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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i Mitchell - Shine

아티스트중 아티스트, 여걸 조니 미첼의 5년만의 컴백앨범!!

2002년 [Travelogue]를 발표한 이후 롤링스톤지나 여타 언론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조니 미첼은 ‘현재 레코딩 산업은 시궁창에 빠져있으며, 이제 더 이상 구제될 수 없다’ 며 격렬하게 분노했다. 그리고 자신은 이번 앨범을 끝으로 더 이상 정규작을 만들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물론 아티스트의 입장에서 이는 적잖이 수긍할만한 이야기였지만 당시 그녀는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다소 감정적으로 격앙되어 있었던 게 사실이고, 이후 몇 달이 지나 자신의 새 앨범에 대한 발언을 철회하긴 했다. 그러나 실제로 그녀의 앨범은 이후 몇 년간 새로 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이상 앨범을 내지 않겠다는 말은 관계자들이나 그녀의 팬들에게나 어느 정도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졌다. 그런 그녀가 얼마 전부터 놀랍게도 다시 새 앨범을 발표할거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아마도 그녀의 팬들은 놀라움과 반가움에 앞서 그녀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고 달래준 음반사가 과연 어디일까? 하는 의문을 가졌을 지도 모른다. 비록 다시 앨범을 내지 않겠다는 말을 취소하긴 했지만 아티스트의 의견과 창작 욕구를 제대로 존중하지 않고 지극히 남성중심으로 돌아가는 대중음악계의 산업시스템에 이미 지칠 대로 지쳐버린 이 여걸은 분명 자신의 이해와 요구를 받아들이고 함께 공조할만한 음반사가 다시는 나오지 않으리라 생각 했을 것이다.
하지만 때론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방향에서 해결점이 제시되기도 하는 법. 마빈 게이나 델로니어스 몽크, 도어즈와 같은 과거의 전설적 뮤지션들의 컴필레이션에서부터 데이브 메튜스 밴드를 비롯해 현재 활동하는 다양한 개성의 아티스트 앨범을 꾸준히 제작해오고 있는 히어뮤직 (Hearmusic), 이 레이블과 함께 90년대 후반 굴지의 커피 브랜드인 스타벅스가 스타벅스 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를 따로이 설립하고 난 뒤 ,작년부터 히어뮤직과 콩코드 뮤직그룹(이젠 전문 재즈레이블이 아니라, 팝과 락을 포괄하는 토탈 뮤직그룹으로 변화되어버린)이 함께 손잡고 본격적으로 독자적인 레이블로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의 첫 번째 작품이 바로 얼마 전 발매된 폴 메카트니의 신작이었고, 두 번째가 바로 지금 소개될 조니 미첼의 신보[Shine]인 것이다. 히어뮤직은 조니 미첼에게 새로운 앨범을 의뢰하면서 우선적으로 그녀의 의사와 표현을 가장 우선으로 존중하는 것을 약속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그녀는 이번 신작[Shine]을 작업하는 동안 이제껏 발표했던 어떤 앨범보다 가장 진지하게 노래하고 가사를 쓸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이번 새로운 앨범을 히어 뮤직레이블과 함께 작업할 수 있게 되어 너무나 기쁩니다. 그들은 내가 노래하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가능하게 하도록 최선의 도움을 주었어요. 난 그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랫동안 자신이 표현하고자하는 음악적 자유와 예술을 저당 잡은 채 단지 사업으로만 결부시키려 했던 레코드사와 때로는 타협하고 때로는 강하게 저항하면서 40여년 가까이 활동해온 그녀가 음반사에 대해 이렇게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던 경우는 별로 없었다. 실로 이례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러한 멘트 만으로도 현재 새로운 레이블과의 관계가 아주 우호적임을 충분히 알 수 있는 것이지만, 사실 그 말이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가지기 위해선 당연히 이번 신작의 내용이 그에 걸맞는, 적어도 과거의 명작에 버금가는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할 것이다.

나이를 초월한 놀라운 창작욕과 도전의식!

