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ur Ros - Hvarf - He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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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원의 영묘한 기운이 감도는 광활한 판타지아의 세계
승리의 장미 (시규어 로스) 감동의 첫 라이브 앨범 [Hvarf – Heim]
순수하고 숭고한 아름다움으로 가득 찬 작품.
“시규어 로스는 가장 놀라운 무드 음악을 만들어냈다” – NME
“숨을 멎게 하는 오케스트라 사운드스케이프” – Sunday Express
“거부할 수 없는 아름다운 멜로디와 사운드스케이프” – Daily Express
“방대한 스케일과 불가사의한 힘을 느낄 수 있는 앨범” – Financial Times
“모든 곡들이 보석처럼 빛난다” – Evening Standard
“살아있음을 온전히 확인시킨다” – Mojo
시규어 로스 음악의 주술적인 아름다움과 그들의 고국인 아이슬란드의 신비하고도 웅장한 대자연을 함께 재현한 감동적인 라이브 앨범!
2006년 여름 2주 동안 고향 아이슬란드 곳곳을 돌면서 무료 공연을 펼쳤던 이들의 라이브 공연 기록 영화인 [Heima] DVD의 동반자적 성격의 CD 앨범.
각각의 독자적인 커버를 가진 본 작품은 ‘일렉트릭’ 연주와 ‘어쿠스틱’ 연주로 나뉘어진 별개 개체의 형태로 제작되었다.
Hvarf (Disc1) - 정식으로 녹음된 적이 없었던 신곡 <Salka>, <Hljómalind>, <Í Gær>을 포함, 현재 구하기 힘든 데뷔 앨범에 수록된 곡을 새롭게 해석하여 재녹음한 앨범.
Heim (Disc2) – 시규어 로스의 대표곡 6곡을, 밴드 역사상 최초로 정교한 어쿠스틱 버전으로 연주하여 담은 앨범.
아이슬랜드 밴드 시규어 로스의 새 음원을 아이팟에 옮기려고 봤더니 디폴트로 등록된 장르가 ‘unclassifiable’이다. 분류불가라니. 어디에도 넣을 수 없는 이 비규정성이야말로 많은 음악인들이 자신들 음악의 진정성을 증명하려는 도구로서 필사적으로 확보하려는 바로 그것 아닌가. 시규어 로스는 좋겠네. 아무리 목청에 피 토할 듯 ‘우리 음악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니깟’ 외쳐도 귓등으로도 안 듣는 평론가들은 이내 팝이고 록이고 어디든 제 편할 데 집어넣고 치워버리는데(기존 장르에 편입시킬 데가 마땅찮으면 아예 새로운 거 만들어내서 거기 처박아버리지 않던가 말이다), 얘네들은 글쎄 웬 복이람.
그러나 이들의 음악을 계속 목격해온 사람이라면 저 말을 그렇게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찬사로서도 빈정거림으로서도 아닌, 말 그대로 어디 딱히 규정해서 넣고 치워버릴 수 없는 음악을 그들은 하고 있는 것이다. 거의 신비주의에 가까운 베일들을 겹겹이 두르고 있는 듯한 느낌에도 불구하고, 정작 밴드 당사자들은 더없이 현실적인 생활인들이고 사고방식도 - 그 음악에 비하면 - 지극히 평범하다. 예술혼을 불사르며 미천한 일반 대중은 쉽게 이해하지 못할 미친 짓을 일삼는 게 아띠스뜨의 본분이라고 생각할 법한 그 고정된 선입견에 비하면 이들은 희한할 정도로 건전한 편이다. 물론 독창성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예전에 쉽게 볼 수 없었던 포인트들을 여기저기서 끌어낼 줄 안다. 그것이 지금까지는 예의 그들의 음악이라는 몸통 전체를 통해서가 대부분이었고 그 외 이들만의 의미 없는 언어인 ‘희망어(Hopelandic)’이라든가 앨범 전체의 타이틀을 무(無)에 부친 2002년도의 앨범 [( )] 같은 것들도 그런 예를 찾아볼 수 있는 면면들이었다. 그랬던 그들이 이번에는 일견 가장 독창적인 작품을 공개한다.
