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o (일본) - Gone / Collection Of EPs 2000-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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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글픈 혼돈, 슬프도록 아름다운 노이즈의 테러, 현존하는 전세계 최고의 포스트 록 밴드 모노(Mono)의 비정규 음원 모음집
2007/03/17
2007년 3월, 일본의 모노(Mono)가 다시 한국을 찾았다. 이전에 함께 앨범을 완성한 바 있는 월즈 엔드 걸프렌드(World's End Girlfriend : 이하 WEG)를 비롯해 모노의 투어 다큐멘터리를 찍는 카메라팀이 함께했다. 공연이 끝난 후 모노는 히로시마에 관한 EP를 제작 중에 있으며 다음달에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공개가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 와중에도 카메라팀은 뒤풀이 현장에서까지 카메라를 들이밀었다. 곧 모노의 투어 DVD가 제작될 예정이라는 말과 함께. 공연 이후 모노의 멤버들은 신촌의 대형마트에서 냉면과 김을 한아름 사가지고 한국을 떠났다.
얼마 후, 그들이 예고한 대로 여러 음악 관련 포럼에서는 2천장 한정으로 발표된 EP [The Phoenix Tree]에 관한 소식이 떠돌아 다녔다. 어차피 제대로 릴리즈 된 음원이 아닌지라 전곡을 MP3로 올려놓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2007/09/11
그 동안 구하기 어려웠던 모노의 과거 음원들을 모은 앨범과 DVD가 동시에 발매될 예정이라는 뉴스와 함께 DVD의 트레일러 동영상이 떠돌아 다녔다. 이 앨범에는 이전에 그들이 이야기했던 2007년 초에 한정으로 발매된 EP [The Phoenix Tree]의 모든 곡을 포함하고 있었다.
2000-2006
현재 최고의 Post-Rock 그룹으로 평가 받는 모노(MONO)는 타카아키라 "타카" 고토(Takaakira "Taka" Goto:Guitar)와 요다(Yoda:Guitar), 여성 베이시스트인 타마키(Tamaki: Bass), 드러머 야스노리 타카다(Yasunori Takada:Drum)의 4명의 라인업으로 구성된 인스트루멘틀 밴드이다. 첫 정규앨범을 존 존(John Zorn)의 레이블인 짜딕(Tzadic)에서 발표했으며 이후 2003년 발표한 [One Step More, You Die]와 2004년 작 [Walking Cloud and Deep Red Sky, Flag Fluttered and the Sun Shined]로 전세계 포스트록계를 평정하다 시피 한다. 영원한 인디록의 역사 Pixies와 불멸의 얼터너티브 그룹 Nirvana, 슬로코어의 알파요 오메가인 LOW의 사운드 엔지니어이자 프로듀서로 유명한 스티브 알비니(Steve Albini)가 엔지니어링을 담당한 2006년작 [You Are There]의 장엄한 공간감이 주는 감동으로 현재 가장 중요한 포스트-록 밴드로 입지를 굳힌다. 같은 해 9월에는 동경 출신의 현대음악/일렉트로닉 아티스트 WEG와의 콜라보레이션 앨범 [Palmless Prayer/Mass Murder Refrain]을 발표하면서 다음 해 WEG와 함께 한국을 찾는다. 이후 익스플로전 인더 스카이(Explosion In The Sky), 킨스키(Kinski)를 비롯한 미국의 중요한 밴드들과 투어를 다니며 성공적인 미국 진출을 이루어 냈다.
2007/09/11
현재 당신이 들고있는 앨범 [Gone] 대한 사항들을 요약하자면 대략 이렇다. 그들의 데뷔 초부터 지금까지 녹음해온 비정규 음원들의 모음집인 본 작은 바이닐로만 공개됐던 음원들, 한정 수량으로 발매됐던 앨범들, 컴필레이션에 참여한 곡들, 그리고 초기에 자체 제작한 음원들을 오리지날 테잎의 마스터링을 거쳐 한데 묶어놓은 앨범이라 하겠다. 앨범의 트랙순서는 감정의 기복보다는 연대순으로 진행된다. 10곡의 수록 곡과 장장 80여 분으로 이루어 졌으며 LP 포맷으로는 석장짜리로 발매됐다.
2000/09/09
밴드 결성 직후 자신들의 레이블 포티-4 레코즈[Forty-4 Records]에서 발매한 1000장 한정발매로 판매됐던 [Hey, You. EP]에 수록된 네 곡 중 두 곡으로 앨범은 시작한다. 앨범에 수록된 [Finlandia]와 [Blackwoods]는 짜딕 이전 시절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고 있는데 씨디는 물론 음원 조차 제대로 떠돌아다니지 않던 이들의 초기 곡들은 조용히 시작해서 미친 듯 휘몰아치는 이들의 약간은 전형적인 패턴의 기본을 담고 있다.
