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중반, 척박했던 한국 대중음악계에 등장한 이래 10년 동안 인디 신과 가요계 사이에서 끊임없는 실험을 거듭해 온 모던 록의 선구자 델리 스파이스가 오랜 동면 끝에 6집 [bombom]을 들고 돌아왔다.
‘봄봄’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는 단어다. 차디찬 겨울을 견디고 다시 찾아올 따스한 봄날을 기다리듯 간절히 바라는 어떤 시간, 혹은 간절히 원하는 어떤 장소이다.
자유롭고 편안하고 솔직한 이 앨범에는 담담하고 솔직한 자연스러움과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기존의 델리 스파이스의 틀에서 벗어나 꾸미지 않은 감성을 고스란히 담았으며, 구체적인 사랑 얘기와 비현실적인 스토리가 거침없이 공존하고 있다. 다양한 악기 소리에게 살짝 자리를 내준 기타는 여유롭고 탄력적이며, 때로는 과감하게 소리 지르기도 하는 베이스가 인상적이고, 더욱 리드미컬해진 드럼이 믿음직스럽다.
앨범에는 슬로우준, 2집 이후 다시 참여한 하세가와 요헤이의 기타, 오메가쓰리에서 멤버들과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는 고경천의 키보드, 공연 세션으로 늘 함께 하는 이찬형 등이 참여하여 사운드의 완성을 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