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승 - 이건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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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로 표현할 수 있는 최대의 테크닉과 베이스와 혼연 일체한 음악들로 솔로 활동을 펼치는 스톤재즈(stone Jazz)의 베이시스트 이건승
이 앨범에서 먼저 주목해야 할 곡은 바로 <Cubism>이다. 입체파 화가들로부터 영감을 얻어 만들어졌다고 하는 이 곡은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실제로 듣기에도 매우 입체적이다. 입체파 화가들의 그림이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본 사물의 이미지를 캔버스에 입체적으로 나타낸 것처럼 음악 또한 다양한 청각적 느낌을 느낄 수 있게 만든 구조적인 곡이다. 한 가지 박자를 각 파트가 다른 느낌이 나도록 연주하였고, 그 리듬들이 겹쳐지면서 곡의 원래 박자와는 다른 입체적인 느낌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Legacy for Kreisler>는 베이시스트 이건승이 깊은 인상을 받았던 작곡가 겸 바이올리니스트 크라이슬러(Kreisler)의 바이올린 소품곡 <Preludium and Allegro>중 “Preludium”을 원곡대로 연주하고 뒷 부분에서는 작곡자 자신의 느낌을 바탕으로 편곡한 연주곡으로 크라이슬러의 원곡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도 활로 연주하는 베이스의 깊은 울림으로 태어난 이 새로운 곡을 좋아하게 될 것이다.
작곡자 자신의 목소리와 베이스의 듀엣으로 이루어진 <Sol-Do>는 작곡자의 음악적 표현 수단인 베이스 이외에 자신의 목소리가 악기로 사용된 점이 높이 살만 하다. 감정이 없는 무감정 상태가 지속되다가 마지막에 나타나는 어두운 멜로디가 이 곡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이 앨범에서 마지막 곡이자, 러닝타임이 가장 긴 <12 Kinds of harmony>는 음악적 이론을 바탕으로 쓰여진 곡으로 흔히 화음이라 불리는 12가지 종류의 멜로디와 반주를 보여주는 곡이다. 한 개의 멜로디와 그 멜로디를 뒷받침하는 반주가 12번 바뀌며 나타나게 되는데 이는 한 멜로디가 가질 수 있는 모든 화성을 나타낸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화음을 협화음과 불협화음으로 나누지만 양방으로 나누어진 의미가 아닌 음의 충돌성향이라 부르고 싶다는 베이시스트 이건승은 이 음악을 통해 사람들이 느끼는 협화음과 불협화음의 경계는 사실은 익숙함과 비익숙함에서 오는 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의 음악이 베이스로 표현하기 힘든 테크닉들과 작곡자 자신만의 음악 스타일이 잘 어우러져 베이스 음악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다. 베이스는 점점 사용되는 장르가 넓혀져 가고 있는 발전 진행중인 악기임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는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