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리아 멀홀(Gloria Mulhall) 바이올린
리즈 매든(Liz Madden) 보컬
그룹명이자 앨범 타이틀인 'rua'는 원래 아일랜드어로 '붉은 머리카락(red hair)'을 의미한다고 하는데 아일랜드 전설에서는 '힘과 열정, 그리고 끈기'를 상징하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바로 이 '루아'를 이루고 있는 글로리아 멀홀과 리즈 매든의 관계는 독특하게도 원래 사제지간으로 맺어진 인연이라고 한다. 리즈가 글로리아에게서 피아노 교습을 받았는데 두 사람이 서로 대화를 나누는 동안 두 사람 모두 특정 장르의 울타리에 안주하는 것보다는 좀 더 자유로운 음악을 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결국 이런 음악적 이상을 실현시키기 위해 팀을 이루는데 의견을 일치시켰다고...
이제 밴드로서 데뷔 앨범을 낸 상태이긴 하지만 멤버중 글로리아 멀홀은 켈틱 음악쪽에서는 연주자로 다름 아티스트의 앨범에 참여하며 비교적 이름이 알려져 있던 인물이다. 로마 다우니와 필 쿨터가 함께 했던 앨범 Healing Angel(1999)에도 바이올린 연주자로 참여했던 적이 있고 그 밖에도 코어스나 필 쿨터, 돈 베이커(Don Baker), 트로그스(The Troggs) 등의 공연에도 참여한 적이 있다.
사운드 면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역시 리즈 매든의 청아한 소프라노와 이를 받쳐주는 고급스러운 현악 연주다. 게다가 많은 곡들에서 리즈 매든의 보컬은 그 자체로 하나의 악기로 기능하며 뉴 에이지적인 뉘앙스마저 주고 있다. '사라 브라이트먼과 모야 브레넌을 합해놓은 듯한 음색'이라는 외지의 표현 역시 틀리지 않은 듯 하다.
이들은 앨범을 통해 'Garden Of Graves'라든지 아일랜드 전통 민요를 새롭게 해석한 'Fear An Bhata', 클래식적 영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That Kiss'나 'Awen', 'Toss', 민요풍의 재미있는 멜로디가 인상적인 'Dum Dumda Diddle', 내레이션이 도입부에 들어있는 연주곡 'Mist Of The Mountain', 애상적인 바이올린 선율이 특징적인 'William's Lament' 등 다채로운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앨범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으로 다가설 수 있는 곡은 역시 네번째에 실린 'Atlantic Storm'. 도입부의 피아노 멜로디부터가 가을을 떠올리게 하는 이 곡은 우리 취향에도 잘 맞는 팝적인 멜로디 라인을 지닌 곡. 리즈 매든의 호수처럼 맑은 보컬과 중반부에 어우러지는 현악 연주가 기승전결 구조를 이루고 있다.
팝 음악의 페허 같은 지금상황에 루아의 음악이 한 줄기 빛과도 같은 카타르시스를 느낄수 있는 오아시스의 역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자료제공: 스카이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