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gio Mendes - Encanto (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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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지오 멘데스 [Encanto (Enchantment / 매혹)]
브라질 음악의 전설 세르지오 멘데스와 윌아이엠의2006년 히트 앨범 <Timeless>에 이은 두번째 프로젝트!
첫싱글 "Funky Bahia"와 "Waters Of March", "Look Of Love" 등 14 트렉에서 쏟아져나오는 변함없이 펑키하고 흥겨운 사운드
featuring will. i. am., Fergie, Natalie Cole, Juanes, Ledisi & more!
‘세르지오 멘데스’ 보사노바 탄생 50주년을 축하하며, 보사노바의 청사진을 그리다.
윌아이엠(Will.I.Am) + 세르지오 멘데스 (Sergio Mendes)
엄청난 속도로 도로를 질주하는 부가티 베이런(Bugatti Veyron)처럼 현재 빌보드에서 ‘팀벌랜드(Timbaland)’, ‘패럴(Pharrell)’과 함께 잘 나가는 프로듀서 반열에 서 있는 사람은 아마 ‘블랙 아이드 피스(The Black Eyed Peas)’의 프론트 맨 ‘윌아이엠(Wii.I.Am)’일 것이다.
이미 한국에서 [펜타 포트 락 페스티벌]이나 [블랙 아이드 피스 내한 공연]을 통해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윌아이엠’은 ‘나스(Nas)’, ‘존 레전드(John Legend)’,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 ‘마시 그레이(Macy Gray)’, ‘저스틴 팀벌레이크(Justin Timberlake)’, ‘퍼기(Fergie)’ 같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뮤지션과의 작업 뿐 아니라,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프린스(Prince)’ 같이 음악적으로 통뼈가 굵은 뮤지션들과 협업함으로써 그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왔다.
게다가 2008년 미국을 뜨겁게 달군 민주당 경선 기간 동안, ‘배럭 오바마(Barack Obama)’의 뉴햄프셔 연설에 감명을 받아 이를 음악적 메시지로 탄생시킨 <Yes We Can>은 자칫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는 정치 캠페인에 색다른 메시지 전략과 방법론을 보여주었다는 평가와 함께 ‘윌아이엠’의 재치와 기발함을 만천하에 알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천재’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을 ‘윌아이엠’의 혈기왕성한 음악적 결과물들은, 아마도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에 대한 높은 이해력과 통찰력에 맞닿아 있지 않나 싶다.
1961년 데뷔 앨범 [Dance Modemo] 발표 이후 40장 가깝게 발표한 정규앨범과 셀 수 없이 많은 열정의 무대로 보사노바의 역사와 행보를 함께 해온 보사노바의 산증인 ‘세르지오 멘데스(Sergio Mendes)’.
[Bossa Nova York(64)]시절 보여준 트리오로서의 면모부터 [Look Around(68)] [Crystal Illusions(69)]부터 활동해 온 <Sergio Mendes & Brasil '66>의 밴드 마스터로서의 모습까지 뮤지션으로서 ‘세르지오 멘데스’의 다양한 모습들은 그가 들려준 음악처럼 이채롭다. 그러나 6-70년대에 전성기를 맞았던 ‘세르지오 멘데스’는, 90년대 초반 ‘카를리뇨스 브라운(Carlinhos Brown)’과 함께 작업한 <Brasileiro>를 제외하면 꽤나 오랜 시간동안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러한 부재의 시기에 ‘세르지오 멘데스’는 영리하고 똘똘한, 게다가 어려서부터 자신의 음악을 즐겨들었다던 프로듀서 ‘윌아이엠’과 조우한다.
‘윌아이엠’과 만난 ‘세르지오 멘데스’가 자신이 몸담고 있던 밴드 '브라질 66(Brazil)' 탄생 40주년을 기념하여 발매한 [Timeless]에는 ‘에리카 바두(Erykah badu)’, ‘저스틴 팀벌레이크(Justin timberlake)’, ‘큐 팁(Q-tip)’, ‘질 스캇(Jill Scott)’, ‘존 레전드(John Legend)’등이 참여하여 두 콤비가 재해석한 브라질 음악의 향연을 한 판 벌인다.
