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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street Boys - Never Gone (CD+D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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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성장 그리고 변신… From Backstreet Boys To Backstreet Men
비장의 신곡 'Drowning'을 더해 모두 16트랙이 들어찬 베스트 앨범 『Greatest Hits: Chapter 1』이 출시된 지 벌써 3년 반 이상이 지났다. 2장의 다이아몬드 앨범 『Backstreet Boys』(1997년), 『Millenium』(1999년) 이후 발표한 정규 3집 『Black & Blue』(2001년)이 1천만장에서 고작 2백만장 못 미치는 판매고를 기록했음에도, 이들의 시대가 갔다는 말이 한창 나돌기도 했던 시기도 있었다. 각종 음해성 루머들과 팀 해체설과 그리고 멤버들의 잇단 부상과 AJ의 개인적인 슬럼프 등도 끊임없이 호사가들의 입과 귀를 즐겁게 해주었지만, 이들은 잠잠했다.
마침 2002년 가을에 출시된 닉 카터의 솔로 프로젝트 앨범 『Now Or Never』도 골드 앨범(50만장) 인증에 그치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이후 멤버들이 재 결합 및 음반 작업 의사에 소속사 “자이브”가 비협조적이라는 낭설이 도는 한편, 닉 카터와 패리스 힐튼과의 열애설도 타블로이드 1면을 장식했다. 그런 이들이 다시 뭉쳐 스튜디오로 향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한 시점은 2004년 벽두부터였디. 하지만 소문이 소문에 그친 경우가 워낙 허다하니, 덥석 믿었다가 다시 한 번 좌절하기는 싫은 것이 팬들의 심리가 아닐까. 하지만 이제는 안심해도 좋다. 2005년 봄, 뒷골목 소년들이 드디어 당당한 뒷골목 청년들이 되어 돌아오기 때문이다.
“평소 우리들의 음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던 내 친구 녀석들에게 우리들이 막 녹음을 마친 신곡들을 사전에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고 들려줬다. 그 녀석들은 평소 블링크 182 같은 록 밴드의 음악을 즐겨 듣는다. 그런데 다들 무척 좋아하며 누구 노래냐 묻는 게 아닌가? 이제 됐구나 싶었다.” 새 앨범 발매를 앞두고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하위 디가 밝힌 내용이다. "1년 이상을 음악 작업에만 매달렸다. 처음에는 방향을 잡지 못해 고민이 많았는데, 작년 여름부터는 차츰 무언가 윤곽이 잡혀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전보다 팝과 록 음악의 성향이 강화된 사운드를 추구하는 새로운 백스트리트 보이스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이다.
매치박스 트웬티, 구구 돌스 그리고 트레인과 같은 미국 출신 록 밴드의 음악들이 그들의 스승이자 교과서가 되었다. 여기저기 부탁하고 또 의뢰해 받은 150개 가량의 곡들을 일일이 듣고 녹음해보며 옥석을 가렸다. 무엇보다도 자신들에게 가장 잘 맞는 곡들을 골라야 했기에 호락호락 넘어갈 수는 없었다. 이번 컴백 앨범의 성패가 그들이 ‘한때’의 스타로 남느냐 영원한 ‘뮤지션’으로 기억되느냐를 판가름 할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올해 2월에 접어 들었을 무렵 이들은 마침내 43 트랙의 최종 후보작들을 골라낼 수 있었다.
존 온드라식이 홀로 이끄는 모던 록 밴드 파이브 포 파이팅이 선사한 ‘Weird World’의 경우에는 "Sent a message to a GI today/ Thank you, man, for sending us another dawn"과 같이 종전의 그들에게서는 만나볼 수 없었던 진중하고도 깊어진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멤버 가운데 유부남이 둘이나 되는데, 이제 더 이상 “오늘 밤 어때?” 같은 가사의 댄스 곡만 부를 수는 없지 않겠나. 새비지 가든 출신의 싱어 송라이터 대런 헤이즈가 집필한 미드 템포 곡 ‘Lift Me Up’도 사뭇 기대가 된다. 그런데 왜 록 음악이냐고? 이에 대한 AJ 맥린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우리를 스타덤에 올렸던 틴 팝 전문 작곡가 멕스 마틴이 되려 적극 권유했다. 보다 강렬한 임팩트를 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당위성으로 우리를 납득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3년 간 이들 백스트리트보이스에게 충성을 다한 팬들조차 놀러 자빠질 것 같은 곡들은 이게 전부가 아니다. 록 음악 뿐 아니라 진한 터치의 R&B과 가스펠에도 도전했기 때문이다. 43곡 가운데서 1/3만 추리고 나머지는 사장시켜야 하는 상황이라, 얼마나 살아남을 지는 모르지만, 아 카펠라 그룹 테이크 식스가 제작한 ‘Moving On’. 보이즈 투 멘과 듀엣 한 ’Jealous’ 그리고 언더도그스가 프로듀스 한 알 켈리 스타일 곡 ‘Not No More’ 등이 막판 간택을 기다리고 있다. 그밖에 마이클 잭슨 풍의 업 비트 댄스 넘버 ‘Beautiful Woman’, 아프리카 민속 음악의 느낌이 강한 ‘Rushing Through Me’ 그리고 당초 첫 싱글로 커트 되리라 소문이 돌았던 업 비트 록 & 팝 트랙 ‘I Still’ 등에도 기대가 크다.
