판과 출반의 시너지 효과로 2차 콘텐츠 생산의 가능성을 연 기념비적인 음반이라 할 수 있다.
2008년 최고의 베스트셀러『완득이』(김려령, 창비), 애덤즈애플 김용은의 피아노 곡으로 다시 태어나
모두 11작품의 11명의 작가들에게 헌정하는 또 다른 11명의 아티스트들은 그 이름도, 장르도 다양해 11권의 책만큼이나 풍요로운 색깔과 향기를 전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2008년 출판계를 뜨겁게 달군 베스트셀러『완득이』가 영화음악가이자 애덤즈애플의 작곡가이며 피아니스트인 김용은의 곡으로 재탄생 했다. 세간에 널리 알려져 이미 많은 이들에게 기쁨을 가져다 준 작품들인 만큼 이들을 상상력의 원천으로 삼은 멜로디와 리듬, 목소리들은 바쁜 생활 속에서 짧은 순간, 책을 읽으며 느꼈던 그 순간의 감동을 다시 불러일으킨다.
대한민국 대표 작가들에게 헌정하는 12곡의 책갈피
첫 번째 곡 시인 김사인의 시 <비>의 낭독을 제외하고 나머지 11곡은 순수 창작곡들로 모두 문학작품을 모티브로 하여 쓴 곡들이다.
1. 비 _김사인
낭송 김사인
시인 김사인이 본인이 쓴 시 <비>를 직접 낭송하였다. 앨범의 문을 여는 시인의 떨리는 목소리가 처연하고도 담백하여 ‘가만히 좋아하게 되는’.
2. 시집『가만히 좋아하는』(김사인, 창비)
Musician 이문수 (작곡, 아쟁_이문수 피아노_성기문)
국악관현악단 아쟁수석연주자 ‘이문수’의 아쟁 연주와 피아노의 크로스오버 앙상블이 시집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잘 살려내며 이 기획의 내공이 만만치 않음을 감지하게 해준다. 아름다운 멜로디가 인상적인 곡.
3. 만화『대한민국 원주민』(최규석, 창비)
Musician 토미기타 (작사, 작곡, 보컬_토미기타)
탁월한 감수성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만화작가의 반열에 들어선 만화가 최규석의 작품을 ‘토미기타’의 거칠고 선 굵은 록기타 사운드로 시원하고 진지하게 표현했다. 책이 주는 통합적인 느낌을 그리는 데 주력했다고.
4. 여행기『리스본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김지선, 북노마드)
Musician 아일 (작사, 작곡, 보컬_아일 피아노_유성희)
포르투갈의 리스본을 소개한 분위기 만점의 여행기와 상큼한 목소리의 재즈 보컬리스트 ‘아일’의 만남은 주목할 만하다. 리스본 해변의 정취와 포르토 와인의 향기.
5. 소설『리진』(신경숙, 문학동네)
Musician 정민아 (작곡, 가야금_정민아 해금_공경진 드럼, 잠베이_양현모 베이스_곽재훈)
“‘리진’의 삶 전반적인 모습도 그리고 싶었지만, 특히 그녀가 궁중 무희였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중반부 이후부터는 춤곡 형식을 도입하여 약간은 신나고 해학적으로 진행하였습니다.”(정민아) 해금과 아코디언이 만들어낸 ‘리진’의 삶의 멜로디, 그리고 리듬.
6. 여행기『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한비야, 푸른숲)
Musician 세렝게티 (작사, 작곡, 베이스_유정균 편곡, 보컬_세렝게티 잠베이_장동진
어쿠스틱 기타_정수완)
‘하쿠나 마타타’는 아프리카 남동부에서 쓰이는 스와힐리어로 ‘걱정하지 말아요’라는 뜻이다. 힘들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 살고 있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만나고 느꼈던 날들을 기록한 한비야 작가와 그의 독자들에게 전하는 아프로(Afro) 뮤직의 세렝게티만의 ‘하쿠나 마타타’
7. 소설『봉섭이 가라사대』(손홍규, 창비)
Musician 타타클랜 (작사, 보컬, 랩_공명정대, 릴치이지, 본파 작곡, 편곡_본파 )
무거운 현실을 특유의 풍자로 풀어내는 손홍규 작가의 작품을 퓨전 힙합 밴드 타타클랜이 레게풍의 비트와 랩으로 옮겼다. 퍼커션이 가미된 색다른 편곡은 자칫 가볍게만 보일 수 있는 노래에 반전을 주는 동시에 집중력과 타타클랜의 음악성을 엿볼 수 있다.
8. 소설『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은희경, 창비)
Musician 하이미스터메모리 (작사, 작곡, 보컬, 어쿠스틱 기타_[ㄱ] 일렉트릭 기타_류승현 드럼_양현모 콘트라베이스_권혁준 코러스_현경미)
하이미스터메모리의 모던록 넘버 ‘Fat Boy’는 은희경 작가의 작품 속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불러일으켰던 추운 겨울 문 밖에 서 있던 뚱뚱한 소년에 대한 노래다. 단순한 코드 위에 얹어진 보컬은 주인공의 기분을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묘사한다.
9. 소설『완득이』(김려령, 창비)
Musician 애덤즈애플 김용은 (작곡, 피아노, 멜로디언_김용은)
김려령 작가의 소설『완득이』는 최근 가장 많이 읽히는 성장소설이다. 아련한 성장의 추억을 연주한 이는 다름아닌 지난 봄 ‘하루’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애덤즈애플의 김용은이다. 피아노와 멜로디언이라는 심플한 편성으로 그린 영화음악 같은 서정과 함께『완득이』의 장면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10. 소설『즐거운 나의 집』(공지영, 푸른숲)
Musician 슬로우 쥰 (작사, 작곡, 믹싱, 보컬_슬로우 쥰 편곡_슬로우 쥰, 이사라 베이스_정무진 피아노, 키보드_이사라)
‘오늘 행복하지 않으면 영영 행복은 없어’-작품 전편에서 만나게 되는 이러한 건강한 낙관주의에 화답하는 슬로우쥰의 예쁜 모던포크 노래. 주인공 ‘위녕’의 고백이 슬로우쥰의 기타와 목소리에 잔잔히 실려온다.
11. 소설『칼의 노래』(김훈, 생각의 나무)
Musician 권정구 & 노은아 (작곡, 기타_권정구 해금_노은아)
치열한 전투 속에 쓰러진 이순신 장군을 뒤로한 전쟁을 표현한 권정구의 기타연주와 빠른 물살을 거북선이 지나가는 듯한 노은아의 해금연주는 이순신의 조국에 대한 한, 여인을 사랑하는 마음,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 세상을 하직해야 하는 슬픔 등이 교차하는 순간을 표현해낸다.
12. 소설『쿨하게 한걸음』(서유미, 창비)
Musician 콰르텟엑스 (제 1 바이올린, 리더_조윤범 제 2 바이올린_박소연 첼로_오세란 비올라_김희준 작곡_Haze of Memory – Lim Homin)
서른셋이라는 나이와 마주 앉은 주인공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듯한 콰르텟엑스의 담담한 연주가 돋보인다. 드라마틱한 인생을 꿈꾸지만, 하루하루 무난히 지나가는 우리의 일상을 클래식 챔버 연주 특유의 따스함으로 포근히 감싸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