'산타나(Santana)'의 [Supernatural] 이후 신-구 뮤지션 간의 협업은 다소 식상하게 보일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Timeless]에서 '윌아이엠'과 '세르지오 멘데스' 콤비는 신나고 편안한 음악을 만들어내면서 ‘힙합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까지 보사노바 동산으로 끌어들였다.’는 평을 이끌어 낸다. 보사노바/MPB(Musica Popular Brazileira)와 힙합의 퓨전은 대중적인 월드 뮤직을 만들어 내었고, 이 둘은 ‘세르지오 멘데스’의 새 앨범 [Encanto]에서 다시 결합함으로써 두 번째 놀이마당을 준비하게 된다.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과 조앙 질베르토의 [Chega de Saudade] = 보사노바의 탄생
세계 2차 대전을 기점으로 아메리칸 스탠더드 재즈와 블루스의 관념이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많은 뮤지션들 사이에서 협업과 장르간의 교접이 시작된다. 1953년 브라질 기타리스트‘로린도 알메이다(Laurindo Almeida)’와 미국 태생의 색소폰주자 ‘버드 쉥크(Bud Shank)’는 삼바와 재즈의 혼합노선을 [Brazilliance, Volumes 1 and 2] 두 장의 레코드에 담는다. 그리고 이 앨범은 몇몇 평론가들에게 삼바의 정열과 재즈의 농염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보사노바의 효시로 꼽힌다. 하지만,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이 두 장의 앨범에서 서로 다른 장르의 색깔이 자연스럽게 융합되어 있지 않고, 개별적인 요소로 다가온다는 음악적 결함을 지적하면서 보사노바의 시작을 알린 앨범에서 제외한다.
“[Encanto]는 보사노바 탄생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앨범이다.
난 매혹적인 브라질 음악의 원형을 찾아 성대한 축제를 연상시킬만한
브라질 음악의 낭만, 흥분, 열정을 담고자했다.”
- 세르지오 멘데스 -
1950년대 미국 서부를 중심으로 붐을 일으킨 쿨재즈의 내성적인 성격과 람바다, 삼바가 가진 강렬하면서도 저돌적인 브라질 사운드의 성격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브라질 뮤지션들은 자신들의 색깔을 찾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었다. 작곡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Antonio Carlos Jobim)’, 기타리스트 ‘조앙 질베르토(Joao Gilberto)’ 와 ‘루이스 본파 (Luis Bonfa)’ 그리고 시인이자 뮤지션인 ‘비니시우스 데 모라에스(Vinicius de moraes)’ 등은 브라질 본토 음악인 삼바와 재즈 화음의 변형을 개발하여 전 세계가 주목할 만한 ‘새로운 경향’, 즉 보사노바의 씨앗을 뿌리게 된다.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인 1959년에 브라질 보사노바의 선구자인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과 ‘조앙 질베르토’는 앨범 [Chega de Saudade]을 세상에 내놓으며 현대 음악사에 한 획을 긋게 된다.
정제된 삼바의 절제미와 성숙된 재즈의 노련미가 묻어나는 앨범 [Chega de Saudade]은 [Brazilliance, Volumes 1 and 2]이 지닌 어색함을 극복하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조빔’과 ‘질베르토’를 보사노바의 중심에 서게 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보사노바가 무럭무럭 자라도록 그 시발점을 마련해준다. 이들이 만들어 내는 사운드는 종전의 발랄한 브라질 사운드와는 극명한 대비를 이루었다. 삼바 리듬을 간소화하고 자극이 강한 비트를 소거하여, 전체적인 속도감은 떨어트리면서도, 이색적인 패턴 리듬을 만들어냄으로써 이를 기준으로 삼는 이들의 음악은 감미롭고 서정적인 음계로 넘쳐났으며, 나긋나긋한 멜로디로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브라질 음악의 새로운 물결은 ‘조빔’, ‘본파’와 함께 많은 브라질 뮤지션들이 ‘마르셀 카뮈(Marcal Camus)’ 감독의 영화 [Orfeu Negro : Black Orpheus] OST 에 대거 참여하게 됨으로써 그 세를 확장해나간다.
반세기가 지난 보사노바는 이제 프렌치 팝, 시부야 케,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형태로 그 모습을 바꾸어오며 많은 사람들에게 수용되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보사노바의 명맥을 이어온 ‘세르지오 멘데스’는 새 앨범 [Encanto]를 통해 자신과 동시대를 살면서 보사노바의 길을 개척해 온 두 명의 선구자 ‘조빔’과 ‘질베르토’에게 헌사를 보내고 있다.
세르지오 멘데스의 새 앨범 [Encanto]
‘세르지오 맨데스’의 2008년 신작 [Encanto]는 젊은 프로듀서 ‘윌아이엠’을 만나 활어회 같이 싱싱하고 생글생글한 음악을 만들어 낸 앨범 [Timeless]의 연장선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앨범인 동시에, ‘세르지오 멘데스’ 자신의 음악적 모태인 ‘조빔’의 행보를 반추하고 보사노바가 그 동안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하는 앨범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앨범 [Encanto]의 첫 트랙은, 한없이 우울할 것만 같았던 ‘버트 바카락(Burt Barcharach)’의 명곡 <The Look of Love>가 ‘세르지오 멘데스’의 곡 해석력과 ‘윌아이엠’의 재치, 그리고 ‘퍼기’의 세련미가 어우러져 이렇게까지 유쾌한 음악으로 환골탈태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이어지는 <Funky Bahia>에서는 ‘마이클 잭슨’의 불후의 명곡 <Man in the Mirror>를 만든 ‘시에다 가렛(Siedah Garrett)’이 ‘세르지오-윌아이엠’ 콤비가 그린 밑그림에 자신의 색깔을 칠해줌으로써 음악적 마티에르에 변화를 준다.
