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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ts - Rising Down

생생한 연주로 연주되는 의식있고 진보적인 라이브 힙합 밴드
THE ROOTS (루츠) [RISING DOWN]

샘플링과 전자음에 의존하는 여타 힙합과 달리 드럼, 키보드, 베이스의 라인업을 갖춘 그루브한 라이브 연주를 통해 탄탄한 매니아층을 구축한 실력파 힙합 밴드 루츠 (THE ROOTS) !

그간의 음악적 궤적을 이어감과 동시에 한층 더 진보한 감각적인 비트와 다양한 게스트들의 참여로 한 층 더 확대된 음악적 스펙트럼을 선보이는 8집 [RISING DOWN] 

폴 아웃 보이 패트릭 스텀프가 참여한 화제의 첫 싱글 ‘Birthday Girl’, 진보적인 비트의 ‘Singing Man’,
‘I Will Not Apologize’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돋보이는 'Rising Down' 등 총 15곡의 힙합 넘버 수록!


생생한 연주로 연출되는 의식 있고 진보적인 그들만의 힙합!!
라이브 힙합밴드 The Roots의 8번째 앨범, [Rising Down]!!!

파티에서 히트곡의 주요 멜로디를 DJ가 반복하면서 시작된 것이 힙합이기에 보통 힙합팀은 프론트에 서는 MC와 뒤에서 비트와 스크래치를 담당하는 DJ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지금 소개하려는 더 루츠(The Roots)는 드럼을 담당하는 퀘스트러브(?estlove), 건반을 담당하는 카말(Kamal), 베이스를 담당하는 허브(Hub), 그리고 랩을 담당하는 블랙쏫(Black thought)으로 구성된 힙합 밴드(Hip Hop Band)이다. 이들의 결성은 19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필라델피아의 고등학교에서 드럼을 연주하는 퀘스트러브의 비트 위에 블랙쏫이 랩을 하면서 만난 이들은 힙합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금새 친해지고 팀을 결성한다. 후에 베이시스트(Bassist)인 허브와 다른 랩퍼인 맬릭 비(Malik B.)와 함께하게 되면서 밴드라고 부를 수 있는 진형을 갖추게 되고 지역 클럽에서 공연하며 돈을 벌기 시작한다. 본격적으로 팀을 이루어 활동하면서 이들은 필라델피아를 넘어 뉴욕과 유럽에서도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런 활동에 힘입어 1993년 첫 결과물인 [Organix]를 언더에서 발표하게 된다. 본 앨범을 통해 음악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더 루츠는 보다 많은 기회를 갖게 되고 마침내 메이저 레이블과 계약을 맺은 후, 두 번째 앨범이자 메이저 데뷔 앨범인 [Do You Want More?!!!??!]를 발표했다. 두 앨범을 통해 더 루츠라는 힙합 밴드의 탄생을 음악계에 알리는 동시에 훌륭한 건반 연주가이자 이제는 최고의 메인스트림 힙합 프로듀서가 된 스캇 스토치(Scott Storch)와 휴먼 비트박스의 최고라고 할 수 있는 라젤(Rahzel)과 함께 작업하면서 음악적으로 보다 탄탄한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1996년 이들은 세 번째 앨범인 [Illadelph Halflife]를 발표하여 여전히 유효한 더 루츠의 진보적인 음악과 의식 있는 가사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마침내 1999년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앨범 중에 하나인 네 번째 앨범 [Things Fall Apart]를 발표한다. 이제껏 평단과 마니아들의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대중에게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던 더 루츠는 드디어 이 앨범을 통해 그래미 어워드 ‘Best Rap Performance by a Duo or Group’의 주인공이 되면서 크게 성공을 거둔다. 에리카 바두(Erykah Badu)의 쓸쓸한 보컬이 멋들어진 싱글 ‘You Got Me’는 이들이 단순히 진보적인 힙합 밴드가 아니라 의식 있는 메인스트림 힙합의 대안적인 존재임을 힙합 팬들의 가슴 속에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다음 작품인 라이브 앨범 [Come Alive]를 끝으로 3년의 휴식기를 갖은 더 루츠는 ‘골상학’이라는 다소 난해한 앨범 제목의 [Phrenology]를 발표하며 자신들의 건재함을 알린다. 본 앨범에서 락적인 요소를 덧붙이고 재지한 느낌에서 보다 펑키해진 변화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다음 앨범인 [Tipping Point]에서는 안정적이고 무게 있는 펑크 사운드를 베이스로 한 힙합을 들려준다. 그리고 2006년 발표한 [Game Theory]는 보다 짧고 임팩트있는 곡 위에서 사회적인 면에 집중한 가사를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직접 연주된 힙합을 들려준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힙합이 직접 연주한 음악 보다는 샘플링과 전자음, 그리고 프로그래밍 툴을 통해 만들어진 그루브를 보여준다면 이들은 샘플링 보다는 주로 생생한 라이브 연주를 통해 사람들의 귀를 자극하는 것이다. 찍어낸 드럼이 아닌 퀘스트러브가 직접 친 드럼으로 만들어내는 아날로그적인 비트 위에 얹어진 샘플링과 멤버들의 연주로 완성되는 그루브(Groove)함이 바로 더 루츠가 여타 힙합과 차별화되는 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이들의 8번째 앨범 [Rising Down]은 그들이 지금까지 보여준 음악적 궤도를 따라 여전히 유효한 그들만의 매력을 보여준다. 언제나처럼 퀘스트러브는 멋들어진 드럼 연주로 음악의 기저를 단단하게 받쳐주고 있으며, 그 위를 수놓는 멤버들의 연주는 안정적이다. 또한 이렇게 만들어진 비트에 얹어진 블랙쏫의 랩은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매력적이다.
사운드적인 측면에서 변한 점이 있다면 뭐라 정의하기 힘들 정도로 보다 난해한 비트들이 존재한다는 점과 보다 많은 리릭컬 게스트(Lyrical Guest)를 초빙했다는 점이다. ‘Singing Man’와 ‘I Will Not Apologize’에서의 다소 난해한 비트는 여전히 더 루츠가 진보하고 있는 음악 집단임을 증명해내고 있으며, ‘Get Busy’와 ‘I Can’t Help It’에서의 다소 생소한 전자음의 사용은 보다 새로운 음악을 보여주기 위한 이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물론, 따스한 사운드가 베이스가 된 ‘Criminal’이나 ‘Unwritten’ 같은 곡은 여전히 반가우며, ‘Lost Desire’나 ‘Rising Up’의 펑키한 사운드 역시 감탄사를 절로 내뱉게끔 한다. 추가로 퀘스트러브의 돋보이는 드럼연주로 시작되어 마치 한여름의 소나기처럼 쏟아 부어내는 듯한 블랙쏫의 랩핑이 눈에 띄는 ’75 Bars’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도 무시 못할 것이다.

