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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man - Red Gone Wild

돌아온 훵크 닥터 (Funk Doc.) 'Redman (레드맨)'
제 2의 전성기를 예고하는 새 앨범 [Red Gone Wild]

비트를 압도하는 궁극의 랩 스킬과 때론 코믹하게, 때론 진지하게 풀어내는 유연한 플로우로 메쏘드 맨과 함께 90년대 이스트코스트 힙합씬의 최강자로 군림했던 레드맨!

2001년 [Malpractice] 이후 6년만의 침묵을 깨고 야심 차게 선보이는 새 앨범[Red Gone Wild]!

명콤비 메쏘드 맨, 살아있는 힙합의 전설 비즈마키, 웨스트코스트 힙합의 대부 스눕 독, 네잇 독이 참여한 초호화 피쳐링 진, 비트 싸이언티스트 팀바랜드, 전설의 뮤지션 에릭 셔먼, 피트 락 등  최강의 프로듀서 군단을 자랑하는2007 최고의 힙합 앨범!

팀바랜드 특유의 진취적인 비트가 빛을 발하는 첫 싱글 “Put It Down”을 비롯, 클럽씬과 마니아 모두를 만족시켜줄 23곡의 박진감 넘치는 힙합넘버 수록!


“chu ri ka pi kyura mulla kara/저리가, 비켜라, 물러가라/nu gu nya nada na na nun Redman/누구냐? 나다 나, 나는 레드맨/Na bo da challan nom hana do upda.../나보다 잘난 놈 하나도 없다"

이 가사는 일명 펑크닥터(Funk Doc)라 불리는 MC, 레드맨(Redman*본명:Reggie Noble)이 1992년에 발표했던 'Blow Ya Mind(Remix)'라는 곡의 가사 중 일부다. 보기만 해도 괜히 무안해질 정도로 유치한 라임이 마치 랩에 ‘랩’자도 모르는 이가 아무렇게나 내뱉어댄 것 같다. 그러나 이 곡은 힙합의 본고장인 미국의 뮤지션이 한국어로 랩을 했다는 점과 그 주인공인 레드맨의 몸에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까지 더해져서 국내 힙합 팬들에게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킨바 있다(그의 할머니가 한국인이다). 사실, 이 곡이 발표됐을 당시의 국내는 완전히 힙합의 불모지였기 때문에 레드맨이 한국어로 랩을 했다는 사실은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야 이슈가 되었다(얼마나 신기했으면 모 방송사의 지식 버라이어티쇼에까지 소개가 되었다). 한국어로 랩을 하고, 몸에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 이 얼마나 홍보수단으로 그만인가?! 그러나 우리가 레드맨이라는 뮤지션에게 관심을 갖는 이유는 단지 이런 것 때문만이 아니다. 그가 국내 팬들에게 오래도록 사랑을 받는 이유는 다름 아닌 바로 ‘실력’ 때문이다.

