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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das Priest - British Steel [Remaster / Expanded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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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수록곡 디지털 리마스터링, 2곡의 보너스 트랙 추가! 주다스 프리스트 명반 재발매 시리즈. 헤비메틀사의 영원한 북극성 [British Steel]
주다스 프리스트는 헤비메틀사의 완결태로서 존재하게 된지 오래다. 이러한 성과의 기원을 따져 올라간다면 [British Steel]에 무공훈장을 수여 할만하다. 한마디로 이 앨범은 헤비메틀사의 불멸의 명반들 가운데에서도 최상의 위치에 있는 히말라야 산맥급이며 폭포와 같은 호흡으로 우리를 몰고 가는 카리스마적 매력의 압도적인 역작이다. 락과 메틀 역사를 통틀어 이만큼 거침없고 유창하며 날렵하고 직선적으로 전개되는 작품은 흔치 않다.
[British Steel]은 1979년 8월에 탈퇴한 드러머 레스 빙크스의 후임으로 들어온 데이브 홀랜드(전 Trapeze의 드러머)와 함께 작업한 첫 번째 앨범이다. [British Steel]은 한때 운반상의 실수로 데모테입이 분실되고 발매일을 얼마 남겨두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자켓 디자인이 바뀌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발매일이 예정보다 한달 가까이 늦어지기도 했다.
80년 4월 11일에 발매되어 영국 차트 4위로 올랐고 첫 번째로 싱글 커트된 ‘Living After Midnight’은 빈번하게 에어플레이되면서 주다스 프리스트를 대중적으로 크게 알렸다. 뿐만 아니라 헤비메틀사의 명곡 ‘Breaking The Law’의 홍보용 비디오테입이 BBC TV에서 꾸준히 방송되며 앨범 세일즈에 가속도를 더하게 했다. 본 작은 K.K. 다우닝, 롭 할포드, 그리고 글렌 팁튼의 3인 체제가 공동 작업으로 전곡을 썼다. 위의 세 명이 모두 작곡한 곡들을 100% 수록한 최초의 앨범으로 이후 이러한 3인 공조 시스템은 90년 작 [Painkiller]에서까지 계속되었다.
딥 퍼플의 ‘Smoke On The Water', 블랙 새버쓰의 ‘Paranoid', 레드 제플린의 ‘Whole Lotta Love’ 등과 함께 헤비메틀을 상징하는 4대 명곡으로 꼽히고 있는 ‘Breaking The Law’를 필두로, 70년대 AC/DC의 ‘Highway To Hell’ 이후 더욱 탄탄하고 구체화된 LA메틀 리프 형태가 제시되고 있는 ‘Don't Have To Be Old To Be Wise’, 피킹 베이스에 의한 지구력이 느껴지는 중후한 스트롱 사운드의 ‘Metal God’과 ‘The Rage’, E와 D 코드에 의한 기타 인트로로 팽팽한 긴장감을 유발시키는 메틀 사이키델리아 ‘Steeler’(본 작의 하이라이트) 등등 락발라드라고는 한곡도 삽입하지 않고 오로지 철저하게 순도 100%의 헤비메틀 트랙으로만 일관하고 있다.
이 앨범으로 인해 하드락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헤비메틀의 독자적인 형태가 제시되었고, 곡 구성이나 사운드 면에서 80년대 헤비메틀 무브먼트를 몰고 오는 신호탄이 되었다. 헤비메틀이 가야 할 방향을 총체적으로 제시한 [British Steel]은 메틀사의 영원한 북극성으로 길이 남을 것이다.
이 앨범이 발매된 지 25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주다스 프리스트는 락씬에서 헤비메틀의 제왕적 존재로서 그 무게를 잃지 않고 있다. 메틀 사상 최고의 보컬리스트를 몇 명 꼽으라면 롭 락(Rob Rock), 로니 제임스 디오(Ronnie James Dio) 등과 함께 롭 핼포드도 반드시 들어간다. 로니 제임스 디오는 이미 60을 훨씬 넘은 고령임에도 일류 헤비메틀 보컬리스트들이 따라오기 힘든 파워풀 창법을 거침없이 구사하고 있으며, 60을 얼마 남겨두고 있지 않은 롭 핼포드 역시 마찬가지다.
나이를 먹어도 늙지 않는 그들이야말로 각자 자기 분야의 진정한 ‘마스터’들인 것이다. 주다스 프리스트 멤버들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음악적 분출욕이 최고조에 이를 당시에 공개된 본 작은 당시 헤비메틀 계의 젊은 ‘마스터’들이 이미 완벽한 메틀의 경지가 어떤 것인지를 웅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데에서 듣고 또 들어도 그 가치는 더욱 절실하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소니뮤직에서 이 앨범을 처음 국내에 라이센스 LP로 발매하기 위해 1990년 12월 내게 해설 의뢰를 했었다. 워낙 좋아하던 앨범이었고 본작에 대해 할 말이 많았던 나는 내면에서부터 끓어오르는 전율할 흥분과 열기 때문에 추운 겨울 책상 바로 옆에 선풍기를 틀어대며 약 40여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격정적으로 앨범 해설을 썼던 기억이 난다.
그로부터 15년이 흘러 CD 재발매 해설을 다시 쓰게 된 오늘, 체감온도 영하 20도로 올 겨울 들어 가장 춥다는 날씨임에도 역시 담배를 물고 창문을 열어놓고야 말았다. 단지 글을 쓰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앨범 수록곡 하나 하나가 6000도가 넘는 태양의 이글거리는 외부 온도보다 뜨겁게 작열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