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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pe - A Secret Revolution (LP Sleeve 한정반)
오스틴 파워즈도 울고 갔다! Scope – A Secret Revolution

23세 서울 목동 거주 P氏의 일화..
P는 서울 모처의 음반가게 나들이를 나갔다.
친구들과 록음악 이야기를 하다가 Kinks를 모른다고 쫑크를 먹은 뒤, 그들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기 위해 그는 록 역사를 주욱 훑어나가는 음악 여정을 시작하기로 마음 먹은 상태.
‘록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선 Searchers로부터 시작해보라’는 친구의 말에 P군은 ‘S’ 섹션을 뒤지다 작은 LP모양을 한 이상한 CD를 만나게 된다.

P: ‘아. 이게 도대체 뭐냐.’ ‘쟤들 저거 뭐하는거여?’
어차피 살 마음도 없이 무슨 음반인가 뒷면을 보니.. 갑자기 뒷골이 쑤신다.
‘2005년 발매? 뭔소리여..’ ‘재발매 음반인가?……’
‘허걱 XXX!! 아니잖아!!’

“뭐야! 도대체! 얘네!!!!”

이 때에 불현듯 타임머신을 타고 도착한 오스틴 파워즈!
오: 오! 그래! 예술의 나라 불란서에서도 괴짜 중 괴짜로 통하는, 외모와 음악 모두에서 예상 범위(Scope)를 뛰어넘어 버리는 밴드가 있단다!
그렇다. 이들의 이름은 바로 ‘Scope!’

P: 누구세요?

오: 그들은 혁명과 변혁의 격동기, 영화(cinema)가 cinemascope이던 시절, 즉 60년대의 음악을 재연해낸단다. 그룹 후(The Who)의 초창기 팝-아트 스타일의 사운드와 Garage-pop의 시초격인 트록스(The Troggs)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밝히는 그들의 음악은 요즈음의 쟝르 구분을 따르자면 개러지록(Garage Rock) 음악에 가깝지.

P: ……

오: 하지만 60~70년대의 음악을 즐겨 듣는 사람이라면 이들의 복장과 음악의 뉘앙스를 통해 60년대의 모드(Mod) 음악에 더 닿아 있다는 것을 감지하게 될거야. 그룹 후(The Who)와 스몰 페이시스(Small Faces)로 대변되는 모드 음악은 흑인 음악인 리듬 앤 블루스를 영국의 백인들이 밴드 편성으로 재연해 낸 음악을 말하는 거란다.

P: 그런데 누구시냐구요..

오: 어허.. 흥분하긴.. 자, 마저 들어봐! 스코프는 그룹 뱅!(Bang!)을 전신으로 삼아 아스트로(Astro)와 마샬(Martial), 어완(Erwan)의 3인 체제로 결성되었단다. 모드 컬쳐에 경도된 밴드답게 타겟 티셔츠를 애용하는 등 과장된 복장과 음악스타일은 어찌보면 동세대의 무난한 취향을 가진 젊은이들로부터 왕따당하기 딱 좋은 것들이기도 한 셈이지. 참, 타겟 티셔츠라는게 영국 공군인 RAF(Royal Air Force)의 마크가 그려진 티셔츠로 더 후의 드러머인 키스 문이 즐겨 입어 유명해진건 알고 있겠지, 베이베? 그르르르~

P: 아앗!! 저 과장된 영국식 억양과 저질스런 말투는!! 당신 오스틴 파워즈 맞죠?

오: Yeah, Baby. Very Good! 물론 한국 내에는 그들의 팬이 아직 단 한명도 없을거라 생각되긴 하지만, 그들은 이미 유럽에서 괴짜밴드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구! 스페인의 인터네셔날 모드 페스티발에 참여하여 공연을 하기도 했고 Euro Ye-ye, Gijon SPA 등 각종 행사에 부름을 받는 나름대로 꽤 유명세가 있단다. 이들의 음반이 대체 어떻게 한국에서 나오게 된 건지는 참 신기한 일이지만, 내 생각엔 인디씬이 탄탄하게 구축되어가고 있는 한국에서도 썩 좋은 반응을 얻지 싶은데. 이거 나까지 괜히 흥분되는군!

P: 오옷! 이거 궁금하긴 한데 음악도 괜찮으려나 걱정되네요. 사실 저도 요새 수줍은 슈게이징 모던락에 슬슬 질려가고 있었거든요. 좀 원초적인 록음악이 듣고싶었는데, 그래서 올디즈부터 주욱 훑어보기로 마음먹은거구요.

오: 자네 킹크스를 몰라서 곤욕을 치뤘다고 했지? 스코프야말로 킹크스와 같은 밴드의 재림(再臨)이라고 할 수 있어. 더 후와 스몰 페이시스, 롤링 스톤즈, 크리에이션 등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그 밴드들의 음악을 고스란히 재연하고 있는 밴드가 바로 스코프라구! 그런데 뭐? 음악이 괜찮으려나 걱정된다고? 이 음반은 내가 P군에게 선물로 주겠어. 친구들한테도 ‘Scope’를 아나 한번 물어보라구! 코를 납작하게 해줄 수 있을꺼야.

P: 고마워요! 이거 왠지 대단한 앨범일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요! 얼른 가져가서 들어봐야겠어요!

판가게 사장님: 어이 시끄럽게 하지 말고 얼른 계산들 하라구!

이후 P군은 이들 스코프의 음악에 크게 감화를 받았으며 ‘록음악 역사 탐방’의 순조로운 첫 발을 내디뎠다고 한다.
역시 ‘올디즈 벗 구디즈’라는 관용어구는 아직 유효한 것인가…


1994년 그룹 Bang! 결성
1997년 7 inch 싱글 [Astro Kid] 발매
1999년 컴필레이션 앨범 [Time to Time]에 참여.
2001년 7 inch EP [A Secret Revolution] 발매
2002년 7 inch EP [Wild Blood] 발매
2004년 멤버들의 교체와 함께 팀을 Scope!로 개명
2005년 컴필레이션 앨범 [A Tribute to the Original Pebbles]에 참여
2005년 데뷔 미니 앨범 [A Secret Revolution]을 한국을 통해 세계무대 데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