시규어 로스(Sigur Ros)는 ‘승리의 장미’라는 뜻이다. 밴드가 결성된 날 태어났던 리더 욘시의 어린 여동생 이름을 따온 것이었다. 그때로부터 지금은 13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시규어 로스는 새 앨범이 아니라 생애 처음의 음악 ‘필름’을 만들었다. 아니, 새 앨범도 실은 있다. 그러나 이번엔 그 비주얼의 동반작으로서이다. 음악 하는 뮤지션은 본디 음악으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입증해야 하는 것이 맞는 말이건만, 시규어 로스의 경우에는 그것이 좀 더 스케일이 커진 것이다.
보통의 소위 록 필름이라는 것에서 보일 수 있는 모든 클리셰를 피하고 싶었던 그들은 무엇보다도 이번 ‘영화’를 자신들의 귀향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고, 그것은 곧 아이슬랜드의 광활한 자연이 밴드 못지않은 주연 배우로 등장하리라는 예감을 그대로 충족시키는 것이었다. 작년 여름 2주 동안 그들은 고향 아이슬랜드 곳곳을 돌면서 무료 공연을 펼쳤다.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자신들의 경력상으로나 아이슬랜드 역사상으로나 최다 관중을 동원한 기록을 남긴 귀향 공연을 포함하여 비주류 예술가들의 집결지, 국립공원, 작은 집회 공간, 사람들이 버리고 떠난 텅 빈 동네, 그리고 아무도 찾지 않는 완전한 처녀지 자연, 그 고원의 한 중간에서도 그들은 멈춰서 연주를 펼쳤고, 거기에 관객은 있거나 혹은 없었다. 그리고 그 관객들은 밴드의 팬이어도 혹은 아니어도 좋았다. 그들은 이 영화가 록 필름이기 이전에 하나의 기록이기를 바랬고, 그래서 다분히 다큐멘터리적이다. 이 필름의 제목은 ‘Heima’, 아이슬랜드어로 ‘집에서’ 혹은 ‘고향’이라는 뜻이다. 음악영화이자 또 하나의 음악인 이 필름은 현재 각국의 시사회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가고 있으며, 국내에도 해외 발매와 똑같이 DVD의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그리고 이 [Heima]와 함께 등장한 것은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이 음반, [Hvarf-Heim]이다. DVD와 마찬가지로 CD도 두 장 짜리로, 그것도 각각의 재킷을 가진 독자적인 별개 개체의 형태로 제작되었다. 누구나 예상할 법한 일이지만, 라이브 DVD와 커플링된 컴패니언 음반일 경우는 대개가 그 라이브의 음원을 그대로 혹은 부분적으로 어떤 식으로든 반영한 형태가 되는 게 일반적이고, 처음에는 시규어 로스 역시 그런 방향을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그러나 역시나 그들다운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밴드는 전혀 새로운 음원을 굳이 라이브 DVD와 동시발매할 생각을 하게 된다. 그 결과 [Hvarf-Heim]은 매우 인상적인 상품 가치를 획득한다.
CD1에 해당하는 [Hvarf]는 ‘피난처, 항구’ 혹은 ‘사라진’이란 뜻의 아이슬랜드어 타이틀을 달고 있고, 여기에는 지금까지 발표된 시규어 로스 음원들 중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비정규성 희귀 트랙 다섯 곡이 실려있다. 그리고 이 곡들은 (이들의 데뷔 음원이기도 했던) <Von>(‘희망’)을 제외하면 DVD 수록곡과 겹치는 부분이 없다. 그리고 나머지 CD2인 [Heim](‘집’)은 밴드의 대표곡 중 여섯 곡을 추려 밴드 역사상 처음으로 어쿠스틱으로 재녹음한 버전들을 담고 있다. 별개의 컨셉트로 별개의 패키징을 도입했지만 실은 한 호흡의 들숨과 날숨처럼 이 두 속성 사이에는 실낱같지만 긴밀한 어떤 연결고리가 존재하는 것 같다. 실제로, 두 장의 CD로 판매하지만 또 한 장의 다운로드 음원으로 판매되기도 하는 이번 [Hvarf-Heim]은 단속 없이 한 번에 이어들을 때에도 거의 무리가 없다. 오히려 완전한 신곡 개념이 세 곡(<Salka>, <Hljómalind>, <I Gær>)이나 배치된 덕분에 오리지널리티는 상대적으로 더욱 격상된다. 모른 척하고 정규 신보인 척하고 냈어도 좋지 않았을까.
