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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인 네버랜드 (Alice In Neverland) - 두번째달 Monologue Project : Alice In Neverland

지금으로부터 약 3년 전인 2005년 2월 발매된 '두번째달'의 첫 번째 앨범 [두번째달]은 당시로서는 새로운 '에스닉 퓨전'이라는 장르적 실험과 독특한 전개의 앨범 구성, 그리고 수많은 라이브 공연과 버스킹 등을 통한 팬들과의 소통, 여기에 드라마 '아일랜드', '궁'을 비롯한 여러 드라마와 광고음악 삽입 등으로 절대 상업적이라고는 할 수 없는 포맷의 음악으로, 가장 상업적인(!?)-음악평론가 박은석의 말을 빌리자면 '2005년 한국 대중음악계가 배태한 가장 도발적이고 용감한 작품의 지위를 스스로 획득한'-앨범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두번째달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는 두번째달의 보컬리스트로 활동하던 '린다 컬린'이 음악교육을 위해 아일랜드로 돌아가 대학에 입학하였다는 것과 두번째달의 멤버들이 그렇게도 갈망하던 아일랜드 땅을 2007년 여름, 밟아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2007년 여름의 아일랜드 여행은 멤버들에게도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었는데요, 그것은 바로 두번째달 1집을 비롯한 두번째달의 음악적 아이덴티티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던 아이리쉬에 대한 멤버들의 생각이었습니다.
두번째달의 리더 김현보와 박혜리는 수많은 페스티벌과 버스킹 등을 통해 수백년간 이어져 내려온 아이리쉬 뮤직의 전통과 현장성에 매료되었고, 이런 아이리쉬에 대한 동경과 열망은 두 멤버로 하여금 두번째달 irish trad project 'Bard'를 결성하게 되는데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리고 아이리쉬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와 세계관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던 박연, 최진경, 백선열, 조윤정 4명의 멤버들은 자신들의 음악적 방향이 어느 한 장르나 카테고리에 묶일 수 없는 자신들만의 음악적 세계관으로 구축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오랜 시간 산고 끝에 태어난 결과물이 바로 두번째달 monologue project - 'alice in neverland'입니다.


사실 이 앨범 제작 초기, 최초의 제작 컨셉은 지극히 주관적이면서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일상의 소소한 일들을 각자의 음악적 컨셉에 맞물린 프로젝트 앨범으로 만들어 보자는 것이었는데요, 낙서나 다이어리와 같이 평범하면서도 내밀한 이야기들에 대한 멤버들의 음악적 궁금증은 역시나(-_-;) 우려(!)했던 바와 같이 달콤한 낮잠 속 꿈속의 악몽 속의 가위 속의 단잠을 오가는 현실과 환상의 이야기였습니다.
'alice in neverland'는 이런 생뚱맞으면서도 신기하고, 익숙하면서도 조금은 불편한 세상에 대한 멤버들의 상상이 빚어낸 또 하나의 프로젝트명입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는 루이스 캐롤의 원작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에서 출발한 이 기묘한 상상력은 단순히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서 겪게 되는 모험담이 아닌, 앨리스가 피터팬과 후크선장이 살고 있는 시간이 흐르지 않는 세상인 'neverland'에 가게 되었다면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라는 상상력으로 연결이 되고, 그 낯설고 신비로운 경험은 70여분을 훌쩍 넘기는 런닝타임으로 우리의 귀와 마음에 새로운 경험을 안겨 줍니다.

