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청량한 음색과 소박한 연주가 잘 버무려진 비누도둑의 음악세계에 귀기울여보자. 어쿠스틱 고양이는 소박하고 앙증맞은 소품형식 노래로 구성되었다. 보컬을 중심으로 통기타를 포함한 각 악기가 가볍게 터치되듯 뒷받침되고 가사 역시 일상의 소소함을 품고 있다. 이들은 1999년 데모앨범 '비누도둑'을 발매했으며 <빵 컴필레이션 1>에 참가하기도 했다. 비누도둑의 음악은 청자에게 버거운 요구를 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일상을 그대로 전달하고, 같이 즐거워하기를 바란다. 아마 이들에겐 모든 일상의 순간이 영감이 되고 가사가 되는 것 같다. 그러나 모든 일상이 예쁘고 좋지만은 않듯, 비누도둑의 노랫말은 사색적이며 우리도 모르게 청자의 허를 찌르며, 은근히 도발시킨다. 전작이 펑크적인 사운드에 가까웠다고 한다면 어쿠스틱 고양이는 좀 더 팝 적이며 포크에 가깝고 세련됐다. 이번 앨범을 들으며 친근한 타인과 일상을 교류하듯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