뉴저지 출신의 레드맨(*어느 겨울, 밖에서 한창 눈사람을 만들다가 집안으로 들어온 그의 볼이 추위로 인해 빨갛게 상기되어 있자 그걸 본 누나가 ‘레드맨’이라고 불렀는데, 이를 게기로 지금의 랩네임이 되었다고 한다)은 앞서 언급한 화제의 곡이 수록되어 있는 앨범 [Whut? Thee Album]으로 큰 호평 속에 데뷔했다. 레게(Reggae)와 훵크(funk)의 영향이 다분히 느껴지는 흥겨운 비트 위에서 훵크 음악에 대한 사랑을 비롯한 거리와 섹스, 그리고 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때로는 진지하게 또 때로는 코믹하게 유동적인 플로우로 풀어내는 그의 랩은 많은 이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고 덕분에 그는 데뷔하자마자 이스트코스트 힙합 씬의 주목받는 아티스트로 급부상했다. 특히, 앞서 소개했던 깜짝 한국어랩은 외국의 팬들에게도 커다란 흥밋거리였다. 이후, 레드맨은 네 번째 앨범인 [Doc's Da Name 2000]까지 약 2년을 주기로 꾸준히 양질의 솔로 앨범을 발표하면서 자신의 팬 층을 두텁게 해나갔는데 여기서 레드맨은 결코 솔로활동에만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1995년에 제작됐던 힙합 다큐멘터리 ‘The Show'의 사운드트랙에서 자신과 비슷한 스타일의 랩네임을 가졌으며 저 유명한 힙합집단 우탱클랜(Wu-Tang Clan)의 핵심멤버 중 한 명인 메쏘드맨(Method Man)과 짝을 이뤄 ’How High'라는 명곡을 탄생시켰는데, 이를 인연으로 1999년에는 [Blackout]이라는 합작 앨범을 발표하면서 ‘맨 콜라보(Man Collabo)'를 선보이기도 했다. 게다가 각자 개성이 뚜렷하고 궁극의 랩스킬을 지닌 이 두 명의 괴짜 MC들은 음악뿐만 아니라 코미디 영화 ’하우하이(How High)'에서 주인공으로 호흡을 맞추는 등 스크린에서까지 뜨거운 우정을 과시했다. 또한, 오늘날 레드맨이 있기까지 음악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든든한 후원을 아끼지 않았던 전설적인 뮤지션 에릭 셔먼(Erick Sermon of EPMD)을 주축으로 에릭 셔먼이 발굴한 또 한 명의 걸출한 MC, 키스 머레이(Keith Murray)와 함께 데프스쿼드(Def Squad)라는 그룹을 결성해서 활동하는 등 그야말로 거침없는 활동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그의 이런 활발한 활동도 지난 2001년에 발표했던 [Malpractice]를 기점으로 잠시 주춤하게 된다. 주류 힙합 씬의 흐름이 달라짐에 따라 그 역시 기존의 스타일에서 약간은 벗어나고자 노력한 것이 느껴졌으나 기존의 스타일과 최신 스타일의 중간에 모호하게 걸쳐있는 감흥 없는 음악들 때문에 결국, 그동안 내놓았던 결과물 중 가장 산만하고 맛이 없는 작품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평단과 팬 모두가 외면한 이 앨범 이후, 그는 간간이 동료 뮤지션들의 앨범에 피처링하는 것 외에는 일체 공식적인 솔로 활동을 펼치지 않았는데, 자연스레 열혈 힙합 팬들은 그의 새 앨범에 대한 갈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한 번의 음악적 실패로 그를 외면하기에는 레드맨이라는 뮤지션이 가진 매력이 너무나도 컸던 것이다.

그렇다 보니 작년에 그의 새 앨범 [Red Gone Wild]가 발표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힙합 팬들의 기쁨과 기대는 상당했을 것이다. 무려 6년여 만에 발표되는 앨범인데다가 그 어느 때보다도 화려한 프로듀서 진용을 갖춘 작품이 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랩스킬이 너무 뛰어난 나머지 힙합음악을 듣는 이들 사이에서 이른바 ‘비트를 먹어버리는’ MC 중 한 명으로 일컬어지는(*비슷한 부류로는 Rakim, Rasco, Kool G Rap 등이 있다) 그의 야심작 [Red Gone Wild]는 이렇게 많은 기대 속에서 드디어 2007년 그 모습을 드러냈다.