첫 곡 '집으로 가는 길'은 두번째달의 바이올리니스트 조윤정의 곡으로 1집 활동부터 인연을 맺어온 하림의 인상적인 드렐라이어 연주로 시작되어 아이리쉬 휘슬과 조윤정의 애잔한 바이올린 선율이 가보지 않은 아일랜드의 풍광을 감은 눈앞에 비춰주는 곡입니다. 후반부에 사용된 흥겨운 멜로디는 아일랜드의 전통 민요 ‘Roaring bar maid’입니다.
'Outlook over the ocean'은 두번째달 1집에 수록된 '바다를 꿈꾸다'의 모티브가 되었던 곡으로 전자음악과 어쿠스틱의 조화에 많은 관심을 가져온 박연이 마음껏 자신의 장기를 발휘한 곡으로 여러번에 걸쳐 오버더빙된 다양한 사운드를 만끽하는 재미가 쏠쏠한 곡입니다.
'봄이다'는 임수정 주연의 모 화장품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어 우리 귀에 익숙한 곡으로 피아니스트 최진경의 간결하면서도 산뜻한 멜로디가 인상적인 곡입니다. 이어 등장하는 '인형사'는 조윤정의 작곡가로서의 재능을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트랙으로 이국적인 분위기 속에 펼쳐지는 바이올린과 시타르, 그리고 퍼커션의 조화가 흡사 '면도날 위를 기어가는 달팽이'를 연상시킬 만큼 현기증 넘치는 매력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외눈박이 소녀의 이야기'는 1집에 수록된 '얼음연못'의 Re-arrangement곡이자 작곡가 박연이 평소 동경해온 히사이시 조에 대한 헌정곡으로 오케스트라 스트링과 클래식 퍼커션이 들려주는 후반부의 폭발력은 깊은 울림을 안겨줍니다.
본 앨범의 베스트 트랙이라 감히 불리워도 손색없는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는 작곡가 최진경의 섬세한 피아노 연주 위로 여성 싱어송라이터의 계보를 이어온 당대의 아티스트 장필순이 참여한 곡으로 목소리의 여백마저 날선 감동으로 다가오는 본 앨범 유일의 보컬 트랙입니다.
최진경과 조윤정이 함께 동거(?)하던 신수동 자취집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을 그린 '신수동 우리집'은 풍요로운 최진경의 아코디언 선율 위로 활기찬 스트링과 퍼커션이 어우러진 곡으로 우리들의 퇴근길, 하교길을 연상케 하는 묘한 매력을 지닌 곡입니다.
일렉트로 듀오 'casker'의 바이올린 세션으로 인연을 맺은 조윤정과 이준오(casker)의 공동작 '내게 말하기'는 침잠하는 일렉트로 사운드와 바이올린, 반도네온이 어우러진 곡으로 재즈와 월드뮤직 외에도 장르를 넘어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조윤정의 곡쓰기가 인상적인 트랙입니다.
애상적인 박연의 '잊혀지지 않습니다'와 다시 한번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재능을 유감없이 보여준 하림이 반도네온으로 참여한 조윤정의 '나비의 집'을 거쳐 드디어 앨범은 클라이막스로 치닫습니다. 백선열의 첫번째 창작곡 '타악기 농장'은 10분에 이르는 런닝타임이 무색하리만큼 강렬한 인상을 안겨주는 곡으로 시타르와 바이올린, 퍼커션 3가지 악기가 어우러져 펼쳐내는 즉흥연주의 매력이 맘껏 발산되고 있는 곡입니다. 이어 백선열의 두번째 창작곡 '귀향'은 앨리스의 여정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끼게 해주는 총천연색 컬러를 자랑하는 본 앨범의 하이라이트로, 팻 메스니 사운드에 대한 'alice in neverland'의 답가라 할 만큼 대단한 스케일을 들려주는 곡입니다.
평소 별자리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던 박연이 오리온 자리 부근의 성군인 'Eridanus'를 주제로 만든 'Eridanus'는 북클릿의 사진에 나와 있듯 오선지에 별자리를 대고 멜로디를 만든 박연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곡으로 하림의 드렐라이어 연주와 절묘하게 맞물려 가는 전자음이 청자를 깊은 심연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앨리스의 여정이 막바지에 다다릅니다. Part 1,2로 이어진 '앨리스는 더이상 여기 살지 않는다'는 제목만큼이나 앨범의 대미를 여운있게 장식하는 곡으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이제는 현실세계로 돌아와야만 하는 앨리스(또는 우리)의 복잡한 심정을 잘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자신들이 가꿔온 음악적 색채를 비로소 완전하게 발산하게 된 4명의 멤버들이 빚어낸 두번째달 monologue project 'alice in neverland'. 이들의 활동이 3년 전 두번째달 1집이 한국 대중음악계에 안겼던 신선함과 놀라움을 다시 재현할 수 있을런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두번째달]이 지녔던 이분법적인 사고의 전복을 꾀하는 음악적 아나키스트들에게 본 앨범은 더할 나위 없는 큰 선물이자 위안이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2007.12. 트라이앵글 김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