[Encanto]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트랙은 앨범 초반부와 종반부에 각각 한곡씩 실린 ‘조빔’의 곡 <Waters Of March>와 <Agua De Beber>가 아닐까 싶다. ‘조빔’이 74년에 발표한 앨범 [Elis & Tom]에 실린 <Waters Of March>와 63년 작 [The Composer of Desafinado, Plays]에 담긴 <Agua De Beber>는 [Encanto]에서 원곡의 감미로움을 살렸다기보다 ‘세르지오-윌아이엠’ 콤비의 손을 거쳐 삼바와 힙합 리듬을 기본으로 하여 엉덩이가 들썩거릴 정도의 흥겨움을 선사하는 색다른 분위기로 거듭나는데, 이는 원곡에 변화의 힘을 가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어색함과 낯설음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음악적 신선함을 자아낸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원곡에 대한 ‘윌아이엠’의 명쾌한 해석과 이해력을 바탕으로 이루어낸 결과물에 박수칠 수밖에 없으며, 색다른 음악적 방법론을 과감하게 받아들인 ‘세르지오 멘데스’의 배포에 감탄하게 된다.
브라질 뮤지션 ‘카를리뇨스 브라운 (Carlinhos Brown)’이 참여하여 리듬의 향연을 들려주는 <Odo-Ya>, 에스프레소 같이 짙고 그윽한 ‘나탈리 콜(Natalie Cole)’의 목소리가 심적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Somewhere in the Hills>, ‘파바로티(Pavarotti)’ 자선 콘서트나 ‘벤 하퍼(Ben Happer)’와의 협동공연으로 그 실력을 검증받은 이탈리아 출신 뮤지션 ‘조바노티(Jovanotti)’의 맛깔 나는 음색이 돋보이는 <Lugar Comum>, [Encanto]의 레코딩이 이루어진 리오(Rio)의 낭만적인 해안선과 경치가 아름답게 녹아나면서도 축제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흥겨운 리듬과 짧은 후렴구가 인상적인 <Morning in Rio> 는 앨범 [Encanto]의 허리를 이루면서 보사노바의 자존심을 꼿꼿하게 지탱시켜준다.
여기에, ‘세르지오 멘데스’와 브라질 프로젝트 시절부터 계속 음악적인 동지관계를 유지해온 여성 보컬 ‘라니 홀(Lani hall)’과 ‘허브 앨퍼트’의 트럼펫이 ‘멘데스’와 ‘조빔’ 사이의 교집합을 연상시키는 <Dreamer>와 ‘멘데스’의 아내 ‘그레이시나 레포라세 (Gracinha Leporace)’가 참여하여 음악적 궁합을 보여준 <Catavento> 또한 앨범 [Encanto]에서 놓칠 수 없는 트랙으로 자리 잡는다.
세르지오 멘데스 + 윌아이엠 +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 [Encanto]
[Encanto] 앨범 리뷰를 쓰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이 앨범을 들으면서, ‘조빔’의 [Black Orpheus (Soundtrack)], [The Composer of Desafinado, Plays],[A Certain Mr. Jobim],[Elis & Tom]등의 앨범을 다시 한 번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앨범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음악을 듣는 것은, 오래된 사진첩의 빛바랜 사진들을 보면서 과거의 흔적들에 반가움을 표시하는 것과 같다. 이런 행위는 과거의 나를 되새기고, 현재의 나를 재정의하며 미래의 나에게 이정표를 제시해 준다.
50년의 세월이 흐른 보사노바는 ‘세르지오 멘데스’라는 명감독과 적재적소에 배치된 음악 배우들이 어우러져 [Encanto]에서 현재 진행형으로 재탄생하며,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적인 이해와 소통을 기반으로 하여 유행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새로운 음악적 지평을 열어놓는다. 게다가, 초기부터 보사노바의 음악적 계보를 이어온 ‘조빔’과 여타 뮤지션들의 흔적, 현재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세르지오 멘데스’의 스타일, 그리고 유능한 프로듀서 ‘윌아이엠’의 기발함, 이 삼박자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함으로써 미래 지향적인 보사노바 앨범으로 거듭나게 된다.
보사노바의 뿌리를 찾아 보사노바의 청사진을 그린 ‘세르지오 멘데스’는 [Encanto]에서 밝고 쾌활하다. 그리고 이는 충분히 사랑스럽다.
글 이진섭 (pump a.k.a djpepsi)
Music Coordinator/ Column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