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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das Priest - Screaming For Vengeance (Remasterd / Bonus Track)
전 수록곡 디지털 리마스터링, 2곡의 보너스 트랙 추가! 주다스 프리스트 명반 재발매 시리즈

[British Steel]을 철저하게 계승하며, 더욱 헤비함으로 무장한 Screaming For Vengeance

주다스 프리스트의 음악 여정에 있어서, 주지하다시피 [British Steel]은 그들에게 있어서나 헤비메틀씬 전반에 걸쳐서 가장 중요한 작품이었다. 이는 한 장의 음반을 통해서 그 전과 그 이후가 확연하게 구분될 정도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음을 의미한다. 주다스 프리스트 자신들로 볼 때 이전 음반들의 가사에서 보여줬던 선과 악의 대비에 의한 서사적인 면은 자취를 감추게 되고, 탁월한 구성을 바탕으로 한 대곡 위주의 악곡 전개가 사라지게 된 계기가 되었던 음반, 주로 3~4분대의 러닝타임으로 구성된 음반 수록곡들은 곡의 근간을 이루는 기타의 리프가 중요시되며 주로 8비트의 정박에 의해 마디마다 마침표를 새기는 전형적인 헤비메틀이 궁극적으로 완성된 음반이 바로 [British Steel]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진화를 거듭하던 주다스 프리스트에 있어서 다음 음반인 [Point Of Entry]는 [British Steel]로 서서히 그들의 이름을 알게 된 사람들의 관심으로 인한 차트 상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이전부터 그들의 음악을 지켜봐 왔던 팬들의 입장으로 본다면 다소 맥빠진 분위기의 음반이었다. 이전 음반 [British Steel]에서 스스로가 제시한 타이트한 진행과도, 그렇다고 그 이전의 음악과의 연관성도 전혀 없는 정체불명의 음반이었다고나 할까.

그에 반해 1982년 공개된 이들의 통산 아홉 번째 음반인 본 작은 바로 전해인 1981년에 발매된 [Point Of Entry]의 나약한 분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난 음반으로, 헤비메틀의 교과서라고 일컬어지는 [British Steel]의 노선을 철저하게 계승하면서 ‘헤비함'이라는 또 하나의 무기로 무장한 작품이다. 다른 멤버에 비해서 유독 이탈이 심했던 드럼의 자리는 앞선 두 장의 음반에서부터 계속해서 이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데이브 홀랜드에 의해서 안정감을 찾았다.

음반의 수록곡들은 대체적으로 드럼과 기타에 있어서 이펙트의 사용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효과들은 더욱 헤비해진 사운드에 건조한 느낌을 살리는데 일조 하며, 공명감이 느껴지는 이후 음반의 녹음과는 좋은 대조를 이룬다. 특히 이 음반으로 주다스 프리스트는 이전까지 상상하기 힘들었던 스피드와 가사, 고음역대의 보컬, 육중한 헤비 리프로 꾸며진 음반의 타이틀 트랙 ‘Screaming For Vengeance'로 극단의 헤비메틀 미학의 전형을 제시했고, 미국시장에서도 선전했던 'You've Got Another Thing Comin'과 'Pain and Pleasure'를 통해서는 향후 그들의 트레이드마크로 정착되는 미드 템포의 '주다스 프리스트식 메틀'을 완성시켰다. 이후 앨범인 [Defenders Of The Faith]의 'Heavy Duty / Defenders Of The Faith'나 'Love Bites'에서 보여주는 느림의 여유는 바로 이 음반에서 기인한다.

첫 번째 트랙인 ‘The Hellion'은 지금까지도 주다스 프리스트의 공연 오프닝으로 사용될 정도로 짧지만 인상깊은 곡. 얼마전 복원된 DVD의 타이틀로 쓰였던 ‘Electric Eye'는 [British Steel]에 수록된 대표곡 'Breaking The Law'를 재현하는 곡이다. 리드기타의 뚜렷해진 선에 귀기울일 만 하다. 리버브가 전혀 걸리지 않은 짧은 드럼 필인으로 시작하는 ‘Riding On The Wind'는 소위 '바늘 같은 트윈기타'로 표현되며 이 음반의 최초 국내상륙을 부추겼던 곡이며, 'Blood Stone'에서는 이례적으로 당김 음의 기타 리프가 등장하지만, 특유의 미드템포 진행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점에 주목할 것.

‘(Take These) Pains'는 팁톤-핼포드-다우닝 체제의 그룹 내 송 메이킹에서 벗어난 곡으로, 멜로디가 지닌 파퓰러한 진행과 함께 앨범이 전체적으로 지닌 정서와는 동떨어진 트랙이며, 'Pain and Pleasure'는 [British Steel]의 이전과이후가 '단절'만은 아님을 보여주는 트랙이다. 이전에 발표했던 곡과는 어느 정도의 연계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시도들이 첨가된 경우다. ‘Screaming For Vengeance'는 타이틀곡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처음 소개될 때는 금지곡의 멍에가 씌워졌던 곡이다. 기타의 백킹을 중시하고 있으며 솔로잉시 글랜 팁톤과 K.K.다우닝이 벌이는 리드기타의 유니즌 이후에 트윈기타의 하모니가 이어지는 이전 음악에서의 모습들이 재현되고 있다.
‘You've Got Another Thing Comin'는 이들의 음악에 있어서 미국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충실히 했던 곡(빌보드 메인스트림 락 차트 4위)으로 공연장에서는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하는 또 하나의 대표 곡.

‘Fever'는 서정적인 일렉트릭 기타의 아르페지오로 시작해서 성큼 성큼 걸어가듯 진행되는 연주가 독특한 곡. ‘Devil's Child'는 롭 핼포드의 하이 플라잉 보컬이 다시 한번 그 진가를 발휘하는 곡으로 앨범의 엔딩에 손색이 없는 곡이다.

이 음반은 예전 LP시대에 주다스 프리스트의 음반들 가운데에서는 최초로 라이센스로 국내에 공개되었던 음반이다. 그것도 해외와 동시 발매가 아니라 이미 본국에는 후속 음반이 발표된 이후에 발매되었다. 이는 [Screaming For Vengeance]의 위치가 주다스 프리스트의 음반들 가운데에서 가지는 위치가 어떠했는지에 대한 충분한 증표가 될 듯 하다.

물론, [British Steel]이 락의 역사에 있어서 위치한 자리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여기에는 ‘음악적'이란 의미 이외에도 '시대적'이라는 의미가 개입해 있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음악적으로만 본다면 [Screaming For Vengeance]는 분명히 [British Steel]과 동일선상에, 아니 오히려 그보다 우위에 위치할 수도 있는 음반임에 분명하다. 1980년대 초반 헤비메틀씬은 특정한 몇몇 밴드들을 제외한다면, 펑크로부터 이어지는 뉴 웨이브라는 새로운 음악사조의 무차별 폭격으로 인해 지하 깊숙한 곳으로 파고들며 중반 이후 찾아올 새로운 중흥기를 위해 잔뜩 몸을 움추렸던 시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다스 프리스트는 시대를 초월한 명반 두 장을 바로 그 시기에 공개했다. 이들이 '메틀의 신(Metal God)'으로 불리는 이유는 단지 노래의 제목이라서가 아니라, 시대의 어둠을 탓하기보다 당당하게 맞서 횃불을 높이 들었던 그룹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의 횃불 아래에 모였던 그룹들은 '뉴 웨이브 오브 브리티시 헤비메틀(New Wave Of British Heavy Metal)'이라는 또 하나의 사조를 탄생시켰고, 점차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키워가며 새로운 헤비메틀의 중흥기를 이끄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