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 전집 24CD (동초 김연수창 판소리 다섯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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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초 김연수의 판소리 다섯 바탕 완창 음반의 출반에 대하여...
글/ 최동현
음반 해설의 주석집은 동초 김연수의 판소리 다섯 바탕 완창 음반의 출반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김연수의 판소리 완창 전집에 대해서는 김연수 자신이 연보에서 1967년에 동아방송에서 녹음을 해서 방송했다고 밝히기는 했으나, 그 녹음의 행방에 대해서는 오리무중이었다. 그런데 그 전집 녹음이 김연수의 탄생 백주년이 되는 올해 나온 것이다.
이 녹음은 상태도 좋을뿐더러, 사설집에 있는 내용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부른, 그야말로 완벽한 완창 녹음이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김연수는 이른바 김연수 바디, 김연수제, 혹은 동초 바디, 동초제로 일컬어지는 판소리를 만든 사람이다.
이제 김연수 바디 판소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전승력이 강한 판소리가 되었다. 제자들도 김연수 이후 5대나 이어지 고 있다. 그런 판소리를 만든 사람의 원본 판소리가 존재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원본 판소리가 나왔으니, 판소 리가 어떻게 변모를 거듭해 왔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가 있다. 변화의 원인과 내용을 알 수 있다면, 다른 판소리의 전승과 변모에 대해서도 예측이 가능할 것이다. 그런 지식을 바탕으로 판소리의 전승과 발전에 관한 방안을 모색할 수도 있다.
그러기 때문에 김연수 판소리 완창 전집의 발견과 음반 출반은 거듭 기뻐할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사실 주석 작 업을 하는 일은 힘든 일이다. 언어의 의미가 단어의 사전적인 의미 차원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더욱 두려운 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전적인 의미를 파악하기조차 힘든 사설을 그대로 둘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기에 무모함을 무릅쓰고 주석을 감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예전에 오정숙 판소리 다섯 바탕을 주석 했던 성과가 크게 도움이 되어, 품을 훨씬 덜 수 있었다. 개인적인 한계로 말미암아 오류도 많겠지만, 이 주석으로 판소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작은 도움이나마 받을 수 있다면 다행이겠다.
김연수는 그가 현대 판소리에 끼친 영향에 비하면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편이다. 김연수는 자신의 최대 라이벌 이었던 임방울에 비해 대중적 인기가 다소 적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김연수가 판소리사에 끼친 공적 이 임방울보다 적다고 할 수는 없다. 판소리사에는 실제 공연 능력은 출중하지 못했어도, 새로운 판소리사를 열어가 거나, 훌륭한 제자를 많이 남겨 후대에 더욱 빛나는 소리꾼들이 얼마든지 있었다. 송우룡이나 정정렬, 유성준 같은 사람들은 실제 공연 능력은 당대 최고가 아니었어도, 후대의 판소리에 끼친 공적으로 길이길이 기억되는 사람들이다 .
김연수는 그런 관점에서 평가해야 할 사람이다. 임방울에 비해 목이 나빠 대중적 인기에서 다소 밀렸다고는 해도, 후대의 판소리에 끼친 공적은 임방울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높고 깊기 때문이다. 그 동안 말로만 듣던 김 연수의 다섯 바탕 완창 녹음이 나왔다. 김연수의 소리는 김연수 바디 판소리의 원본이다. 김연수가 자신이 쓴 연보 에서 밝힌 바 있는 동아방송 녹음이다. 바디의 원본이 통째 음반으로 발행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40년 전의 녹음 이지만 음질은 비교적 깨끗하고 좋다.
다만 여러 차례에 걸쳐 녹음을 했기 때문에 음질이나, 음정 등이 고르지 않는 것이 흠이다. 소리 중간에 소리를 끊 고 다시 녹음을 한 부분도 여러 군데 있어서, 소리 도중에 갑자기 녹음 상태나 청이 바뀌는 일도 있다. 그렇다고 하 더라도 이 녹음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제 이번 음반의 출시를 계기로 김연수에 대한 정당한 평가 작업 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 글은 이러한 작업의 일환으로 씌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