가사적인 측면에서 이들은 전작인 [Game Theory]에서처럼 여전히 사회적인 가사를 내세우고 있다. ‘Rising Down’에서 이들은 잘못되어 가고 있는 사회현상을 관조적으로 그리고 있으며, 흑인이기에 어쩔 수 없이 맞서게 되는 사회적인 선입견에 대한 노래인 ‘Criminal’ 역시 그 궤를 같이하고 있다. 현대사회를 묘사한 ‘Lost Desire’는 더 루츠의 사회에 대한 걱정과 연민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게다가 가장 큰 흑인 음악 레이블인 데프잼으로 이동은 탁월한 래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싸이공(Saigon)과 더 록스(The Lox)의 멤버이자 건조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스타일즈 피(Styles P) 같은 메인스트림 MC의 섭외를 가능하게 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들의 참여가 더 루츠의 사회적인 메시지를 해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특성이 루츠의 음악 안에 녹아 들어 청자에게 신선함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스타일즈 피는 ‘Rising Down’에서 앨범 내에서 가장 돋보이는 펀치라인(Punch Line) 중에 하나인 ‘Should I say hello or should I say that hell is low(내가 ‘헬로’라고 말해야 하나 혹은 지옥은 가까이 있다고 말해야 하나)’라며 대단한 센스를 보여주고 있으며, 사이공은 ‘Criminal’에서 ‘I did the violent crimes That's why I got this style of rhyme (난 폭력 범죄를 저질렀고 그게 바로 내 라임 스타일을 갖게 된 이유이지)’라며 자신의 스타일을 루츠의 음악 안에 녹아내고 있다.

새로울 것이 뭐가 있겠냐는 자조적인 질문이 잦은 현재 힙합 계에서 루츠는 여전히 대안적인 음악과 사회적인 가사로 주목을 받고 있다. 즉, 루츠는 본 앨범 [Rising Down]을 통해 다시 한 번 전작보다 진일보한 비트들로 힙합 팬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으며 여전히 사회적인 가사는 이들의 의식이 깨어 있음을 다시 한 번 증명해 낸다. 이렇게 계속되는 더 루츠의 음악적 포스는 ‘Hip-Hop ain’t dead cause the pulse is in us(힙합은 죽지 않았어, 그 맥동은 우리 안에 있거든)’이라는 ‘Rising Up’의 가사처럼 영원히 우리와 함께할 것이다.

- 이상현(흑인음악 미디어 리드머/www.rhythm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