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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 Black - No Frontier
가장 훌륭한 악기는 인간의 목소리라고 그러지 않았던가. 뉴욕의 유명한 음악 전문 기자가 그녀의 목소리를 두고 '목숨을 걸어도 좋을 목소리'라고 평한 적이 있다. 이러한 평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특히 앨범에 수록된 The shadow와 보너스 트랙으로 삽입된 Don't explain을 들으면 확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허무가 묻어 있는 팻 크라울리의 피아노로 시작하는 The shadow는 피아노와 메리의 목소리 그리고 캐롤린 라벨르의 첼로만으로 가슴을 울리는 여운과 슬픔을 강렬하게 만들어 내고 있다.
그리고 재즈의 스탠더드 곡으로 빌리 홀리데이나 헬렌 메릴 등이 불렀던 곡 Don't explain은 라이브 실황으로 담겨져 있다. 허공을 가르는 디클레인 시노트의 기타와 한없이 쓸쓸한 남자의 고독을 표현한 듯한 칼 제라티의 소프라노 색소폰 그리고 제니스 이언을 연상시키는 메리의 애절한 보컬은 노래 제목처럼 설명이 필요 없이 듣는 이를 저 깊숙한 계절 가을의 끝으로 옮겨 놓는다. 정말 이 곡을 듣고 있으면 그녀의 호흡과 함께 머리가 멍해질 정도로 슬퍼진다.
그 밖에도 맑은 목소리가 더욱 돋보이는 타이틀 트랙, 아코디언 소리와 매혹적이고 이국적인 리듬이 묘한 여운을 남기는 Past the point of rescue, 세련된 편곡과 절제된 감정이 짧은 곡 길이로 아쉬움을 주는 Shuffle of the buckled, 내 남자 친구의 결혼식에 삽입되어 우리에게 친숙한 멜로디가 된 디온 워윅의 I say a little prayer 등 앨범에 수록된 전곡이 듣는 이의 귀도 머리도 아닌 가슴에 맺히는 곡들이다.
뒤늦게나마 매리 블랙의 음악이 국내에 소개되어 기쁘기 그지없다. 그저 이번에 소개되었을 때 많은 이들이 그녀의 음악을 듣고 호응하여 나머지 앨범들도 발매되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좋은 음악은 어떻게 해서든지 양지로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