지난 2월 말에 인터넷으로 유출되어 심지어 방송용으로는 그다지 적합하지 않은 저음질의 파일임에도 미국 내 라디오 방송국에서 열띤 반응을 자아내며 전파를 타고 있는 파워 발라드 ‘Incomplete’가 결국 컴백 싱글로 결정되었다. 4월 23일 자 <빌보드> 팝 싱글 차트에서 55위로 핫 샷 데뷔하더니, 다음주인 30일 자에서는 28위로 수직 상승하는 기록을 낳았다. 올 2월 12일부터 변경된 싱글 차트 합산 방식은, 아직 디지털 싱글조차 발매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다소 불리할 수 있음에도 말이다. (종전에 에어 75% + 싱글 25% 였던 것에서, 이제는 에어 67% + 디지털 & 싱글 33%로 순수 에어플레이의 비중이 줄었다.)
지난 3월 18일부터니까. 정식으로 라디오 방송국에 프로모 싱글을 뿌리기 시작한 지 채 한 달이나 될까 한 짧은 시일 내에 이렇게 전국적인 반응이 일다니, 과연 그들의 복귀를 기다린 이들은 한 둘이 아니었음을 짐작케 된다. 이에 대해 닉 카터는 "어떤 곡을 첫 싱글로 내든, 여러분들은 분명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바 있다. 케빈 리처드슨 역시 “우리의 이번 앨범은 R&B와 록 이 두 가지 극단적인 장르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 어느쪽이든 첫 싱글은 우리 멤버들이 제일 사랑하는 곡으로 정해질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즉 멤버들이 올-인 한 곡이 바로 ‘Incomplete’라는 이야기가 된다.
‘Incomplete’의 뮤직비디오는 한국계 디렉터 조셉 칸이 전두 지휘에 나서 이들의 컴백에 힘을 실어 주었다.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촬영된 이번 작품은 자연을 배경으로 이들의 강렬하고 남성적인 이미지를 드러내는데 주력했다고 한다. 더욱이 이미 유부남이자 아이 아빠가 된 브라이언 리트렐도 무척 에너지 넘치고 강한 이미지를 선사했다고 한다. 브라이언이 “배터리가 100% 재 충전되었다. 마음껏 들기며 활동할 준비가 다 되었다.”라고 말한 것은 절대 허풍이 아니었다. 곡 자체는 AJ와 닉 카터가 리드 보컬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식으로 전개되지만, 브라이언도 자기 몫을 충분히 해 내고 있다. 하위와 케빈도 든든한 백업 보컬을 들려줬다.
지난 3월 18일에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지진 해일 피해자 원조 기금 마련을 위한 자선 공연 『Force Of Nature』에 로린 힐, 블랙 아이드 피스 등과 함께 출연해 멋진 무대를 선보이기도 햇던 이들이, 현재는 미국 전역을 도는 클럽 투어를 성황리에 진행중이다. 전같이 의 간판급 프로그램 같은 것에만 출연하는 홍보 방식은 이제 사양하기로 한 것이다. 바로 코 앞에서 팬들과 함께 호흡하며 라이브로 노래하고 함께 즐기는 새로운 인생이 지닌 매력을 새롭게 발견했기 때문이다. 1996년 10월 이후 한번도 들르지 않았으니, 이들이 한국을 찾은 지도 벌써 10년이 지났다. 6월 중에 발매될 신보의 홍보를 겸해 다시 한 번 내한해, ‘소년’ 아닌 ‘어른’으로 성장한 모습을 드러내길 소망한다. 특히 아이돌 스타의 장수에 회의적인 이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