조니 미첼이라는 뮤지션이 높은 평가를 받아온 가장 큰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필자는 무엇보다도 그녀의 놀라운 창작열과 음악적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진취성과 도전의식에 있다고 본다. 끊임없이 샘솟는 음악적 욕구와 창작열이야말로 그녀 평생의 커리어를 통해 쌓여온 명성이 시작된 출발점이며, 예술가로서 그녀의 존재가치를 증명하는 모든 것이다. 1968년 데이빗 크로스비가 직접 프로듀스한 인상적인 데뷔작 [Song to Seagulls]에서부터 시작된 그녀의 음악적 여정은 기본적으로 포크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이는 지난 40여 년 동안 발표해온 작품에 변함없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그녀의 음악적 이력에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아름다운 초기 걸작[Blue]와 [Ladies of Canyon]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그녀에게 영향을 주었던 밥 딜런이나 존 바에즈, 그리고 레너드 코헨과 같은 포크 락의 거장들의 정서를 자신만의 것으로 발전시켜 나간 그녀지만 결코 그 안에만 머무르지 않았으며, 뮤지션으로서 자신에게 영감을 주는 것이라면 장르와 스타일을 구분하지 않고 전혀 거리낌 없이 받아들였다. 팝은 물론이고 락, 심지어 아방가르드와 월드뮤직적인 요소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시도했었으며, 그 결과 또한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다는 점이 조니 미첼이라는 가수의 대단한 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누구와 비교하기 힘든 뛰어난 독창성을 지닌 송 라이팅과 더불어 사려 깊고 진지하며, 아름다운 시를 연상시키는 뛰어난 가사는 동료 뮤지션들조차 매료 시킬만큼 훌륭했었기에, 그녀의 앨범에는 일일이 언급하기도 힘들 정도로 대단한 뮤지션들이 기꺼이 참여해왔었다. 무엇보다 재즈 팬들에겐 필 우즈나 제리 멀리건, 팻 메시니와 자코 파스토리우스, 탐 스캇과 래리 칼튼 조 샘플, 그리고 허비 핸콕과 웨인 쇼터와 같은 빅 스타급 재즈 뮤지션들이 함께 작업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을 터인데, 이들은 단지 앨범 세션에만 참여한 것이 아니라 편곡작업, 그녀의 공연투어에 함께 할 만큼 일관되고 지속적이었다. 이러한 작업은 마치 당시 재즈뮤지션들을 폭넓게 기용해 앨범을 만들던 스틸리 댄을 연상 시킬 정도인데, 그만큼 재즈에 대한 그녀의 깊은 애정은 그녀의 뿌리인 포크와 함께 조니 미첼의 음악을 형성하는 가장 큰 줄기가 될 정도로 아주 깊고 열렬하다. [Hejira], [Don Juan's Reckless Daughter] 그리고 거장 1979년 베이시스트 찰스 밍거스가 사망한 후 그에 대한 헌정으로 발표한 앨범 [Mingus]와 [Shadows & Light]와 같은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의 앨범들은 이러한 그녀의 폭넓은 표현 욕구를 그대로 드러낸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80년대 들어서 그녀는 당시 유행하던 일렉트릭, 뉴웨이브가 가미된 팝 성향이 다소 강한 앨범들을 발표한바 있지만, 90년대 들어서면서 자신의 친정레이블인 Reprise로 돌아간 뒤엔 다시 예전의 음악으로 되돌아간듯하며, 거기에 연륜과 경험이 포함되어 좀더 풍만하고 여유로워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재즈뮤지션들과의 유대는 꾸준히 이어졌으며, 이는 지난 앨범 [Travelogue]에까지 그대로 변함없이 이어진다.


이 정도면 이제껏 시도해왔던 그녀의 음악적 여정과 성과에 관해 간략하나마 대충은 이야기한 편이다. 자 그렇다면 앞서 이야기했던 그녀의 만족스러운 코멘트를 볼 때 이런 왕년의 그녀 음악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번 신작에 대한 기대치는 당연히 그 어느 때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은퇴를 시사한 이후 음악계에 새로이 복귀한 첫 앨범이라는 점, 그리고 자신이 직접 그 어느 때보다 앨범 작업에 집중했고 진지하게 작업한 앨범이라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어찌 기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발레음악으로의 또 다른 시도 그리고 성공적인 결과!

