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h - Intergalactic Sonic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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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이름으로 '은하계의 별'이 되기까지, 열 두 살 소년들의 사랑스러운 연대기 ASH: Intergalactic Sonic 7's
축구보다는 음악이 좋았던, 레드 제플린(Led Zeppelin)을 신처럼 여기고 제 2의 아이언 메이든(Iron Maiden)을 꿈꾸었던 열 두 살의 두 헤비 메탈 친구들은 너바나를 알고부터 새로운 격정에 휩싸였다. 가죽 옷을 벗어 던지고 자랑스럽게 여기던 긴 머리채도 싹둑 잘라버린 그들은 노던 아일랜드에서 1992년 새로운 밴드를 결성했다. 그 이름이 바로 애쉬(Ash)였다.
'89년 단짝 친구인 팀 윌러(Tim Wheeler)와 마크 해밀턴(Mark Hamilton)은 베트남(Vietnam)이라는 이름의 밴드를 결성했다. 하지만 더 이상 헤비 메틀 음악이 쿨하지 않다고 느낀 두 사람은 좀 더 큰 야망을 품고 북 치는 소년 릭 맥머레이(Rick McMurray)를 데려와 사전에서 찾아낸 짧은 단어 'Ash'를 붙여 밴드를 결성했다. 당시 휘몰아친 너바나를 비롯한 미국의 얼터너티브 붐은 물론, 영국 펑크에 대한 애정을 공유하면서 이 '벨파스트에서 온 펑크 소년들'은 곧 '그들만의 것'이 아니게 되는 역사를 시작했다.
정력적인 클럽 공연과 더불어 틈틈이 녹음한 첫 데모의 제목은 'Jack Names The Planets'. 강력한 훅을 가진 발랄한 이 싱글에 대한 반응은 즉각적이었고, 기세를 몰아 발매한 'Petrol'은 인디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94년 가을 첫 미니 앨범 [Trailer EP]가 발매 되었고 이들의 풋풋한 매력은 순식간에 청년들을 사로잡았다. 세 장의 싱글이 영국 인디 차트에서 히트할 때가 되어서야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정도로 어린 나이였지만 애쉬의 마력은 사실 젊음이 주는 아름다움과 동경 그 이상이었다.
이듬해 정규 데뷔 앨범 [1977]이 나왔고 반향은 실로 컸다. 영국 차트는 이 애송이 아닌 애송이들에게 정상을 내주었고 [NME]와 [Smash hits], [Select] 등의 음악 잡지는 앞다투어 팀 윌러의 얼굴로 표지를 장식했다. 'Goldfinger'와 'Oh Yeah'가 톱 5위 안에 동시에 진입하면서 '96년 여름은 절정으로 달했고 이 여름의 주인공은 과연 애쉬라고 할 만했다. 이런 인기는 물론 성공적인 앨범 판매고로 이어졌다.
'97년에는 여성 기타리스트 샬롯 헤더레이(Charlotte Hatherley)가 팀에 합류했다. [V97] 페스티벌에서 첫 선을 보인 그녀의 동참으로 보다 꽉 찬 사운드로의 변화는 물론, 이제 애쉬는 이전에 없었던 많은 남성 팬들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대니 보일 감독의 동명 영화 – 국내 제목은 '이완 맥그리거의 인질' – 의 주제가가 '97년 말 톱 텐에 오르면서 바야흐로 애쉬의 [1977] 시대는 막을 내리고 있었다.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둔 전작의 존재감으로 인해 그 후속 작을 만드는 작업은 그만큼 고통스러웠다. 팀 윌러는 좀체 곡을 쓰지 못했고 결과물로 나온 작품 [Nu-Clear Sounds]는 이전보다 어둡고 무거워 보였다. 투어는 여전히 성황이었고 앨범을 들은 팬들은 약간의 혼란 속에도 불구, 아낌없는 성원을 보냈지만 밴드는 아일랜드로 돌아가 좀 더 생각하고 싶어했다. 초창기 창고에서 연주하던 그 때로 돌아가..
그들은 스페인에서 뜨거운 태양과 그만큼 정열적이었던 나이트라이프를 즐기며 세 번째 앨범의 작업에 들어갔다. 갈 길 잃은 팬들을 다시 불러 모으기 위해 온라인이 이용되었다. 2001년 발표된 새 앨범의 첫 싱글 'Shining Light'는 거침없이 톱 텐에 진입했고 'Sometimes'와 'Candy'가 뒤를 이었다 언론들은 애쉬의 성공적 귀환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고 [Q] 매거진은 'Burn Baby Burn'을 '올해의 싱글'로 [NME]는 '최고의 싱글'로 선정했다.
자, 지금으로서 연대기는 일단 여기까지. 본 작 [Intergalactic Sonic 7's]는 전술한 애쉬의 행적을 모은 편집 음반이다. 아래 네 장의 앨범에서 찾을 수 없는 곡은 둘이다. 하나는 영화 주제가 'A Life Less Ordinary', 나머지 하나는 이 싱글 콜렉션을 위해 만들어진 새 싱글 'Envy'. 19개라는 많은 곡 수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가벼운 느낌을 가진 동시에 이토록 밀도감 있는 싱글 모음집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 재능 넘치는 록 그룹인 동시에 팝 그룹인 애쉬가 아니고서는 힘들었을 일이다. 그걸 확인했다면 이젠 이 앨범을 구입해 애쉬 히스토리의 한 부분이 된 당신 차례다. 당신의 역사와 애쉬라는 한 영국 그룹의 역사는 여기서 만나게 되었다.
[자료제공: So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