그러나 이 마지막 말에서는 조금쯤은 (의도치 않은) 적의가 감지될지도 모른다. 인습적인 대중적 팝송의 범주에서 벗어난다는 이유로 아까와 같은 ‘분류불가’의 특별대우를 받지만, 그런 결과를 초래한 바로 동일한 원인으로 인해 이들의 음악은 언제 들어도 한결같은, 일정한 자체 생태곡선을 따라 반복되는 싸이클로서 받아들여질 위험이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곡도 앨범도 스탠다드한 형태로 통용은 되지만 실은 이들의 음악은 고립된 향유 방식을 보이며 그 모두가 실은 같은 곡이라는 혐의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거짓이다. 신보라니, 일단은 아무래도 라이브 DVD에 맞춘 얼굴마담이겠지, 하고 아이팟을 돌리기 시작했던 귀에는 어느 새 여느 70년대 옛 프로그레시브 록 못지 않은 대곡 <I Gær>가 비수처럼 꽂히고, 스타 앨범 [Agætis Byrjun]의 타이틀 곡이 사뭇 다른 옷을 갈아입고 찾아와 마음을 흔들어놓는다. 체험과 감흥의 강도 면에서 이런 반응을 신보라 해서 모두가 다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시규어 로스의 이번 음반은 열외작이라는 말을 하고 싶지 않다. 오히려 이전 어느 앨범보다 충실하고, 또 - 쉽게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 친근하게 다가온다.
이들의 음악은 언제나 이런 천진하고 어린 샤먼 같은 느낌, 대중음악으로서의 반경을 이루는 문지방 위를 슬쩍 즈려밟으면서 지금보다 한 걸음 앞에서 보이는/보이게 될 지평을 새롭게 보여주는 느낌을 선사한다. 그러면서도 언제나 위엄과 어떤 숭고함(sublime)을 잃지 않는 것이다. 음악에서 진정 스펙타클을 논할 수 있다면, 시규어 로스야말로 ‘랜드스케이프’를 ‘사운드스케이프’와 동기화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팀 중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거대한 공간감에 대해 여지없이 또 그들의 고국 아이슬랜드의 대자연을 운운하게 된다면 그 아니 지겹고 판에 박힌 소리겠는가.
잠깐, 정말 그렇다고? 이 음원의 동기이자 존재이유가 되는 DVD [Heima]를 경험하고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면 당신은 아마 어지간한 목석이거나 놀라운 거짓말쟁이이리라. [Hvarf-Heim] 감상에 있어 [Heima]가 불가피하다고는 감히 말하지 않겠으나, 불완전한 경험일 거란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071025. 성문영.]
트랙리스트:
CD1 [Hvarf] 피난처, 사라진
1. Salka ('살카' - 기오르크의 의붓딸 이름)
2. Hljómalind (굽이치는 강물소리)
3. I Gær (지난날)
4. Von (희망)
5. Hafsól (태양의 바다)
CD2 [Heim] 집, 고향
1. Samskeyti (확장)
2. Starálfur (노려보는 요정)
3. Vaka ('바카' - 오리의 딸 이름)
4. Agætis Byrjun (괜찮은 출발)
5. Heysátan (건초더미)
6. Von (희망)
지난 번 [Takk...] 앨범에서도 반복된 바 있는 Sigur Ros 멤버 소개:
≫ 욘 쏘르 비르기손 (jon por birgisson, 통칭 '욘시') ≫ 1975년생. 보컬, 기타, 신스 담당. 십대 시절 좋아했던 밴드는 아이언 메이든.
≫ 캬르탄 스베인손 (kjartan sveinsson) ≫ 1978년생. 피아노, 키보드, 기타, 플루트 담당. 정식으로 음악 공부를 한 유일한 멤버라는 이유로 현악부 어레인지도 담당.
≫ 기오르크 홀름 (georg holm) ≫ 1976년생. 베이스, 실로폰 담당. 짧은 기간 영국에 거주했던 경험으로 멤버 중 가장 영어가 유창. 전공은 영화.
≫ 오리 포들 디러손(orri pall dyrason) ≫ 1977년생. 드럼, 키보드 담당. 소시적부터 블랙 사바스의 열혈 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