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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코어 911 (DR. Core 911) - 오락가락

대한민국 인디 씬의 절대 강자, 닥터코어 911

90년대 후반, 홍대 인디 씬에 소리소문없이 등장하여 불과 3년여의 기간 동안 무려 200여회의 라이브 공연 무대를 선보이며 이른바 '닥코 매니아'를 양산해냈던 대한민국 인디 씬의 강자 "닥터코어911"이 드디어 돌아왔다.

밴드 결성 3년 만에 소속된 기획사 없이자체 제작으로 만들어낸 데뷔 앨범 "비정산조"는, 별다른 홍보없이도 무려 2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며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여세를 몰아, 닥터코어911은 세계 3대 록 페스티벌 중의 하나라 불리는 "후지록 페스티벌" 에 한국 밴드로서는 최초로 초대되어 특유의 화려한 무대매너와 역동적인 라이브를 선보임으로써, 주최측으로부터 "후지록 페스티벌을 빛낸 밴드"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후, 재능이 넘치는 멤버 개개인의 개인적인 음악 활동 때문에 닥터코어911이라는 이름은 서서히 잊혀져 가는 듯했다. 멤버 각자는 일련의 밴드 활동-서태지밴드, 넥스트, 디스코트럭, 퍼필 등- 등을 통해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날 닥터코어911이라는 이름 아래 행해졌던 잊혀지지 않는 추억과 아름다운 기억들은, 이들을 다시 닥터코어911이라는 이름 아래 모이게 하고야 만다. 그리고 철저한 사전 기획과 멤버들 간의 의견 교환을 통해 닥터코어911의 컴백 앨범 "오락가락"이 탄생하게 된다.

오락가락? 오락가락!
이들의 컴백 앨범 "오락가락"은 그러나, 이들의 음악 이력을 아는 이들이라면 고개가 갸우뚱거려지는 선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록곡의 면면을 보자.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첫 곡이자 타이틀곡은 놀랍게도 "라밤바"라는, 우리 귀에는 너무나 익숙한 곡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닥터코어911 멤버들의 앨범에 대한 자신감을 짐작할 수 있다.가장 보편적이면서도 가장 귀에 익은 곡을 닥터코어911만의 사운드로 재창조해 보이겠다는 것. 바로 그런 자신감이다. 그들의 자신감만큼이나 "라밤바"는 놀라울 정도로 에너자이틱하다. 아마도 올 여름 가장 사랑 받는 여름 노래가 될 수도 있을 듯.

이어지는 곡은 더욱 놀랍다. "마음 약해서", "사랑의 트위스트" 등 이른바 트롯트 곡들의 리메이크인 것.
그러나 역시 단순한 리메이크가 아님을 쉽게 알수 있다. 엄밀히 말하면 리메이크라기보단 샘플링에 가까운 편곡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타이틀곡과 마찬가지로, 절로 어깨가 들썩여지게 하는 이른바 Summer Song들인데, 아마도 라이브 무대에서 이 곡들을 접하게 된다면 흥겨운 어깨춤은 광란의 헤드뱅잉으로 바뀌게 될 듯 하다. 이외에도 힙합 발라드 성향의 "Snow Frolic"은 영화 "러브 스토리"의 삽입곡으로서, 기존의 닥터코어 911의 팬들에게는 앨범 수록곡 중에서 가장 신선한 충격을 안겨줄 듯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번 앨범의 백미는 바로 닥터코어911의 오리지널 곡 2곡이다.
물론 "닥터문이"는 이미 영화 사운드트랙 "하면 된다"를 통해 공개된 바 있는 곡이지만, 이번 앨범을 위해 새로이 편곡되고 녹음되고 믹스됨으로써, 원곡과는 전혀 다른, 아예 새로운 창작곡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만큼 탄탄한 곡 전개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곡들을 통해 닥터코어911은, 조만간 작업에 들어갈 정규 2집 앨범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듯 하다. 탄탄한 리듬파트와 강렬한 기타 리프, 그리고 다이내믹한 보컬이 어우러진 이 곡들은, 이들이 어째서 라이브 씬의 절대적 강자로 군림했었는지를 앨범만으로도 느끼게 해준다.

그 어느 해보다도 뜨거운 이 여름, 닥터코어911의 1.5집 "오락가락"은, 오랜 시간 그들을 기다려온 팬들을 위한 멋진 선물이 될 것이다.

그리고 늘 그래왔듯, 포효하는 그들의 'BIG ENERGY'는 여전히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