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뮤직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TV 광고의 배경 음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음악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되어 버렸다. 누구의 노래인지, 제목이 무엇인지 마음에 들어도 알 길이 없어 마음 졸이던 기억을 가진 분들도 꽤 될 것이다. 최근 컴필레이션 바람과 함께 각종 배경 음악을 모아 놓은 CF/드라마 음악 편집 앨범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이런 음반들의 좋은 점은 물론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다는 것 외에 위와 같은 분들에게 다소나마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는 점에 있다. <소니뮤직>에서 발매된 본 CF 모음집 2탄도 그러한 성격을 드러내면서 최근 광고 음악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 역할을 하고 있다.
첫 트랙부터 사람을 상당히 놀라게 하고 있다. 어? 가요네? 김추자? 왠 트로트? 고개를 갸우뚱하실 분들이 있을 것이다. '달타령', '커피 한 잔'의 주인공이라고 설명하기보다는 이해하기 쉽게 말해보자. 한 귀여운 여자가 여탕 탈의실에서 춤을 추다가 핸드백을 잃어버리는 과정에서 주인공의 이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추는 CF 혹시 기억하시는지... 바로 김추자의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란 곡으로 신중현의 작품이다. 너무 오래된 곡이지만 쉬운 멜로디가 왜 그렇게 정겹게 들리는지... 또 하나의 놀라운 곡을 들라면 이 곡을 자신 있게 말하련다. 록 그룹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Manic Street Preachers)가 부르는 Can't take my eyes off you!!! 최근 아하(A-Ha)의 리드 보컬이었던 모튼 하켓이 리메이크해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는 노래다. 모튼 하켓의 곡보다는 얌전하지만 나름대로 색다른 맛이 든다.
그밖에 케니 로긴스(Kenny Loggins)의 고운 발라드 The more we try, 윌 스미스 주연의 영화 에 수록되었던 다이애나 킹(Diana King)의 데뷔 히트곡 Shy guy, 보즈 스캑스(Boz Scaggs)의 발라드 We're all alone 등이 실려 있다. 많은 곡의 설명은 하지 않았지만 이 정도만 해도 이 앨범는 충분한 미덕을 가진 셈이다. 아쉬워서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소개한다면 전원주씨가 출연해 국내 전대미문의 CF로 평가받고 있는(?) 모 통신회사 광고 배경 음악인 재즈 기타리스트 짐 홀(Jim Hall)의 Concierto de aranjuez도 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