2005/10/11
바이닐 레코드로만 한정 발매된 펠리컨(PELICAN)과의 스플릿 앨범의 수록 곡이 바로 [Yearning] 이다. 펠리컨은 모노의 미국 투어 파트너로 친분을 쌓았는데 결국 이 두 밴드는 스플릿 앨범까지 제작하기로 마음먹게 된다. 이 곡이 익숙한 한국의 애호가들도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아마도 모노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이 곡을 라이브로 선보인 바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막판에 변화무쌍하게 달려주는 드러밍이 압권이라 하겠다.
2006/11/01
[금지된 사랑]과 [클럽 싱글즈], 그리고 [얼모스트 페이머스]로 알려진 감독 카메론 크로우(Cameron Crow)가 소유한 레이블인 바이닐 필름즈(Vinyl Films)에서 모노는 세 번째 10인치 바이닐 EP 시리즈에 참여했다. 첫 번째는 마크 코즐렉의 [Sun Kil Moon] 앨범에 수록된 대곡 [Duk Koo Kim-그렇다. 한국의 권투선수 김득구다-] 이었고 두 번째는 슬로코어씬의 슈퍼스타 로우(Low)의 [Murderer]였다. 그리고 바로 세 번째 차례가 모노인데, 앨범의 제목인 [Memorie Dal Futuro]와 비사이드곡 [Due Fogile Una Candela Soffio Del Vento]를 이번 컬렉션에 수록했다.
2006/11/02,21
템포러리 레지던스(Temporary Residence)의 카탈로그 넘버 100번대 출시를 기념해 발매된 컴필레이션 앨범 [Thankful]에도 모노의 신곡이 수록됐다. [Since I've Been Waiting For You]라는 제목을 가진 이 곡은 잔잔하게 흘러가는 짧은 곡으로 실로폰 소리가 무척 아름답다. 이 컬렉션의 중간부에 위치한 트랙으로 쉬어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트랙이다.
2007/04/18
템포러리 레지던스 레이블에서 오직 통신판매의 경로로만 유통된 2000장 한정 EP [The Phoenix Tree]의 네 곡 또한 수록하고 있다. EP의 전곡을 본 작에 담고 있는데 하물며 앨범의 제목인 [Gone]도 이 EP의 첫번째 곡 제목에서 따왔다. 이 EP의 커버를 본 사람들은 이미 눈치챘을지도 모르겠는데 앨범은 히로시마 원폭에 대한 테마를 담고 있다고 한다. 이미 폭탄 투하에 관한 테마는 갓스피드 유 블랙 엠퍼러(Godspeed You Black Emperor)가 [Yanqui U.X.O]앨범에서 선보인 바 있는데,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를 비롯한 현악기들, 그리고 여자의 나레이션은 마치 WEG와 함께했던 앨범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원폭투하의 느낌을 살린 첫번째 곡 [Gone]을 시작으로 방사능 속의 검은 빗줄기 속의 장중한 슬픔을 그린 [Black Rain], 비가 개인 후 일말의 희망에 대해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는 현악파트 중심의 [Rainbow], 히로시마 원폭이 일어난 해인 1945년에 희생당했을 어느 소년을 위한 비장한 곡 [Little Boy (1945-Future)]를 끝으로 이 EP와 앨범은 마무리 된다.
2007/09/11 (2)
[Gone]과 동시에 발매된 DVD인 [The Sky Remains The Same As Ever]는 모노의 투어 영상을 담은 기록이다.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사진을 찍었던 카메라멘 테페이(Teppei)가 100개 이상의 테잎, 60일간의 편집기간을 바탕으로 이 110분짜리 DVD를 완성했다. 원래는 다큐멘타리 보다도 그의 전공인 사진집을 만들 계획이었다고 하는데 모노의 생생한 공연을 담기 위해 방향을 선회했다고 한다. 물론 라이브 이외에도 백 스테이지라던가 스티브 알비니와의 레코딩 장면 등을 담고있고 [The Phoenix Tree] EP의 가장 큰 테마인 히로시마에서의 장면은 무척 중요하게 작용한다.
2007-Future
투어 DVD와 더불어 이런 컨셉의 앨범을 발표하는 것으로 미루어 봤을 때, 모노는 현재가 자신들의 터닝 포인트로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 다음 앨범은 2009년 즈음에 발매될 예정에 있다고 한다. 그때 즈음에 아마도 우리는 반대편 벽을 치고 다시 전진하는 모노의 새로운 모습을 만나게 될 것이다. 끝으로 현재 일본의 홍보 프레스로 사용되고 있는 문구로 글을 마무리 지을까 한다.
“이것은 단순한 미발표곡 컬렉션이 아니다. 치열한 삶의 방식을 채집해 그것을 전세계에 뿌리내리며 청취자와의 공유를 담은 밴드의 기록이다. 여기에는 밤의 어둠이 있으며, 겨울의 차가운 바람도 불고 있다. 그러나 이런 어둠을 뛰어 넘었을 때 밤은 비로소 생명력 있는 아침의 풍경으로 뒤바뀌고, 차가운 바람은 선선하게 스며든다.
밤의 음악이 아침으로 인도되는 바로 그 순간을 우리는 이 작품에서 목격할 수 있다.” [아베 카오루(安部薫) : 음악 평론가]
한상철[불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