올 11월이면 정확히 예순넷이 되는 이 노장 여성 싱어 송 라이터가 발표한 신작 [Shine]은 예전처럼 변함없이 아름답고 우아한 그녀만의 멜로디가 가득하며, 예의 진정성 가득한 가사로 사회와 신 그리고 오랜 시간동안 이야기해왔던 지구의 환경문제에 대해 담담하게, 하지만 곧고 강인한 어조로 이야기하고 있다. 이제껏 그녀는 왜곡된 현실상황, 그리고 사람들 사이의 다양한 관계에 대해 노래하곤 했었는데, 이 역시 이번 앨범에서도 그래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과거에도 자신이 발표했던 초기시절의 명곡들을 스스로 다시 재편곡해서 부르는 경우가 왕왕 있었는데, 이는 이번앨범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그녀의 세 번째 앨범 [Ladies of Canyon]에 수록된 ‘Big Yellow Taxi'를 새로이 부른 것이 바로 그것이다. 결국 기본적으로 이전 작들에서 보여주었던 그녀의 모습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제껏 함께 해왔던 자신의 전 남편 래리 클라인과의 공동 작업을 혼자서 도맡아 진행한 것, 빈스 멘도자와 같은 뛰어난 오케스트라 편곡자와 함께 작업해 풍성한 연주를 담아냈던 전작에 비해 이번 앨범은 본인 스스로 직접 앨범 전체의 편곡을 도맡았으며, 과거 소규모밴드형태로 돌아와 좀더 단순하고 심플한 사운드를 추구한 것도 분명 달라진 점이겠다. 거기에 무엇보다도 이번 앨범이 지닌 가장 큰 특징이자 과거 앨범들과 차별화되는 가치라고 한다면 그녀가 발레라고 하는 타 예술장르를 위해 위촉받아 작곡하고 연주하고 노래한 첫 작품집이라는 점일 것이다. 올해 초 조니 미첼은 자신의 모국인 캐나다의 캘거리에 위위치한 앨버타 발레단의 아트 디렉터이자 기획자로 함께 참여했다. 이유인즉슨 이 발레단의 작품이 그녀의 과거노래 'The Fiddle & the Drum'에 기초해 안무를 구성해 만들었고 이 발레단에서 조니 미첼에게 발레를 위해 다른 작품들도 의뢰한 것이다. 이에 흔쾌히 동의한 그녀는 이 발레단을 위해 새로운 곡을 작곡하기에 이르렀고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본 작 [Shine]인 것이다. (이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이제껏 한결같이 자신의 사진이나 자화상을 담아내었던 그녀의 앨범 자켓이 왜 이렇게 달라졌는지 명료해질 것이다.) 그러한 탓인지 수록된 작품하나하나에 깃들어있는 그녀의 감성과 느낌은 이전과 별 차이가 없지만, 편곡과 사운드의 측면에서 이전보다 좀더 선명하고 구체적인 이미지를 띤다. 첫 번째 수록된, 웨인 쇼터의 심플한 소프라노 연주가 인상적인 인스트루멘틀 넘버 ’One Week Last Summer'에서 최근 유행하는 일렉트로닉 드럼 루프에 현대적 사운드가 가미된 ‘ Hana' 그리고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앨범 타이틀곡이자 백미 ‘Shine'과 ’If'에 이르기까지 전체트랙이 시각적인 이미지를 띠게 된 건 아마도 이러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앨버타 발레단의 작품‘ The Fiddle & The Drum'을 직접 감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레음악으로서 이번 신작이 어느 정도로 훌륭한지 직접 가늠하긴 힘들 수 있다. 그러나 앨범에 담긴 음악만을 보더라도 만족도는 충만하게 다가온다. 작품하나하나에 깃들어있는 변함없는 그녀만의 음악적 감성과 느낌 그리고 앨범완성도는 온전하며, 사운드의 접근방식과 편곡 아이디어는 더욱 현대적이며 세련되어졌다. 팝과 포크, 락과 재즈를 넘나들며 음악적 이상을 펼쳐온 그녀가 새로이 시도한, 발레를 위해 작곡된 작품이 주를 이룬 이번 신작은 5년이라는 공백기를 전혀 무색하게 하는 인상적인 컴백앨범이며, 독립된 작품으로서도 실로 훌륭한 가치가 있는 수작이다. 역시 노병은 죽지 않는다. 그리고 사라지지도 않고 이렇게 건재하다.

[글: 김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