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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 Metheny - Day Trip

Pat Metheny Trio의 첫번째 앨범 Day Trip
2007서울 재즈 페스티벌을 뜨겁게 달구었던 Metheny Trio의 새앨범

Pat Metheny – guitar
Christian McBride – acoustic bass
Antonio Sanchez - drums

메시니만의 프레이즈와 사운드가 묻어있는 ‘Son of Thirteen’
그루브의 미학이 살아 숨쉬는 변형블루스 ‘Calvin’s Key’
변박자와 오리엔탈적 기묘한 멜로디의 ‘When We Were Free’
아름다운 감성이 묻어나는 메시니 스타일의 ‘At Last You’re Here’ ‘Is This America’


그간 수많은 투어에서 팬들의 열광과 환호에 빠져들게 하였던 펫 메쓰니 트리오의 정규음반이 출시된다.

원래 브래드 멜다우와의 듀오, 쿼텟 앨범 발매 시점 보다 앞설 것으로 예상되었고, 녹음도 2005년 10월말에 이루어졌지만 워낙 화제를 불러일으킨 만큼 신중한 절차를 거쳐 드디어 선보이게 되었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음반시장의 침체 속에서 이 앨범을 구입하고 라이너노트를 펼쳐볼 정도의 애정이 있는 이들이라면 아마도 펫 메쓰니의 신상이나 일대기를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하지만, 그의 새앨범 Day Trip이 오랜만에 선보이는 트리오 편성이며, 그의 그룹 외 활동 중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기에 이와 관련한 부분을 짚고 넘어가봐야 할 것이다.

흔히들 펫 메쓰니의 음악을 Pat Metheny Group(이하 PMG)과 개인활동으로 크게 구분하며, 그룹은 투어나 음악을 위해 의도적으로 세계 여러 곳을 방문하면서 체득한 다양한 문화와 음악영역을 확장시키고, 개인명의의 리더작에서는 내부에 존재하는 즉흥연주에 대한 치열한 투쟁의식이나(80/81, Zero Tolerance for Silence, Song X, Sign of Four), 목가적인 상념(New Chautauqua, Beyond the Missouri Sky, One Quiet Night), 영화음악(The Falcon and Snowman, Passaggio Per Il Paradiso, A map of the world), 그리고 개인음악의 집대성(Secret Story) 등 여러 모습들을 비추어 왔다.

한편 트리오만의 정식작품으로 발매된 예는 1975년 자코 패스트로우스, 밥 모세스와 함께한 데뷔앨범 Bright Size Life, 1983년 오넷 콜맨 OB멤버인 찰리 헤이던, 빌리 히긴스와의 Rejoicing, 1989년 데이브 홀랜드, 로이 헤인스와의 Question and Answer, 2000년 래리 그레이네이디어, 빌 스튜어트와의 Trio 99→2000의 스튜디오와 라이브앨범들이다.  결국, 펫 메쓰니 원점은 베이스, 드럼과 어우러진 기타 트리오였으며 이것이 그의 중요한 음악적 표출수단이 되어왔다.

그의 트리오 연주는 서로의 교감 속에서 영감을 얻고, 이를 통해 찰나와 순간에 펼쳐지는 음들이 모여 장대한 서사시를 이루고, 한없는 감동을 선사했다. 일단 주선율의 대부분을 기타가 주도할 수밖에 없기에, 자신의 에너지 대부분을 쏟아 붓고 즉흥연주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게 되는 이른 바 펫 메쓰니의 가장 “재즈적인” 모습이라 일컫기도 한다.

그의 멜로디 라인이나 릭(Lick), 톤, 리듬은 이미 데뷔 당시부터 완성되어 있었으며, 이와 어우러져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둘러싼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광활한 자연과 푸른 하늘 등 자연의 향을 그의 음악에서 접할 수 있기에, 트리오가 펫 메쓰니 개인에게는 계속 흥미를 지니고 창조성에 도전하는 중요한 핵이 된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펫 메쓰니 트리오는 시대를 상징하고 대표하는 뮤지션들이 함께 하였고 이 앨범 Day Trip에서 멤버는 크리스찬 멕브라이드(베이스)와 안토니오 산체스(드럼)이다.

