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더블 딥 (Double Deep) - 첫번째 아이
|
|
90년대 중.후반 부터 시작된 대한민국 힙합씬의 주자들은 언더그라운드라는 설익은 이 땅의 라이브 클럽 문화를 온 몸으로 부딪치며 땅 위로 올라오려 애쓰고 있지만 그 위는 결코 개나리꽃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봄날은 아니다.하지만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점은 대중문화의 주 소비층인 10~20대에게 힙합은 더 이상 다른 나라의 문화가 아니며 음악적인 흡수 또한 점차 두터운 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수년간 언더그라운드 활동을 해오면서 받아왔던 팬들의 많은 사랑과 격려들을 되새기면서 오래 기간 준비한 더블딥의 데뷔 앨범 『첫 번째 아이』는 힙합만이 가지고 있는 만국 공통어인 특유의 “리듬”을 매개체로 훌쩍 높아진 대한민국 힙합씬의 또 다른 우수성을 알릴 첨병의 역할을 맡겨도 더 이상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점들은 지난 4월 30일 청담동의 한 클럽에서 열린 더블딥의 앨범 발매 기념 파티(쇼 케이스)에서도 유감 없이 나타나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냈다.당초 조촐한 파티가 될 거라는 예상을 뒤엎고 행사 당일 현장에만 1,500여명의 관객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으며 드렁큰타이거, 프리스타일, MC스나이퍼, 리치 등 다수의 연예인들이 찾아와 더블딥의 앨범 발매에 대해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또 한, 운집해 있던 관객들의 열기로 인해 클럽 인근 주택가 주민들의 잇따른 민원제기로 예정보다 1시간 정도 일찍 공연을 끝내야 하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더블딥... 이름은 생소할지 모르나 멤버 구성원들에 대해서는 사실 국내 힙합음악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이라면 한번쯤은 들어 봤을 이름이기도 하다. 더블딥의 전체적인 음악을 그려나가는 선봉장 역할을 하는 DJ P-Masta는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스크래치 DJ이다. 2000년 제1회 뉴막 월드 디제이 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면서 스크래치의 제왕으로 군림한 그는 리드미컬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플레이로 수많은 찬사를 받아왔으며, DJ Q-BERT, DJ HONDA 등 해외 유명 DJ들의 내한 공연 때마다 게스트 DJing을 맡아왔고, 50여장이 넘는 힙합 음반에 세션으로 참여했다. 또 한 이 선봉장을 떠 받치며, 그림에 색깔을 입혀나가고 있는 역할은 한총련 못지않게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전국대학힙합연합과 홍대 언더그라운드를 통해 화려하게 데뷔했던 MC Young C Jay와 장지희... 그리고 MC Marsh Mallow가 좌청룡 우백호로서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기에 이들 그룹을 단순히 언더 에서 오버로 진출하는 힙합 뮤지션들 이라 보기 이전에 다수의 힙합 프로젝트 앨범 참여와 무대에서 객석을 리드하는 카리스마를 통하여 이미 수천 명의 매니아로 부터 대한민국 힙합씬의 선두주자로 칭송 받고 있는 뮤지션들 임을 항상 인식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더블딥 이들이 그려나가는 전체적인 음악스타일은 지금까지 기존의 뮤지션들이 발표했던 정통힙합 이냐 한국힙합 이냐 하는 식의 갑론을박에서 벗어나 여러 장르의 음악을 아우르는 DJ중심의 그룹답게 펑크, 재즈, 소울 뮤직 등을 넘나들며 창의적이면서도 한 쪽에 편협 되지 않는 차별성을 가진 “Lounge Hip-Hop”이란 장르를 제시 함으로서 보다 세련되고 다이나믹한 사운드를 그려 나가는데 치중을 다하고 있다. 또 한, 이들이 제시한 “Lounge Hip-Hop”이란 장르 자체가 라이브 클럽에서 자생한 음악을 모태로 표현하고 있는 만큼, 지난 수년간 같은 무대에서 활동을 하던 언더그라운드 힙합 뮤지션들이 단순한 피처링의 개념에서 벗어나 직접 가사와 플로우를 짜는 방식으로 참여하여 수록한 곡들도 포함하고 있기에, 더블딥 음악 이외에도 현재 대한민국 언더 힙합씬의 다양한 음악적 성향을 대변하고 있는 여타의 음악들 또한 함께 만나 볼 수 있다.
이렇듯 다양한 음악적 성향을 통해 구성된 이들의 음악은 무엇보다도 이번 앨범의 강점이 되어 힙합 음악 특성상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곡 흐름의 구성을 훌륭하게 커버하고 있으며, 정통과 탈피의 교차점에 있는 더블딥의 1집 앨범 『첫 번째 아이』는 댄서너블 힙합과 언제나 욕이 난무하는 랩 음악에 길들여진 대중들을 대상으로 따라 하기 힙합과 쇼를 위한 힙합이 아닌 신Hip-Hop의 전령사가 되어 대한민국 힙합 씬의 Blue Print와 함께 그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해주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