최초 발매일에서 몇 달 미뤄진 까닭에 약간 김이 샌 감도 없지 않았지만, 막상 앨범을 받아들고 빼곡하게 적혀있는 트랙리스트를 보니 듣기도 전부터 배가 불러온다. 앨범에는 이미 알려진 바대로 명콤비 메쏘드맨을 비롯한 스눕 독(Snoop Dogg), 네잇 독(Nate Dogg), 키스머레이, 그리고 오랜만에 만나는 전설, 비즈마키(Biz Markie) 등이 각자 랩과 보컬로 서포트하고 있으며, 에릭셔먼(Erick Sermon)을 비롯한 팀바랜드(Timbaland), 스캇스토치(Scott Storch), 피트 락(Pete Rock), 락와일더(Rockwilder) 등 초호화 프로듀서 군단이 그 뒤를 받치고 있다. 원래 참여할 예정으로 알려졌던 에미넴(Eminem)이 빠진 것이 약간 아쉬울 뿐이다. 플레이 버튼을 누르자마자 앨범은 초반부터 러쉬를 시작한다. 묵직한 드럼과 마이너 풍의 신시사이저, 그리고 정박의 비트 위를 정확하게 맞춰서 달려가는 레드맨의 랩이 멋들어진 'Bak Inda Buildin'을 시작으로 천재 비트메이커 팀바랜드의 진취적인 비트가 역시 빛을 발하는 첫 싱글 ‘Put It Down'을 지나 또 한 명의 비트의 거장 피트 락이 특유의 스네어 위에 피아노와 호른 샘플을 버무려 놓은 ’Gimmie One'까지 이어지는 초반부는 그야말로 황금라인이라 할 만하다. 근래 발표된 여러 앨범 중에서 단연 손으로 꼽을만한 하이라이트 라인이라 말하고 싶다. 오늘날 입지가 많이 좁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통통’ 튀는 이스트코스트 바운스를 연출하는데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락와일더가 주조한 두 곡, ‘How U Like Dat'과 ’Merry Jane'도 앨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곡이다. 특히, ’Merry Jane'은 스눕 독과 네잇 독이 참여했기 때문인지 웨스트코스트 힙합의 향이 강하게 풍기는 것이 레드맨과 조화가 묘한 느낌을 준다.

이 외에도 그동안 함께해 온 시간만큼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는 없는’ 콤비 에릭 셔먼이 선사한 ‘Wakin In Gutta'는 비트는 물론이고 에릭과 키스 머레이, 비즈 마키가 함께 뿜어내는 랩의 카리스마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흐뭇해지는 곡이며, 전설의 소울 뮤지션 배리 화잇(Barry White)이 이끌었던 러브 언리미티드 오케스트라(Love Unlimited Orchestra)의 75년 명곡 ’Midnight Groove'를 샘플링한 ‘Wut Choo Gonna Do'는 멜로딕한 여성 보컬이 더해져서 국내 리스너들이 가장 선호하는 스타일의 트랙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번 앨범 역시 그의 이전 앨범들처럼 CD의 러닝타임을 다 채울 정도로 많은 곡이 수록되어 있다. 많은 곡을 짧게 짧게 배치한 덕에 마치 정규 앨범과 믹스테이프(Mixtape)를 동시에 듣는듯한 느낌을 선사하기도 한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딱 15곡 정도로만 추려서 깔끔하게 트랙리스트를 구성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긴 하지만, 뭐, 음악만 좋다면야 아티스트 자신이 많이 수록하겠다는데 굳이 트집을 잡을 이유는 없지 않은가. 현재 레드맨은 이번 앨범 작업이 끝나기 무섭게 다시 스튜디오로 들어가 또 다른 새 앨범을 작업 중이라고 한다. 바로 그의 앨범 중 가장 많은 팬의 사랑을 받았던 [Muddy Water]의 속편 격인 앨범 [Muddy Water 2]를 말이다. 벌써 2곡을 마친 상태인 이 앨범은 1996년 [Muddy Waters]가 발매될 당시 스타일의 음악을 재현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특히, 그의 열혈 팬들을 위해 제작될 예정인데다가 미국 내에서 5만 장만 한정 발매 된다고 하니 벌써 피 튀기는 앨범 쟁탈전이 예상된다. 게다가 오는 여름에는 메쏘드맨과 손을 잡고 영화 '하우 하이 2(How High 2)'의 제작에도 들어갈 예정이며, 예전 [Blackout]과 같은 또 하나의 합작 앨범도 구상 중이라고 한다. 정말 대단한 열정이다. 최근 그의 활동 영역과 모습을 보고 있자면, 거칠 것이 없어 보인다. 그리고 이번 앨범 [Red Gone Wild]는 이렇게 왕성한 창작욕에 불타오르는 레드맨이 제2의 전성기를 향해 내딛는 그 첫 발걸음으로써 아주 제격인 작품이다!

-유니버설 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