약간의 다른 점이라면, 최소한 그의 트리오 뮤직에서는 자신의 그룹멤버들을 일절 기용하지 않았는데, 안토니오 산체스가 수년간의 투어와 더불어 앨범에까지 함께 하게 되었다. 이전 PMG의 드러머들은 그룹에서 상상력을 자극하는 일종의 사운드를 형성하는 일부이지 고도의 즉흥성이 요구되지는 않았다. 안토니오 산체스 역시 그룹 내에서는 드럼 세트의 위치가 달라지고(스네어가 좌측 끝에 배치), 라지 플로어 탐을 추가하거나 퓨전이나 팝에서 다용하는 20인치 베이스 드럼을 사용하였다. 하지만 재즈 드러머로서 안토니오 산체스는 즉흥연주에 대한 순발력이 남다르고, 특히 감칠 맛 나는 라이드심벌에, 정교하게 리듬을 분할하고, 타이트한 사운드를 형성하거나, 자발적이며 순간 감흥에 의해 펼쳐지는 자극적인 필인 등 기본적인 소양이 그 누구 보다 출중한 편이다. 여기에 레이 브라운을 잇는 무겁고 안정된 톤을 통해 음 하나하나를 명확히 뚜렷한 존재으로 운지하는 워킹 베이스와 멜로디를 자극하는 분방한 러닝베이스, 변박자(Odd Meter: 정상적인 4박자를 벗어나는 3,5,7박자 등을 지칭하며, 펫 메쓰니 곡에서 빈번하게 등장한다. 덧붙여, 펫 메쓰니는 의도적으로 변박을 염두해 두고 작곡하는 경우가 아니라, 머리 속에 떠오르는 멜로디의 패턴을 연결하는 중에 자연스럽게 7박의 Have you heard 11박자의 First Circle 같은 곡들이 탄생한다. 그의 하모니가 복잡한 재즈코드 진행과 달리 밝고 명쾌하며, 리듬의 경우 라틴색이라도 그룹의 이미지로서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PGM 스타일로 재배열하기 때문에 작곡도 이 연장선상에서 전형적인 4박자의 세로줄 마디로 끊어내기 힘들지 않았을까는 것이 개인적인 상상이다.)를 비롯한 다양한 리듬패턴에 능수능란하게 대처하는 전능한 베이시스트인 크리스찬 멕브라이드가 가세하고 있다.

총수록곡은 10곡이며 모두 펫 메쓰니 오리지널인데, 이전 연주된 곡과 새롭게 작곡된 곡이 골고루 배분되어 있고, 대부분이 라이브에서 연주된 바 있다.

작곡이나 연주흐름은 지금까지 접해왔던 펫 메쓰니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즉, 풍부한 재즈 토양 위에 미국적인 컨트리와 포크 그리고 라틴색이 가미된 펫 메쓰니 만의 프레이즈와 사운드가 있고(Son of Thirteen), 미리 오선지에 그려놓은 멜로디 보다 오히려 더 아름다우며 깊은 감성이 묻어나는 연주(At Last You Were Here, Is This America), 베이스에 의한 인상적인 뱀프와 바운스감과 반복되는 그루브의 미학이 살아 숨쉬는 변형블루스(Calvin's Keys), 변박자와 오리엔탈적인 느낌마저 드는 기묘한 멜로디(When we were free) 등등 곡마다 특정앨범들 혹은 곡들의 기억들을 중첩시킬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외형이며, 그 속에서 트리오가 이루어내는 리듬과 인터플레이 양식, 즉흥연주의 길은 전혀 다르고 지금까지 없었던 전개양식이다. 직선적이고, 리듬이 빠듯하며, 이에 따른 펫 메쓰니의 연주 또한 마치 라이브의 느낌을 스튜디오에 그대로 실어온 듯 거침이 없는 한편, 강한 집중력을 나타낸다. 무엇보다 아기자기하고 귀에 쏙 들어오는 주제부에 이어지는 즉흥연주는 엄청난 감동과 흥분 전율 그 자체이다. 몇 코러스의 솔로를 하겠다는 기약이 없이 진행되는 듯 하면서도 곡이 끝나 트랙을 다시 돌려보면 대체 이 연주를 계산 없이 한 것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정연하고 즉흥연주의 작은 덩어리들이 계속 눈덩이처럼 불어나 하나의 완벽한 스토리를 이룬다.  펫 메쓰니의 하모니는 멜로디에 비해 허전하며, 빈약하게 들린다고도 했지만, 그에 있어 코드진행은 즉흥연주라는 거대한 주제 속에 포함된 드러나지 소양식이며, 증음과 감음, 아르페지오 등은 항상 필요한 순간에 가장 효과적으로 등장한다. 게다가 불협음을 약박으로 처리하여 경과음으로 절묘하게 흘려보내는 등 스케일과 코드 밖을 튀어나고자 하는 아웃도 절묘하기 그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