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놀이패, 자외선, 호랑나비 등의 그룹사운드 활동과 세션을 거치며 오랜 기간 활동해온 음악인 '김태한'의 새앨범
한국과 일본에서의 꾸준한 공연으로 다져진 경험은 그가 솔로음반을 작업하는 발판이 되었고 1999년 그의 첫 번째 솔로 [Escape to Corea]는 직접 프로듀스까지 도맡으며 하드록부터 재즈, 뉴에이지까지 그의 넓은 음악적 이해력을 보여준 앨범이었다. 그리고 2007년, 8년 만에 발표한 신작 [The Convincer]는 더 성숙한 음악을 선보이고 싶은 그의 욕심을 다시 드러낸 수작이다. 듣기 좋은 중음역대를 구사하는 보컬, 인상적인 멜로디와 심플한 편곡, 어쿠스틱악기의 적절한 배치가 돋보이는데 앨범의 9곡을 모두 플레이했을 때 기량을 선보이겠다는 넘치는 열정보다 완성도 있는 짜임새를 더 중요시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블루지한 웨스턴 분위기가 풍기는 첫 곡 ‘지워버려’, 인상적인 편곡이 돋보이는 ‘날아가고 싶어’, 앨범 내에서 가장 돋보이는 트랙 ‘Close’, ‘할 수 있다고’는 대중적으로도 어필할 것이다.
[The Convincer]의 완성은 최고의 음악인으로 구성된 단단한 배경이 있기에 더 빛을 발한다. 전문 프로듀서 김성수, 신현권(베이스)을 비롯해, 강수호(드럼), 토미 김(기타), 김영준(기타) 등의 참여, 전체적으로 솔로앨범이라기 보다는 밴드의 음악을 듣는 듯 꽉 찬 느낌이 강하다.
나이가 들며 성숙해지는 음악인의 모습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노력한다. 다양한 경험을 조화롭게 배치한 김태한의 신작 [The Convincer]. 열정을 결과물로 녹여내는 것조차 버거워지는 현재 한국 음악환경에서 그의 앨범은 그래서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