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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 & Jason - Goodbye
우리가 익히 알고있던 인디 마스터피스부터 그 동안 놓치고 있었던 인디 걸작선들을 재발굴 하는 취지로 시작된 프로젝트가 바로 [THE GREATEST ALBUM OF ALL TIME] 시리즈이다. 영/미 인디씬을 포함한 메인스트림 팝/락 씬의 과거를 추적하면서 현재 활동하고 있는 아티스트들과 음악씬에 미친 영향력을 되짚어 보는 중요한 자료의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앞으로 월드-와이드 인디 뮤직이 나아가야 할 길을 예측해 볼 수 있는 척도의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본 시리즈는 우리가 아직까지도 부르고 있는 노래들, 잠시 잊고 있었지만 절대로 잊어서는 안될 노래들, 그리고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아쉽게 사라진 비운의 노래들을 만나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THE GREATEST ALBUM OF ALL TIME SERIES Vol. 1]
마치 로맨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게끔 하는 연인들을 위한 사운드트랙. 모던포크 듀오 벤 앤 제이슨(Ben & Jason)의 마지막 모던포크 마스터피스. [GOODBYE]
"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멜랑꼴리한 무드를 가지고 있는 모던 포크들이 즐비했다. 훨씬 앞서서 보면 닉 드레이크(Nick Drake), 팀 버클리(Tim Berkley)라던가 토드 룬드그렌(Toad Rundgren)등의 튼실한 뿌리들이 있겠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아무래도 일단은 라디오헤드(Radiohead)의 역할을 무시할 수가 없을 것 같다. 물론 라디오헤드가 단순히 모던록을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들이 밀었던 일련의 발라드 트랙들(특히 Fake Plastic Tree)은 이후 영/미 씬에 막대한 영향을 주었다. 라디오헤드 이후 트래비스(Travis), 콜드 플레이(Coldplay) 등의 수많은 스타들이 배출되었는데, 그것은 비단 메이저 레이블의 일 뿐만은 아니었다. 독일의 맥시밀리언 해커(Maximillian Hecker)라던가 인디씬에서 꾸준한 활동을 보였던 故엘리엇 스미스(Elliott Smith)등의 뮤지션들은 한국에서 각별한 사랑을 받으면서 서정적인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지금 이야기할 듀오인 벤 앤 제이슨(Ben & Jason) 역시 이러한 무브먼트에 어느 정도 일조한 감성적인 모던포크 듀오로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Ben & Jason
기타를 맡은 벤 파커(Ben Parker), 건반과 탬버린을 맡은 제이슨 헤이즐리(Jason Hazeley) 로 이루어진 듀오 벤 앤 제이슨의 파트너쉽은 98년부터 시작됐다. 99년에 발매된 데뷔 앨범 [Hello]를 고!비트(GO Beat : 포티스헤드가 소속되어있는 영국 레이블로 유니버설 산하의 메이저 레이블)에서 발매하고 이후 발매된 [Emoticons]에서 엄청난 성공을 이루어 낸다. 발매했고, 스웨이드(Suede)의 기타리스트 였던 버나드 버틀러(Bernard Butler)의 투어 오프닝을 하면서 인지도를 얻어갔는데 이들은 라디오헤드의 [OK Computer] 앨범과 닉 드레이크의 서정적인 포크가 결합되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리스너들과 평단에서 호평을 이끌어 냈다. 어느 부분에서는 제프 버클리(Jeff Buckley)를 연상케 하기도 하며 엘리엇 스미스의 초기 모습과 맥시밀리언 해커의 감성적인 보컬을 떠올리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GOODBYE]
이들은 마지막 음반인 본 작을 디바인 코미디(Divine Comedy)로 유명한 인디 레이블 세탄타(Setanta)에서 발매하게 된다. 각자의 활동과 서로 약간은 다른 음악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 해체이유로 알려져 있는데, 첫 앨범의 제목인 [Hello]와 미묘한 대칭일 이루는 앨범 타이틀이라 할만하다.

분명 유행하는 류의 음악은 아니지만 아슬아슬한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본 작은 훌륭하고 정을 붙이기 쉬운 음반이다. 약간의 건반파트를 필두로 오래된 방식의 어쿠스틱 악기들을 주로 이용하였지만 반대로 무척 세련된 멜로디와 사운드를 들려준다. 때로는 부드럽고 때로는 파워풀한 아름다운 멜로디를 들려주는데 그 멜로디들은 당신의 머리속을 계속 맴돌 것이다.

거부할 수 없는, 매력적인 감성으로 넘쳐 나는 본 작 [Goodbye]는 애처로운 첼로와 세심한 피아노, 정감있는 어쿠스틱 기타, 그리고 약간의 일렉트로닉한 효과음들이 만들어내는 화음들이 우아하고 단정한 매력을 뿜어내고 있다. 이 아름다운 연주를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얹어진 벤 파커의 팔세토 창법과 제이슨 헤이즐리의 깊은 보이스는 음악 애호가들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그들은 부드러운 톤으로 때로는 바보같은 가사를, 때로는 심약한 가사를 나지막하게 부른다. 앨범은 결점없는 달콤 씁쓸한 노래들로 가득하다.

이번에 발매되는 한국반에는 보너스트랙이 수록될 예정인데, [Emoticons]앨범에서 가장 사랑을 받았던 싱글 [Air Guitar]의 어쿠스틱 버전과 [Another Giant Step]이라는 아름다운 곡들이 덤으로 실릴 예정이다. 개인적으로는 아직도 [Air Guitar]를 들을 때마다 설레인다.
그들은 결국 각자의 길을 가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들이 같이 음악을 만들지 않게 된 것은 비극적인 일이라는 팬들의 뜻을 묵살한 채 말이다. 벤 파커는 솔로 활동과 마치 수퍼맨의 악당의 이름과 흡사한 럭스 루터(Lux Luther)라는 새로운 밴드를 하고 있으며 제이슨은 TV 방송국에서 코미디작가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앨범의 제목처럼 이것은 서로에 대한 진심어린 작별인사가 되어버린 셈이다.

이유를 막론하고 [Goodbye]는 사랑스러운 앨범이다. 조용하고 편안하며 무엇보다도 친절하다는 느낌을 리스너들에게 전달한다. 모던포크와 앞에 나열했던 밴드들의 팬이 이 앨범을 놓치게 된다면 그것은 비극이다.

[글 : 파스텔 문예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