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기 - 김영기 여창가곡 3 (둘째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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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창가곡 인간문화재 김영기 여창가곡 [둘째바탕]발매
우리 나라의 전통가곡(이하 가곡)은 정가의 범주에 속하는 가사, 시조와 함께 한국의 전통 사회의 양반과 중인 계층에서 애호되던 대표적인 성악곡이다.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의 고전시가들이 지닌 우리만의 고유한 음악 형태를 유지하면서 오랜 역사를 거쳐오는 동안 질서정연하게 세련되어진 고전미를 통하여 우리 조상들의 바른 정신 세계를 이끌어주는 순(順)기능을 해왔다고 생각된다.
가곡은 남창가곡 26곡과 여창가곡 15곡이 한 틀(한바탕)로 짜여있고, 조성(調性)은 우조(평조)와 계면조로 구분된다. 창법은 남창이 육성 창법으로 꿋꿋하고 시원한 소리를 내는 반면 여창은 가성(속청)과 육성(겉청)을 사용하여 섬세하고 아름다운 느낌을 준다.
가곡은 5장형식으로 대여음(전주) - 노래 - 중여음(간주) - 노래 - 여음(후주)을 갖추고, 거문고,가야금,해금,대금,피리,단소,장고 등의 소규모 관현반주에 맞추어 시조시(時調時)를 얹어 부른다. 가곡을 부르는 방법에는 남창,여창,남녀혼창 등의 세가지 유형이 있고 각 방식에 따라 부르는 순서도 다르다.
이 음반에서는 여창가곡 한바탕을 부를 때의 순서로 우조(평조) 이수대엽,중거,평거,두거, 반우반계(半羽半界) 반엽, 계면조 이수대엽,중거,평거,두거,평롱,우조 우락,반우반계 환계락, 계면조 계락,편수대엽,태평가의 순서를 따랐다.
계면조 평롱은 5장 첫째각 7박에서 우조로 돌리기도 한다. 또한 계락에서 편수대엽으로 넘어갈 때는 5장 둘째 각 12박부터 편 장단을 쳐 다음 곡으로 넘어간다. 장단은 10점 16박 장단과 10점 10박의 편장단으로 구분된다. 16박 장단은 초수대엽에서 농(弄)과 낙(樂)까지 모두 사용되며, 10박 장단은 편 장단이라고도 하며 남창가곡에선 우편?편락?편수대엽?언편 여창가곡에서 편수대엽이 해당된다.
가곡의 변천과정은 정과정 삼기곡 - 만대엽 - 중대엽 - 삭대엽 - 삭대엽 1.2.3.4 - 농(弄),낙(樂),편(編)으로 볼 수 있다. 만대엽은 조선전기에 성행하다가 임진란 이후 17세기부터 하향추세를 보이며 18세기에는 자취를 감추었다.
중대엽은 17세기 초에 성행하다가 17세기 후반에는 중대엽 1.2.3으로 파생곡이 생기며 18세기에는 하향추세를 보인다.
삭대엽은 현행가곡의 모체이며 삭대엽 1.2.3.4 농?낙?편으로 파생 변주곡이 생긴다. 『청구영언』,『해동가요』,『가곡원류』 등 가집(歌集)에 보이는 표기방법은 일종의 부호표에 지나지 않았다. 이것을 하규일 명창(1863∼1931)이 체계화하면서 악보로 정착이 되었고 1926년부터 이왕직아악부에서 많은 제자를 육성하므로서 가곡의 명맥을 튼실히 이어주었다.
이러한 가곡의 역사와 전통을 오늘까지 이어온 명가들을 헤아려 보면 대개 『해동가요』에 기록된 김천택, 김유기, 김수장, 이세춘 등 56명이 있고, 조선 말 장우벽, 박효관, 안민영에 이어 하준권, 최수보, 명완벽, 하규일에 이른다. 이후 이병성, 이주환, 김기수 등의 뒤를 이어 김월하, 홍원기, 전효준이 큰 맥을 이루게 된다.
본 음반의 김영기는 이주환에게 여창가곡을 사사받은 전 중요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1973년 지정) 고(故) 김월하(1918∼1996)에게 1973년부터 여창가곡을 전수 받은 이후 전수조교를 거쳐 보유자로 지정되어 현재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주환→김월하→김영기로 이어지는 여창가곡의 대(代)물림을 해나가고 있는 중요한 여류가객 중 한 사람으로 생각된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계보의 정통성은 물론 여창가곡의 음악적 정체성을 올곧게 지켜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참여연주자]
김경배/남창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예능보유자
강사준/해금 서울대학교 국악과 교수
신용문/대금 우석대학교 국악과 교수
이오규/거문고 용인대학교 국악과 교수
김관희/피리 국립국악원 정악연주단지도위원
안희봉/해금 국립국악고등학교 교사
이두원/단소 부산교육대학교 교수
김정집/피리 서울 예술대학 겸임교수
이지영/가야금 용인대학교 국악과 교수
김광섭/장구 국립국악원 정악연주단 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