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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 Teo (피트 테오) - Telev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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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 동서양의 감성을 아우르다… 고뇌하는 말레이시안 포크 뮤직의 아이콘, Pete Teo(피트 테오) 세계 최고의 독립영화제 ‘오버하우젠’에서 화제의 영화 [탄중 말림의 나무 한그루(A Tree in Tanjung Malim)]를 통해 신들린 연기를 선보이며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는 말레이시아의 싱어 송라이터 겸 영화배우 피트 테오 최고의 앨범 [Television] 아시안 포크뮤직을 논하다. Pete Teo 말레이시아의 인디 뮤지션 피트 테오(Pete Teo)의 이 음반 [Television]이 우리 시장에 라이선스로 발매된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 음반을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이 극히 제한되어 있고,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져 있어 고정 팬을 지니고 있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음반이 라이선스화된다는 것은 그만큼 음반의 내용에 자신이 있다는 얘기가 아닐까? 대부분의 이들에게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피트 테오는 한국시장에서 아주 낯선 인물은 아니다. 사실 그는 뮤지션으로서보다는 연기자로 먼저 한국인들에게 얼굴을 알렸다고 볼 수 있다. 2007년 4월 열렸던 [서울여성영화제]에 출품된 탄 취 무이(Tan Chui Mui) 감독의 2005년작 독립 영화 [탄중 말림의 나무 한그루(A Tree in Tanjung Malim)]에 배우로 출연했던 것. 17살의 소녀와 그 곱절 나이인 34살 남자가 함께 하루를 보내는, 탄 취 무이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에서 피트 테오는 남자 주인공을 맡아 좋은 연기를 펼쳤고, 이 작품이 독일의 단편영화제인 51회 오버하우젠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면서 피트 테오 역시 국제적으로 알려진 이름이 되었다. 그 이후 2007년 8월 [부산 국제 록 페스티벌]에는 밴드를 이끌고 내한해 공연을 펼쳤고, 10월 열린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는 솔로로 무대를 열어 한국 팬들과 친숙한 이름이 되었다. 사실 피트 테오를 뭐라고 소개해야 할지 망설여질 정도로 그는 다양한 경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재능을 지닌 인물이다. 위에 언급했듯이 연기자로도 재능을 떨친 한편 사회사업가, 철학 교수, 잡지 편집장, 연구분석가, TV 음악 작곡가 등 폭넓은 활동 반경을 가졌다. 하지만 그런 한편으로 깔끔하고 담백하면서도 메시지가 실린 포크 음악을 들려주는 이 음반 [Television]에서 엿볼 수 있듯 뛰어난 보컬리스트 겸 기타리스트, 작곡가이기도 하다. 그의 데뷔작 [Rustic Living For Urbanities]의 후속작인 [Television]은 원래 2006년 발표된 음반이다. 거의 1년여에 걸친 작업 끝에 발표된 이 앨범은 관조적이고 내면적인 성찰을 담아냈던 그의 초기 사운드에 비한다면, 보다 더 사회, 정치 비판적인 메시지를 노랫말에 담아내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첫 트랙인 ‘Lost In America’. 어쿠스틱 사운드가 주도하는 이 노래를 통해 그는 부시 대통령의 패권주의에 의해 ‘자유’로 상징되는 전통적인 미국의 가치가 사라져버린 미국의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노랫말이 비판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그는 이를 목청껏 소리 높여 외치기 보다는 대미언 라이스를 비롯해 우리나라에 인기 있는 많은 포크 뮤지션들이 그러하듯 어쿠스틱 사운드가 주를 이룬 차분한 사운드로 풀어내며 감성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속삭이듯 노래하고 있는 ‘Hide Your Gun’ 같은 곡도 반전의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는 곡이며, ‘Carnival Hall’은 진실한 모습보다는 포장된 이미지가 통용되는 미디어 만능주의 시대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퍼붓고 있는 곡이다. 앞 부분에서 일견 단조로운 포크 사운드로 진행되는 듯 보이던 음반은 ‘Carnival Hall’ 에서부터 업비트로 상승하기 시작해 ‘Sunday Best Shoes’에서는 최고조의 리듬감을 보여준다. 이어 다시 서정적인 멜로디를 담고 있는 ‘Laura Nelson’s Bridge’ 등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다. 외견상 피트 테오의 음악은 서구 포크 사운드의 틀을 따르고 있는 듯 보인다. ‘Tom’ 등 대다수의 수록곡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페달 스틸 기타가 컨트리 음악의 향취를 풍기기도 하는 등의 모습이 그러하다. 그러면서도 그의 노래들에는 중국의 얼후(二胡), 베트남의 단 바우 등 아시아 각국의 민속 현악기가 사용되어 동양적 센티멘털리즘을 자극하는 멜로디를 만들어내고 있다. 포크의 울타리 안에서 동서양의 감성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할까.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의 음악을 빛내고 있는 것은 외모만큼이나 매력적인 그의 목소리이다.게다가 그의 음악에는 영화인이기도 한 그의 이력을 반영해주듯이 비주얼적인 요소까지 탑재되어 있다. 앨범의 발매에 맞추어, 피트 테오는 2008년 1월 중 국내를 방한하여 방송과 공연을 통해 한국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라이브 연주로 듣는 그의 음반 [TELEVISION]은 어떤 색깔일지 자못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인디 영화 [원스(Once)] 등으로 인해 상업적이지 않으면서도 음악성을 지닌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피트 테오의 음악 역시 포크 음악 팬들의 관심을 끌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