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반갑습니다.

리스뮤직

카테고리 검색

상품검색

수량
총 상품금액 12,400

상품상세설명

Oasis - Heathen Chemistry
변화와 고수의 일치점을 살려내다
OASIS

우리가 새 앨범을 기대할 때, 그것도 오아시스의 것을 기대할 적에는 뭔가 기발하고 참신한 변화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느낌에 대한 기대이며, 오아시스만의 노래이다. 그리하여 이것은 너무 섣부른 것 같지만 앨범이 재생되는 순간 정확히 판가름난다. 늘 좋게 들려지지 않는다면, 뜬다 혹은 아니다로….

"사람들은 말한다. '오아시스는 발전이 없어' 라고. 만약 진보를 원한다면, 가서 라디오헤드나 들어라. 하지만 진정한 느낌, 바지를 올리고 내리는 삶의 느낌을 원한다면, 오아시스의 쇼를 봐라. 우리는 그것을 믿는다. 1994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듯 우리는 절대 사기꾼들이 아니다." (Noel Gallagher)

분명한 건 오아시스의 새 앨범이 이전과 같은 메리트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오아시스가 이제는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와 같은 힘을 더 이상 발휘 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니며, 구차하게 사람들에게 애정과 인정을 구걸한다는 뜻은 더욱 아니다. 오히려 오아시스라는 밴드가 새 앨범을 발매했다면, 그만큼 인정이 있고, 믿음이 있고, 괜찮은 퀄리티를 보장하고 있음을 듣지 않고도 미리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하여 호들갑스럽게 이번 새 앨범이 어떻다, 어떤 식으로 예상된다라는 것은, 이제는 정녕 쓸모 없는 시간 낭비라는 점이다. 분명 오아시스는 명백한 품질을 보장한다. 그렇기에 이들에 대한, 새 앨범에 대한 평가가, 더 이상 잠정적이고 극단적으로 치달아서는 안 될 것이다. 변화? 발전? 아니면 자신들만의 확실한 고집? 우리가 집중을 요해야 할 것이 있다면, 매번 그 느낌이 어떻게 다른가, 하는 것에 있다.

오아시스의 노래에는 언제나 그렇듯 노이즈가 가득하다. 신경질 적이다. 심지어 발라드한 곡까지 그것이 담겨있는데, 과격하고 노골적인 사운드는 아니지만 좀처럼 정신을 집중시키기 어렵다. 그래 집중 없이 듣게되면 별로인 음악이 되기 싶다. 마치 사람들 넘쳐나는 시장 통 같아서 음악과 함께 다른 뭔가에 집중하려하면 어지간해선 힘들다. 못할 수밖에 없다. 차라리 음악에 집중하고 있는 편이 낫다.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러한 요소는 오아시스의 음악을 감상하는데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작용이요, 마력과 같은 힘이며, 이들이 자라온 환경이다. 물론 대단한 신분상승을 했지만 음악만은 서민적으로 작용될 수밖에 없다. 만약 이러한 내력(內力)에 신분상승이 가능하다면 오아시스의 존재여부는 희미해지게 된다. 오늘날 오아시스의 영광은 바로 이러한 100% 집중을 요하는 음악덕분이다. 바로 그것을 알아채지 못한다면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 이후 오아시스의 음악은 형편없는 부산물들일 뿐이며, 이들의 매력은 별 효용을 보지 못할 것이다. 이렇듯 한번 빠지면 영원히 헤어날 수 없는, 미련을 버릴 수 없는 음악들은 발전의 단계가 아주 느림으로 자칫 매번 같은 식으로 취급받으며 지루하게 들려지듯 할 것이다. 오아시스 역시, 새 앨범 역시 그러한 노이즈는 깔려있으며, 좋다 나쁘다를 떠나 사람들에게 지루한 평을 받아내기 십상일 것이다. 이젠 열광보다는 그러한 때에 다다랐다는 얘기다. "우리는 그 누구를 위해서 변화를 갖지 않는다. 만약 우리가 힙합이 좋아졌고 그것을 한다고 치자. 사람들이 어떨 것 같나? 그들은 아마 다시는 우리를 안 볼 것이고, 우리도 그들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할 것이다. 변화라는 것이 비단 확연히 드러나는 것만은 아니다. 우리는, 락큰롤을 믿는다. 우리는 키쓰와 같지도 않고, 진부하지도 않다. 우리는 기타와 앰프의 파워를 믿는다. 우리는 우리만의 것으로 해나갈 것이며, 그렇게 누구나가 공감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오아시스이다."

최고의 영국 밴드이자, 브릿팝의 역사를 끄집어낸 오아시스의 다섯 번째 앨범은 이들을 판단하기에 앞서, 영국의 자질을 판가름하는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한마디로 우리(영국)의 밴드라서인가 아니면 이젠 과감히 그들 능력에 명확함을 제시할 수 있는가 그런 얘기이다. 솔직히 전처럼 대단한 열광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 이 앨범이 오아시스에게 새로운 전환을 마련해 줄 것은 확실하다. 스스로에 얽매이기보다는 판단을 할 것이고, 모니터에 얼굴을 내비치기보다는 스스로의 잘난 음악에 대해서 고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분명 이전 어느 앨범보다도 냉철함과 성숙함이 묻어난다고 할 수 있다.
그 첫 번째 증거로 이전 노엘의 독점적 스타일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인데, 특히 리엄의 작사 능력은 전작을 통해서 이미 빌미를 흘려왔듯 본 앨범에선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Songbird", "Better Man", "Born On A Different Cloud"는 그간 서로 씹기에 바빴던 노엘을 감탄시켰으며, 매체들을 감동시켰다. 여기에 새 멤버 기타에 젬 아서(Gem Archer)와 베이시스트 앤디 벨(Andy Bell)이 각각 "Hung In A Bad Place"와 "A Quick Peep"를 제공했다. U2와 뷰욕, 마돈나를 작업했던 마크 스파이크 스텐트(Mark Spike Stent)가 믹스를 담당했으며, 오아시스와 함께 프로듀싱도 하고 있다.
앨범은 여전히 기타 중심의 사운드로, 비트나 톤의 비중을 좀더 모노 톤으로 끌어올려, 기존의 앨범들보다 훨씬 복고적이며, 이번에야말로 전통적인 락큰롤로 접근하고 있다. 좀더 신중하고 조심스러우며, 리프하나 박자하나 모두, 이전의 오아시스보다 꼼꼼하고 알차다. 어떠한 이유를 막론하고, 세상 그 어디에서나 고통받고 있는 자들을 위한 노래를 담고있으며, 지난 앨범의 미국 진출 이후의 신통치 않은 뼈저린 기억들도 담고 있는 듯하다. 왕과 같은 자신들의 이름에 걸림돌을 찾아낸 듯 싶었을 것이고, 단 한 명의 추종자가 이렇듯 애뜻하고 가슴아팠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앨범에 중요한 요소를 하나 더 첨가시킨다면 바로, 오아시스는 깨달음을 얻었다는 것이다.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다는 것이며, 미래에 대한 조망을 얻게 되었다는 것이다. 첫 싱글 "The Hindu Times"의 사이키델리아에서부터 "Stop Crying Your Heart Out"의 스트링과 하모니, 깨달음과 회상조의 "Little By Little", 그리고 "Force Of Nature"의 으르렁거림까지, 오아시스는 과거 사운드로 돌아간 듯 하며, 여전한 듯 변화의 일면도 보여준다. 단적으로 말한다면, 오아시스만의 락큰롤이 좀더 하드 해졌다고 할 수 있겠다. 여전하지만 여전하지 않고, 변화했지만 변화되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에 버금가는 앨범이 될 것이라는 오만한 당당함까지…. 여전히 오아시스는 오아시스며 과연, 브릿팝의 오리지널을 오아시스 이후 그 누가 제대로 빛을 낼 수 있을까. 비틀즈의 영광 재현은 결국 실패로 끝난 것이라고? 이번 오아시스의 앨범은 그 어느 것보다 더 오아시스다우며 소중하고 아름답게 비춰진다. 이번에야말로 오아시스에 대한 평가는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